2018. 12. 24. 09:00ㆍ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상트페테르부르크
구름 한 점 없는 아주 청명한 날입니다.
여름 궁전을 구경하는데 웬 바다냐고요?
페테르고프는 핀란드만에 세워진 표트르 대제의 여름 궁전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방파제처럼 길게 나온 곳은 선착장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오가는 배를 타고 내리는 곳이죠.
그는 이곳에 궁전을 세운 이유가 바다를 통해 유럽에 진출하고자 하는 야망이 있었기 때문이라네요.
이제 해변에 세운 궁전 하나를 구경합니다.
나의 기쁨이라는 의미의 몽플레지르 궁전(Monplezir/Монплезир)
은 프랑스어로 몽펠리에라는 말이라네요.
여름 궁전 안에 있는 작은 건물인 셈이죠.
이 궁전은 해변에 있어 위치 또한 무척 좋은 곳입니다.
대분수가 페테르고프 궁전의 영혼이라면 이곳 몽플레지르 궁전은 심장이라고 부른답니다.
대분수 위에 있는 여름 궁전의 본관과 비교해 무척 작고 볼품은 없지만, 이곳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는 것은
분명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표트르 대제가 직접 이곳에 위치까지 정하고 궁전을 지으라 해서 지었다고 하네요.
원래 이곳은 해변이었으나 직접 바닥을 돌로 메우는 등 지하실부터 짓기 시작했다네요.
건물의 위치는 물론, 내부 장식에 이르기까지 세밀한 것까지도 차르가 일일이 요구했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이 궁전에 정성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1714년에 시작해 1723년에서야 완공했다네요.
살아생전 가장 좋아했던 장소 중 한 곳이라 합니다.
가족의 휴식은 물론, 외국사절을 위한 리셉션도 이곳에서 많이 열었다고 합니다.
외국 사절의 경우 이곳에 초대를 받는 일은 러시아에서 최고의 예우를 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지요?
그가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이곳에서 바다를 보며 막강한 함대를 거느리고
어떻게 운영할까를 고민했기 때문이라 합니다.
그가 러시아를 어떻게 통치할까를 고민할 때면 이곳을 찾아 심사숙고에 들어갔다네요.
그래서 러시아의 정신적인 지주니 심장이니 하는 말이 생겼을 겁니다.
이렇게 좋아했던 이곳도 1724년 10월에 방문했던 것이 마지막이라고 하네요.
그 후 다른 모든 차르도 그의 뜻을 이어받아 이곳을 찾는 것을 군주의 덕목 중 하나로 생각했으며
러시아의 많은 건물 중 가장 존중해야 하는 건물로 생각했다고 하네요.
규모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이 궁전은 네덜란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여 네덜란드의 집이라고도 불렸다지요?
이 궁전은 특이하게도 중국풍의 영향도 많이 받은 곳이라고 하네요.
오른쪽 동쪽 건물은 목욕 시설을 만든(The Bath Block/Банный корпус) 곳으로 목욕탕 바닥에서도
분수가 솟구치도록 설계해 특별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네요.
왼쪽인 서쪽의 건물은 예카테리나 건물군(Yekaterininskiy Korpus/Екатерининский корпус)이라 하네요.
건물 북쪽 해안가로는 멋진 테라스를 만들어 한층 더 아름답게 장식했습니다.
전쟁 중에도 이곳은 많이 파괴되지 않아 200여 년 전인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이라네요.
전체적인 모습은 ㄷ자 형태로 북쪽 바다를 등진 남향으로 지어 동쪽과 서쪽에 날개를 단 모습입니다.
그외 목욕시설, 마구간 등 부속 건물로 만들어졌다네요.
이곳이라고 분수가 왜 없겠어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벤치 크래커 분수(Fountains, benches crackers/Фонтаны-шутихи «Скамейки»)입니다.
벤치에 앉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면 분수가 양쪽에서 솟아올라 깜짝 놀라게 하는 분수입니다.
정말 분수로 만들 수 있는 시설은 모두 갖춘 분수의 종결자로 보입니다.
그러나 정원 한가운데는 어떤 의미도 찾기 어려운 분수가 하나 보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아주 평범한 분수입니다.
왜 만들었는지?
만들다 말았는지 알 수 없는 분수가 이곳에 있습니다.
모든 분수가 의미가 있고 재미있거나 아름답게 만들었는데 왜 이곳에 있는 분수만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그래서 더 우리 눈길을 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름 궁전 중 아랫 정원에서도 아주 작은 궁전이 있고 그 작은 궁전 안에 더 작은 정원이지만.
이곳에도 분수가 있고 조각상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 조각상도 그냥 올려둔 것이 아니라 그 좌대에는 물이 흐르도록 분수를 만들었습니다.
여름 궁전에는 모두 자신의 모습을 뽐내는 조각상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더라고요.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넵튠의 청동상(Bronze statue/Бронзовая статуя)입니다.
삼지창만 들고 있으면 넵튠인가요?
여기서 그 흔한 금칠조차 하지 못하고 이곳에 서서 우두커니 바다만 바라 봅니다.
누가 만든 것인지 알지도 못하고 솜씨 또한 습작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우리 같은 초보의 눈으로 보아도 작품성은 떨어진다고 생각이 드네요.
이는 넵튠을 두 번 죽이는 일이잖아요.
이 궁전의 항공 사진이 있어 이해를 돕기 위해 여기에 올립니다.
구글에서 빌려온 사진입니다.
이 궁전 만으로도 먾은 여행자를 유혹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거의 찾지않은 그런 천덕꾸러기 같은 존재였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도 우두커니 삼지창을 들고 멍하니 바다만 바라보니...
이렇게 처량해 보일수가 없습니다.
다른 조각상은 모두 금으로 칠을 해 번쩍거리는데...
넵튠은 밤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넵튠은 마음의 고향인 바다만 멍하니 바라보고...
'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 > 상트페테르부르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자의 분수(Lion cascade/Львиный каскад), 표트르 여름 궁전 (0) | 2018.12.26 |
---|---|
예르미타시 파빌리온(Pavilion "Hermitage"/Павильон «Эрмитаж») (0) | 2018.12.25 |
피터호프, 태양의 분수와 피라미드 분수 (0) | 2018.12.21 |
체스 언덕의 분수부터 표트르 대제의 동상까지 (0) | 2018.12.20 |
아담의 분수와 트리톤 분수(페테르고프) (0) | 2018.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