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휘날리고 골목마다 물이 흐르는 리장

2017. 1. 24. 09:00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리장을 일컫는 많은 수식어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한마디로 뭐라고 리장을 정의하시겠습니까?

아마도 이곳을 찾았던 사람마다 리장을 두고 많은 이야기를 하지 싶습니다.

 

그러나 리장은 그 이름만으로 충분한 곳이 아닌가요?

오늘 그 아름다운 리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위의 사진은 리장의 랜드마크인 대수차입니다.

그것도 대자와 소자 두 개가 같이 돌아가는 쌍수차지요.

 

리장을 일컬어 여도무처불비화, 가가호호유수류(麗都無處不飛花, 家家戶戶有水流)라고도 부릅니다.

"리장에는 꽃잎이 바람에 휘날리지 않는 곳이 없고 집집이 물이 흐르지 않는 집이 없다"라는 말이지요.

리장은 그야말로 꽃과 물이 지천으로 넘쳐나고 그 수로를 건너는 아름다운 다리도 있는 마을입니다.

물론, 아래 사진처럼 예쁜 꾸냥도 많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리장이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오래된 역사가 있는 고성입니다.

고성이라고 하지만, 마을 밖으로는 성벽이 없는 고성이지요.

이곳의 대빵 木 씨가 있었는데 성을 만들면 곤란한 곤(困)이 되기에 그랬다고도 하지만요.

그러나 이곳은 주변의 모든 마방이 드나들며 장사하던 곳이기에 굳이 성을 쌓을 이유가 없었던 곳이잖아요.

그때는 차마호시가 성행했던 쓰팡지에라는 시장이 가장 핫한 장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리장은 중원의 입장에서는 티베트와 교역하는 가장 중요한 곳으로 이들이 지나가며 이곳에 떨어뜨린 낙전으로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는 곳이기에 성벽을 쌓아가며 웅크릴 이유가 없는 곳이잖아요.

성벽이란 보기에는 나를 외침으로부터 보호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시간이 흐르며 나를 외부로부터 고립시키는 야누스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랬기에 중원의 힘이 미치기 시작했던 시기부터 이들 나시족은 힘센 백만돌이 쿠빌라이가 이곳으로 들어올 때

이 지역 토사였던 목 서방은 얼른 땅바닥에 엎드려 아랫동네 바이족의 나라였던 따리로 침공하는 루트를 앞장서서

알려주었고 이후 그의 후손들은 또 명, 청 시대를 거치며 새로운 세력이 중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달려가

먼저 공물을 바치며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는 충성맹세를 하는 바람에 500여 년 간이나 이 지역을 다스렸다지요.

그래서 중원으로부터 받은 훈장이 목부 앞에 있는 충의문이라는 석패방이 아니겠어요?

 

처세술이 대단했던 민족이기에 굳이 성벽을 쌓으며 스스로 고립시킬 이유가 없었기에 성벽이 없지 싶습니다.

사실 성벽을 쌓는다고 해도 강한 외세에 얼마나 버티겠어요.

이들이 보여준 행동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모범을 보인 민족입니다.

 

이런 곳에 살아오며 이들은 어떻게 해야만 강한 중원과 티베트의 틈바구니 속에서 대대손손 잘 먹고

잘 살 수 있나를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터득한 결과가 아니겠어요?

이 풍진 세상에서 짧고 굵은 것보다는 차라리 가늘고 긴 것를 선택한 민족이 분명합니다.

 

리장은 사시사철 꽃이 피어나는 꽃동네이며 만년설이 있는 5천 m가 넘는 옥룡설산이 바로 지근거리에 있지요.

그 설산 아래 해발 2.400m 정도 되는 곳에 있는 고산마을입니다.

마방이 활동할 때는 차마고도 중간 역참이며 가장 큰 차마호시가 열렸던 마을이기도 합니다.

 

리장은 또 과거의 모습을 많이 간직한 타임캡슐과도 같은 마을이며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마을이기도 하고요.

마방이 활동했던 그 시기에도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늘 신문물이 넘쳐났기에 그렇게 정의할 수 있잖아요.

만년설이 언제나 흘러 고성 골목마다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고장입니다.

