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도고진(官渡古鎭)

2017. 4. 18. 09:00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윈난 성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쿤밍 시내로 들러가기 위해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건너갑니다.

그런데 박물관 건너편에 관도 고진(官渡古鎭)이라는 마을이 있네요.

들어가는 입구에 문이 없는 중국 특유의 패방을 아주 멋지게 만들어 세워두었습니다.

이곳은 알고 찾아간 곳이 아니라 윈난 성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오다가 발견한 곳입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기왕 왔으니 잠시 둘러보고 가기로 합니다.

관도(官渡)라는 의미는 배를 타고 온 부두라는 의미로 고세송이라는 관리가 이름을 고쳤다고 하네요.

위의 사진에 보듯이 아마도 덴츠(滇池)호에서 보상하(Bao Xiang He )를 따라 배가 드나들었던 곳으로

처음부터 이런 모습이 아니라 2001년 1억 2천만 위안을 투입해

지금의 모습으로 변모시켰다고 하니...

 

예전에는 이렇게 부두가 있는 곳은 늘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재화가 드나들며

떨어지는 돈으로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기에 자연히 부자 마을이 되었을 겁니다.

원래 관도의 지명은 와동(窩洞)이라고 불렀다네요.

와동의 의미는 덴츠(滇池)호 주변에 골뱅이와 조개가 산처럼 쌓이는 곳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그때 덴츠(滇池)호에 놀러 온 남조 왕족이 머물던 숙소가 많았다고 하네요.

그러니 이 마을은 덴츠 호숫가에 있는 휴양지였다는 말인가 봅니다.

덴츠호는 윈난성에서는 가장 큰 담수호이며 중국에서도 여섯 번째로 큰 호수라지요?

 

장강 수계로 이 호수를 중심으로 많은 물류가 이동했다고 합니다.

호수가 지금은 예전의 반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하며 부영양화가 심각하게 진행되어

보기 딱할 정도더라고요.

지금은 예전과는 달리 물류의 이동이 배가 아닌 철도나 자동차로 주로 이루어지기에

이런 곳은 오히려 한가한 곳으로 변해가나 봅니다.

 

이 마을이 생긴 지는 벌써 천 년이 넘었다 합니다.

유서 깊은 천 년 고진이라는 말인가요?

사실 중국에서는 천 년 고진은 무척 흔한 곳이기도 하지요.

 

따라서 윈난 지방에서는 고진 문화라는 독특한 문화의 발생지라고 자랑합니다.

당, 송, 원, 명, 청조를 거치며 많은 명소가 생겨났다고 하네요.

중국이 이렇게 발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경제적으로 흥청거렸기에 바로 인구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 관도 안에는 1.5 제곱 킬로미터 안에 다섯 개의 언덕, 여섯 개의 종교시설,

일곱 개의 정자 그리고 여덟 개의 절이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관도 고진은 오 산, 육 사, 칠 각, 팔 묘의 고장이라고 부른다네요.

 

옛날에는 리틀 윈난이라고 소운남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번창했다 합니다.

물류가 움직이는 거점 부두이기에 무척 흥청거렸을 겁니다.

지금은 그냥 그런 작은 마을이 되었으니 이곳에서 볼 때 세월이 참 무상하다고 여기지 싶습니다.

 

특히 일과인이라 부르는 민가 형태의 집이 100여 채 정도 남아있다고 하네요.

이곳은 예전 남조국이나 대리국 시절에는 교통의 요지였다고 합니다.

물론, 옛 모습을 재현했다고는 하나 여기도 그리 즐거운 곳은 아니네요.

 

억지춘향식이라고 할까요?

옛 마을을 만들고 주로 장사하는 사람만 바글거립니다.

이곳에서 파는 군밤은 우리나라의 밤과는 달리 알이 작지만, 맛은 좋더라고요.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그림 그리는 사람은 작은 나무토막으로 꽃과 새 등으로

이름이나 좋은 글을 쓱쓱 그려주지요.

우리도 어린 시절 많이 보았던 모습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지금은 이런 일을 하는 분은 거의 없지 싶습니다.

 

또 이런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죠.

설탕을 손으로 주무르며 굳어 단단해지기 전에 여러 가지 동물 형태를 만들어

어린아이의 동심을 유혹하죠.

손으로 주물럭거려 만든 저것을 아이들은 맛나게 빨아먹기도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설탕을 녹여 만든 여러 가지 모양의 형태도 많이 보았던 것이죠?

설탕을 녹여 여러 형태의 동식물을 만들죠.

때로는 유리공예와 같은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원판에 여러 동물의 모습을 그려놓고 막대기를 돌려서 설 때 막대기 끝이

가리키는 모양의 동물을 주지요.

이런 모습을 보면 이곳 중국은 우리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젊은 세대는 생소한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우리 세대는 저런 것을 보며 자랐기에 중국 여행을 하다 보면 옛날에 보았던

향수를 다시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이곳 관두고진은 예전의 모습을 많은 돈을 투자해 다시 살린 곳으로 오래전부터 이어오던

그런 옛 마을과는 다른 곳이기에 우리 눈에도 크게 감흥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그런 모습을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기도 일부러 없는 시간을 내어 가실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정말 쿤밍에서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갈 곳이 없을 때라면 몰라도...

구경거리보다는 너무 상업적으로 변한 곳입니다.

우리도 일부러 찾아가지 않고 박물관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보이기에 들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