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브라 궁전의 여름 별궁, 헤네랄리페(Generalife)

2015. 12. 24. 08:00스페인 여행기 2014/그라나다

 

헤네랄리페라는 이름은 우아한 천국을 의미하는 아랍어 야나트 알 아리프(Yannat al-Arif)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이 말은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사는 정원이란 뜻의

높은 천국의 정원이라고 합니다.

그럼 이제 천국의 정원으로 들어가는 문을 통과해 볼까요?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동쪽 태양의 언덕 아래에 자리한 이곳 헤네랄리페에서

멀리 남서쪽으로 알바이신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서쪽으로는 알람브라 궁전 전체가 보입니다.

그런데 정원의 규모가 상상했던 것보다 무척 작아 실망스럽습니다.

 

 

이곳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큰 감명은 없었습니다.

정원으로 치면 이곳보다 규모도 더 크고 아름답게 꾸민 곳은 세상에도 넘치고 넘치잖아요.

여름 별궁이라고 하지만, 정원을 제외한 궁전의 모습은 세월의 힘에 점차 망가져 가고 있어

아름다움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먼저 구경한 복원이 거의 끝난 나스르 궁전의 모습을 보았기에

그곳의 아름다움과 비교되어 더 시큰둥합니다.

그런데 왜 갔느냐고요?

입장권에 포함되었기에 갔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보아야 할 것은 바로 물입니다.

그 물 하나만 보아도 감동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사실, 이곳을 찾은 이유는 정원보다는 물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결론적으로 좋았습니다.

 

 

우리가 헤네랄리페 입구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경입니다.

그런데 입구 표 검사하는 검표원이 우리가 건넨 입장권을 보더니

시간이 지났다고 구시렁거립니다.

우리가 끊은 표는 오전 입장표였기에 이곳도 오전 중에 들어가야 한다네요.

 

 

그러면 돌아갈까요?

그냥 들어가라고 합니다.

혹시 여러분도 우리 부부처럼 시간이 많이 지나면 표 때문에 한마디 들을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못 들어가게는 하지 않을 겁니다.

 

 

오전에 나스르 궁전을 보고 이곳으로 바로 오지 않고 목욕탕 구경하고 알카사르까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난 후 천천히 걸어오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기에 그런 말을 했나 봅니다.

우리 부부처럼 그냥 멀뚱 거리고 쳐다보면 들어가라고 할 겁니다.

 

 

 바로 이곳이 헤네랄리페의 물이 있는 정원입니다.

1958년에 불에 타서 훼손되었지만, 원형대로 다시 복원한 것입니다.

무하마드 3세(1302-1309) 때 건축가 아벤 왈리드 이스마일에 의해 지어진

대표적인 이슬람 양식의 정원이라 합니다.

 

 

동쪽 높은 뒷산인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서 내려오는 물을 끌어들인 것입니다.

이슬람은 3가지를 중시한다고 하지요.

물과 바람과 과일나무라고 합니다.

바로 이러한 정원에 그 모든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헤네랄리페에서 처음 만나는 곳이 바호스 정원으로 주로 뿌리를 깊게 내려

물기를 잘 찾는다는 나무인 사이프러스 나무가 마치 성벽처럼 보입니다.

가운데를 성문처럼 아치형으로 만들어 그곳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했네요.

 

 

그런데 그 모습이 사이프러스 나무를 마치 깍두기 머리처럼 깎았습니다.

성벽을 흉내 낸 모습으로 생각되네요.

헤네랄리페는 사막에 살았던 사람들이 오매불망 그리던 오아시스를 생각하며 만들었지

싶은데 그들이 꿈꾼 에덴동산을 여기다 만들려고 말입니다.

 

 

알람브라 궁전에는 많은 정원이 있었습니다.

그를 모두 태양의 정원이라 불렀나 본데 그런데 정원 주위를 보면 밭이 있어

왕실 농장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드는데 그러니 이곳은 단지 휴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음식재료도 재배했던 곳이라는 의미지 싶네요.

 

 

이어서 계속 앞으로 가면 헤네랄리페 궁전이 나타납니다.

이 궁전이 바로 여름 궁전이라는 곳인가 봅니다.

여기가 바로 천국인가요?

천국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습니다.

 

 

처음 이곳에 발을 디딘 무어인에게는 멀리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눈 덮인 풍경이 무척 생소했을 겁니다.

이 근처의 모든 것이 사막에서 살아왔던 사람에게는 천상의 세계지 싶었을 겁니다.

그 아래 이 언덕에 천국을 닮은 정원을 꾸미고 싶었나 보네요.

 

 

연못에 물이 있다면 다가 아니잖아요?

그 물은 흘러야 썩지 않고 수로를 만들고 언덕 높은 곳에 물을 가두어 아래로 흘려보냈기에

수압을 이용해 분수도 만들었습니다.

바로 이 수압 차이에서 오는 수압으로 전기시설도 없이 분수를 여기저기 많이 만들었네요.

 

 

그래서 천국의 정원이라는 의미로 헤네랄리페라는 이름을 붙였나 봅니다.

그래서 보아브딜 왕은 "천국이 보고프냐? 그럼 이곳을 보라!"라고 했다네요.

그런 말을 한 그도 천국에서 방출되어 수원지인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넘어

아프리카로 돌아갔으니...

 

 

그곳으로부터 만년설이 녹아 흐르며 맑은 물이 흘러오니

고향 땅에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겠지요.

그러니 이곳부터 수로를 만들고 이곳으로 물을 끌어왔을 겁니다.

정원을 구경하며 가다가 왼쪽을 보면 조금 전 우리가 구경했던

알람브라 궁전의 전경을 볼 수 있습니다.

 

 

정원을 따라 계속 가다 보면 아치로 만든 문이 있어 안으로 들어가면

데스카발가미엔토 파티오가 있습니다.

문 위로 작은 문양이 보입니다.

작지만 분명 사람의 손으로 보입니다.

이는 아마도 코란에서 말하는 다섯 개의 계율을 의미하지 않을까요?

 

 

파티오 안쪽에 낡은 건물 하나가 보이는데 이게 바로 여름 별궁이네요.

별궁 안에는 두 개의 정원이 있습니다.

별궁의 모습은 마치 ㅋ자처럼 배치했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의 모습은 화려하거나 규모가 크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술탄의 여름 궁전이라고 하지만, 겸손하다는 느낌이네요.

서유럽의 궁전에 비하면 말입니다.

그리고 다른 곳과는 달리 정원만을 조성한 게 아니라 정원은 일부분만 만들었고 대부분

넓은 지역을 밭으로 조성해 농작물을 심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는 여름에 쉬기 위한 목적보다는 바로 언덕 위에 있는 물 저장고와

알람브라 궁전 전체로 물을 보내는 배수설비를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말은 천국이니 뭐 여름 별궁이니 하는 것에 대한 기대는 접으라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