 

차마역이 있는 마방의 애환이 서린 동네이며 꽃잎이 휘날리고 골목마다 수로를 따라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고장이며 옥룡설산의 깨끗한 물이 수로를 타고 흘러오기도 하지만,

마을 곳곳에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년설이 녹은 물이 펑펑 샘솟기도 합니다.

바로 산옌징(삼안정:三眼井)이라는 독특한 샘물이 솟아나는 마을이기도 하지요.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듯 반질거리는 오화 석판이 아름다운 골목길과 무지개 돌다리가 있는 마을이며

동파문이라는 상형문자를 계승하고 있는 곳입니다.

리장은 나시족 마음의 고향이지요.

 

사시사철 정상에는 만년설이 쌓여있는 옥룡설산 아래 제일 큰 동네이며 어디나 걷다가 멈추어 우두커니 바라보면

그림처럼 보이는 무릉도원 같은 동네이고요.

성벽도 없으며 고성이라고 부르는 마을이기도 합니다.

리장을 일컬어 부르는 형용사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어디 이것뿐이겠어요?

사진으로만 보아도 리장이라는 곳은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곳이 아닌가요?

佳人도 여러분도 살아가는 길이 이런 깨끗한 물이 흐르고 아름다운 꽃이 흐드러지게 핀 그런 꽃길만 걸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이렇게 많은 수식어가 있는 리장이라 골목길 또한 미로처럼 얽혀있어

길을 잃으면 고생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길눈이 나름 밝다고 생각했던 佳人이지만, 이곳에서 예약했던 숙소를 찾는 일에는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예약한 숙소 두 개 중 먼저 묵을 곳을 미리 확인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숙소 예약 사이트 지도에 표시한 숙소 위치는 고성 입구 대수차가 있는 옥하광장에서 고성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북쪽에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가게나 청소하시는 분, 관광 안내소 등 알만한 사람 모두에게 물어보았으나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슬슬 억누르고 있던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꼴에 리장은 잘 안다고 세 사람씩이나 끌고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며 찾는 佳人이 아니겠어요?

일단 지도는 포기하고 이번에는 주소로 찾아 나섭니다.

길눈이 밝고 리장은 예전에 왔던 곳일지라도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주소로 찾는 일이라고 쉽겠어요?

그래도 틀린 지도로 엉뚱한 곳에 가서 찾아 헤매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다행히 골목길을 돌아 돌아 겨우 찾아왔네요.

 

역시 세계적인 호텔 예약 사이트에 올린 집이라 영어를 능숙하게 하는 예쁜 아가씨가 근무합니다.

들어서자마자 투정부터 부리려고 했는데...

먼저 차부터 드시라고 소파에 앉으라 권하고 다과를 내어오는데 웃는 얼굴에 어찌 심한 말을 하겠어요.

그것도 심봉사도 눈이 번쩍 뜨일 듯한 예쁜 꾸냥인걸요.

지금까지 할멈들만 함께 다니다가 예쁜 꾸냥을 본 순간 화는 춘삼월 봄 눈 녹듯 사라지고...

아~~ 테스 형!!!

佳人은 정말 왜 이래~~

 

방을 보니 작지만, 깨끗해 보이고 욕실조차도 최첨단 시설로 보입니다.

숙소는 나시족 전통 가옥을 리모델링해 영업하는 곳이네요.

중국에서 예약 없이 여행 다니다가 처음으로 예약하니 이렇게 고생하네요.

역시 생긴 대로 살아가야 하는데...

 

그런데 주소는 고성 안에 있는 소석교(小石橋) 옆이더군요.

바로 그 집 앞의 티베트 바라는 가게 입구에 걸린 글이 눈에 뜨입니다.

이곳은 이런 심한 욕을 해도 되는 곳인가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뒤돌아 보면 만만치는 않지요?

개를 못 들어오게 하면 분명 개는 대문에 한쪽 다리를 들고 사고를 칠 텐데...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는 중국에서는 숙소 예약을 하지 않고 가는 게 편한 듯합니다.

지금까지 중국 여러 곳을 다녔지만, 숙소 예약은 거의 하지 않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예전에 사용하며 쌓은 포인트로 무료로 예약 사용할 수 있어 이용했다가

난생처음 중국에서 곤욕을 치렀습니다.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야 한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