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29. 09:00ㆍ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16
샹그릴라는 널리 알려진 곳이지만, 계절적으로 관광객도 적으니 썰렁해 보입니다.
거리를 걷다 보니 많이 보이는 가게 중 하나가 칼을 파는 가게입니다.
칼이라 하면 일반적인 칼이 아니라 아주 화려한 장식을 한 칼입니다.
칼이라기보다는 예술작품을 대하는 듯합니다.
호도협에서 험준한 샹그릴라 협곡을 올라와 샹그릴라 시내로 들어오는 길가에도
칼을 파는 곳이 무척 많더군요.
그 길은 사람도 걸어 다니지 않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티베탄이라는 장족과 일부 나시족은 중국에서도 칼을 휴대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민족이랍니다.
그들의 생활 터전이 바로 험준한 곳에 살며 짐승들과 사투를 벌이며 살았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농사보다는 사냥이 주업이라는 말이겠지요.
따라서 칼이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이들의 생명줄이며 영혼이라고 해도 되겠네요.
그러기에 이들 사내들은 늘 허리춤에 패도(佩刀) 하나 정도는 차고 살아갑니다.
요즈음에는 멋을 위해 여러 개를 차기도 하지요.
실제로 고성 안을 걷다 보면 멋진 칼을 찬 사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티베탄에게 칼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남자의 상징이 아닐까요?
사내라면 이런 칼 하나 정도는 차고 다녀야 사내 대접을 받는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칼은 칼집 안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합니다.
그러나 칼집은 칼을 안에 넣어두기 위해서만 만든 것은 아닙니다.
이곳 샹그릴라에서는 칼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칼집이 있기에
칼을 찬다기 보다 칼집을 차고 다닌다는 느낌이 듭니다.
장족의 사내에게는 패도 하나는 차고 살아야 사내다운가 봅니다.
장족인 티베탄이 사는 마을을 다니다 보면 또 자주 보이는 게 마니차라는 겁니다.
라마교를 믿는 티베탄에게는 필수품이죠?
언뜻 보면 마치 어린아이 놀이기구로도 보입니다.
원통을 빙글빙글 돌리는데
이게 원통형 경전으로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은 효능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죠.
이런 경통은 어디를 가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거죠.
위의 사진에 보이는 백탑도 그 주위를 한번 돌면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은 효험이 있다고 하지요.
그러니 이렇게 작은 것부터 잠시 후 구경할 엄청나게 큰 마니차까지 무척 다양한 크기의 마니차를 볼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게으른 자의 행동으로 보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주 현명한 종교 행위라고도 보입니다.
득도의 길로 접어든다는데 그런 과정이 무슨 소용이랍니까?
모로 가든 서울로만 가면 되지 않겠어요?
여기서는 서울이 아니라 라싸로 가야 하겠지요?
많이 돌리면 그만큼 많은 도를 닦는다고 생각하니...
그러다 보니 요즈음 전기모터의 힘을 빌려 아주 편하게 24시간 쉬지 않고 돌릴 수 있습니다.
예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요즈음 실제로 전기모터의 힘으로 돌리네요.
우리가 타고 온 버스 운전석 앞에 작은 마니차는 버스가 서 있어도 돌아가고 있더군요.
버스 기사는 장족 사내라고 과시하듯 물론 허리에 패도를 차고 운전했고요.
성불의 길이 이리도 가깝고 쉽단 말입니까?
어디 그뿐인가요?
물의 힘으로도 돌리니 마르고 닳도록 돌아가니 득도가 이리도 쉽더란 말입니까?
이러다가는 티베탄 모두가 성불하지 싶기도 합니다.
옴마니밧메훔
장족 티베탄에게 이보다 중요한 글자는 없지 싶습니다.
이를 육자진언(六字眞言)이라고 하나요?
이 말은 '우주에 충만하여 있는 지혜와 자비가 지상의 모든 존재에게 그대로 실현될지어다'라는 뜻이라네요.
지혜와 자비라...
이 주문을 계속 외우면 모든 죄악이 사라지고 공덕이 생겨난다고 하니
이들에게는 전가의 보도처럼 여겨지는 말이라지요.
티베탄에게는 성불로 가는 길이 무척 쉽나 봅니다.
모터의 힘으로 마니차를 돌리고 여섯 글자만 외우면 모든 게 해결되니 말입니다.
원래 종교란 이렇게 간단하고 쉬워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티베탄의 불심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불심이 아닐까요?
이들의 삶 자체가 부처에 다가가는 삶이라 생각합니다.
믿음이 없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다가가기 무척 어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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