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 국립 오페라 하우스와 화약탑

2018. 7. 6.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라트비아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라이마 광장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골목이 끝나는 곳에

위압적인 모습으로 탑이 하나 위풍당당하게 우뚝 서 있습니다.

이런 모습의 건축물은 이번 여행에서 자주 보았던 고깔 모양의 탑이네요.

 

화약탑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기 전 라이마 광장 반대편에는 분수가 있는 건물 하나가 보입니다.

라트비아 국립 오페라 극장입니다.

석조건물이 아주 멋집니다.

 

그 앞에 보이는 님프의 분수도 보기 좋고요.

주변에 벤치도 많아 잠시 쉬었다 가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누구는 리가의 오페라 하우스를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라고도 한다네요.

인공 운하 옆에 세운 오페라 하우스라 한층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수용인원이 천여 명에 이르고 내부는 백악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화려하게 꾸몄답니다.

 

오페라 하우스 앞에 노부부가 개 한 마리를 거느린 청동상이 서 있습니다.

제정 러시아 시대에 태어나 살았던 리가의 4대 시장을 역임한 George and Cecile Armitstead

부부로 리가 시민뿐 아니라 라트비아 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인물이라 합니다.

2006년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이곳을 방문해 직접 이 동상의 제막식에서

가림막을 걷었다 하네요.

 

반대편 골목 안에 있는 이 탑을 화약탑(Pulvertornis : Powder Tower)이라고 부른다네요.

원래 이 탑은 화약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용도는 화약을 보관하기도 했고 외부를 감시하기 위한 감시탑의 용도로도 사용했을 겁니다.

 

당시에 리가에는 모두 18개의 탑을 건설했다는데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여기 보이는 곳 하나만 남았다네요.

그러나 이마저도 스웨덴이 리가를 침공한 1621년에 파괴해 버렸다고 하네요.

 

그 후 1650년에 다시 두께 2.5m로 복원했다고 합니다.

그나마 이렇게 복원이라도 했으니 지금 우리가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지금은 라트비아 전쟁박물관(Latvijos karo muzijeus)의 일부로 사용 중이라 합니다.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보면 위의 사진처럼 성벽으로 보이는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요새라는 의미인 바스티온(Bastion)이라고 하네요.

군사적 요충지에 만든 일종의 성벽으로 이곳이 외부와 가장 접촉이 많았을 곳이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지도를 통해 보면 리가의 구시가지는 그 자체를 외부의 적으로부터 방어가 용이하도록

천연의 요새로 만들었고 강폭이 아주 넓은 다우가바 강이 흐르는 강변에 도시를 건설했습니다.

물론, 발트해에서 내해인 리가만으로 들어와 강을 따라 조금만 올라온 곳에

리가라는 도시를 건설했네요.

 

이 강물을 끌어들여 구시가지 반대편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만들어 일종의 해자가 되도록

인공수로를 만들어 지금은 City Canal이라고 부르는데 이 인공 운하를 따라 뱃놀이를

즐기는 곳이 되어버렸고 시내 가운데 이런 수로가 있고 그 주변에 무성한 숲을 이루니

리가를 리가답게 아름답게 가꾸는 역할을 하네요.

 

운하를 팔 때 나온 흙으로 언덕을 만들어 그 위에 요새를 건설해 해발고도가

1~10m 불과한 리가에 유일한 언덕이 되었네요.

그때는 외적으로부터 구도심을 방어하는 용도였는데 지금은 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버니

예나 지금이나 리가라는 도시를 풍요롭게 하는 역할을 하나 봅니다.

 

탑이 보이는 곳에 서서 보면 이런 모습의 벽이 있는 건물을 만납니다.

아마도 라트비아 도시를 상징하는 문장이 아닐까요?

아니면 상인조합인 길드의 문장일까요.

 

오른쪽으로 보이는 노란색 건물인 야곱의 병영(Jacob's Barracks)

리가에서 가장 긴 건축물이라 합니다.

예전에는 스웨덴 병사가 머물던 곳으로 알려진 곳이죠.

야곱의 병영(Jacob's Barracks)은 16세기경 만든 건물로 마치 창고와 같은 모습이네요.

 

야곱의 병영 건너편 화약탑과 연결된 벽은 옛 성벽이라 합니다.

이 성벽은 13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1920년에 복원한 것이라 하네요.

성벽이라고는 하지만, 그리 눈길을 끄는 모습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성벽과는 다른 모습이네요.

 

오늘 돌아본 곳입니다.

이제 겨우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서는 입구를 지났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리가 4대 시장인 George Armitstead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재임 시 현재 리가 구시가지에

볼 수 있는 건물 대부분을 지었고 13개의 학교, 3개의 병원 그리고 국립박물관이나

동물원을 건설해 그때까지 유럽 변방의 작고 볼품없는 도시에 불과했던 리가를

유럽의 명문 도시로 당당하게 탈바꿈시킨 사람이라 합니다.

당시 라트비아를 지배했던 러시아 황제였던 니콜라스 2세는 그의 탁월한 업적을 칭송해

제정 러시아의 영주 작위를 수여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시장직을 맡아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지만, 거절했던 인물이라 합니다.

우리나라 정치인은 거짓말을 해서라도 과거를 감추고 시장 자리를 달라고 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