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심장을 품은 성 십자가 성당(Kościół Świętego Krzyża)

2018. 2. 20. 09:00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폴란드

튤립이 곱게 핀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바로 바르샤바 대학 구내입니다.

쇼팽 박물관 건물을 구경하고 길을 잘못 들어 들어간 곳이 바로 대학 캠퍼스입니다.

 

대학 제일 안쪽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카지미에슈 궁전(Pałac Kazimierzowski)입니다.
예전에는 바르샤바 리체움이라는 중고등학교와 음악학교로도 사용되었던 곳이라 합니다.

 

1823년 쇼팽도 이곳에서 공부했다고 하니...

별관에서는 쇼팽 일가가 살았던 적도 있었다네요.

위의 건물은 대학 본관 건물로 보입니다.

 

대학교 후문으로 들어가 정문으로 나왔습니다.

걷다 보니 그랬네요.

쇼팽 박물관 앞에서 건너편을 보면 바르샤바 대학이라는 글자가 보이기에 들어갔지요.

 

정문을 나오면 큰길이 있는데 왼쪽이 신세계 대로이고 오른쪽은

크라쿠프 교외 길이라는 곳입니다.

다른 두 개의 길이 아니고 이어진 길로 오른쪽으로 가면 왕의 길이라고도 불렀던 역사지구인

구시가지로 가는 길로 어쩌면 바르샤바를 대표하는 길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바르샤바 대학 정문입니다.

캠퍼스는 아무나 들어가 구경할 수 있더라고요.

전통이 있는 캠퍼스지만, 우리나라 대학처럼 거창하지는 않습니다.

 

대학 정문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성 십자가 성당(Kościół Świętego Krzyża/Church of the Holy Cross)이라고

보이네요.

크라쿠프 교외 거리가 끝나고 신세계 거리로 바뀌는 지점에 있는 성당입니다.

입장료도 없이 아무나 드나들 수 있습니다.

 

성당 앞의 모습입니다.

성 십자가 성당이라는 이름은 아마도 성당 입구에 만든

예수가 짊어진 십자가 때문은 아닐는지요.

그리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 18세기 성당 가까이 있는 묘지 근처의 농장 이름이

성 십자가였다고 하네요.

이 성당은 쇼팽의 심장이 묻힌 성당이라 유명세를 치른다지요?

우리가 이 성당을 찾은 이유는 음악에 대한 상식이 있다거나 쇼팽을 좋아해서도 아닙니다.

 

다만 쇼팽의 심장을 묻었다는 그런 이야기가 전해오기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듯이 주제단을 바라보고 왼쪽 기둥을 보시면

기둥 가운데 쇼팽의 흉상이 보입니다.

더 가까이 불러봅니다.

 

쇼팽의 얼굴이 맞습니다.

그는 이곳 바르샤바 근처에서 태어났지만, 고향 땅에 돌아오지 못하고

파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합니다.

쇼팽은 폴란드를 떠났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폴란드 혁명과 러시아군의 진압 때문이라 합니다.

 

그는 고국을 사랑한 나머지 죽을 때 자신의 심장만큼은

고국의 땅에 묻어달라고 유언을 남겼다지요?

결국, 그의 누이가 쇼팽의 사후 심장만 가져와 이곳 성당에 안치했다 합니다.

지금은 그의 심장이 있는 성당 안의 기둥에 쇼팽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답니다.

 

성당으로 들어서면서 중앙 왼편에 보이는 기둥 아래입니다.

나치 독일은 당시 바르샤바 시민군과 시가전을 벌였을 때 이 성당 건물도

폭약을 사용해 폭파했다고 하네요.

그러나 2/3는 건물이 남아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지요?

 

이때 성당을 폭파하며 나치는 이곳 기둥 아래 안치했던 쇼팽의 심장을 꺼내 갔다 합니다.

전쟁도 끝나고 성당 복원 재건축도 끝났던 1945년 10월 17일 쇼팽의 기일에 맞춰

심장을 되돌려 놓았다 하지요.

지금은 이곳 성당 기둥 아래서 쇼팽의 심장은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중입니다.

그러니 사진을 찍을 때는 조용히 찍어야 하지 플래시까지 터뜨리며 웅성거리며 찍다 보면

쇼팽이 피곤해하지 싶네요.

 

이 성당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다녀가신 모양입니다.
그런 흔적을 성당 안팎에 만든 조형물로 짐작할 수 있겠네요.

이 성당의 일요 미사는 특이하게도 라디오 방송으로도 30년도 넘게 매주 중계방송한다고 합니다.

 

쇼팽의 조국 사랑은 끔찍하네요.

그러나 지금은 폴란드 국민이 그가 조국을 사랑한 만큼 쇼팽 사랑을 끔찍이도 하기에...

 

폴란드에서는 쇼팽의 흔적을 찾아 몇 곳 다녀올 곳이 있다네요.

우선 바르샤바로 들어오는 관문인 공항 이름이 쇼팽 공항이랍니다.

와지엔키 공원(Łazienki Królewskie)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쇼팽의 조각상이 있답니다.

 

방금 구경했던 심장이 있는 성당과 쇼팽 박물관(Muzeum Fryderyka Chopina)이 있답니다.

이 건물은 원래 오스트로프스키가 세운 궁전 건물이었다 합니다.

그는 크라쿠프의 기사 출신으로 바로크 양식이 궁전을 지었다네요.

 

길을 걷다 보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벤치를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이 까만 돌로 만든 벤치가 바로 쇼팽 벤치라고 합니다.

쇼팽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2010년 총 15개를 만들어 주로 쇼팽관 연관이 많은 장소에 설치했다네요.

 

벤치 위에는 쇼팽 루트라고 할 수 있는 지도가 새겨져 있습니다.

옆면에는 바르샤바의 쇼팽, 쇼팽의 바르샤바라고 적혀있고요.

한쪽에 보이는 은색 버튼을 누르면 쇼팽의 피아노곡이 약 30초 정도 흘러나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폴란드에서 쇼팽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가 알 수 있죠?

쇼팽이 폴란드를 사랑한 것 이상 폴란드 국민은 쇼팽을 사랑하나 봅니다.

한때 독일이 쇼팽을 자기 국민이라고 주장한 적도 있답니다.

지금은 누구나 그런 말에 현혹되지 않겠지만...

성당 안에서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은 상태로는 사진 촬영을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