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 미라벨 정원

2014. 4. 9. 08:00동유럽 여행기/오스트리아

위의 사진을 보니 마리아가 일곱 명의 폰 트랩 대령의 아이들과 함께 저 끝에서 뛰어나오며

노래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안 뛰어나온다고요?

그러면 우리가 저곳으로 뛰어들어가면 어떨까요?

 

마리아가 뭐라고 하니 아이들은 까르르 웃으며 따라 합니다.

여행은 이렇게 그 장소에 서면 시간을 거슬러 그때로 잠시 다녀올 수 있습니다.

佳人이 맛이 많이 간 것 같다고요?

원래 그렇게 살아온 걸요 뭐~~

 

잘츠부르크라는 도시는 음악의 신동이라는 모차르트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세상에 더 많이 알려진 곳일 겁니다.

그러나 사실 이곳은 기원전부터 소금광산으로 부를 축적한 아주 부유하고 오래된 도시라 합니다.

우리가 어제 본 할슈타트에서 채굴한 소금이 이곳으로 운반되어 유럽 전체로 이송되었을 겁니다.

잘츠부르크라는 도시 이름이 소금을 의미하는 잘츠와 성을 의미하는 부르크의 합성어가 아닌가요?

 

그러면 잘츠부르크라는 말은 소금의 성이라는 말이겠네요.

그럼 이 동네에 사는 사람은 모두 짠돌이란 말인가요?

 

이곳에서는 소금보다는 영화의 장면이 아주 깊게 각인된 곳입니다.

특히 미라벨 궁전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런 정원을 뛰어다니며 노래하던 장면이 생각나지 않습니까?

바로 그 장소가 여기입니다.

佳人이 만약, 이 정원을 뛰어다니며 영화 속의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면?

실성했다고 하겠지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면 여주인공인 마리아가 어린이들과 함께 "도레미 송"을 불렀던 곳이라 해서

더욱 유명해진 정원이지요.

지금도 정원을 두리번거리다 보면 노랫소리가 마치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佳人의 환청 증세라고요?

 

궁전은 궁전대로 정원은 정원대로 아름다운 것이며 이곳에서 호헨 잘츠부르크 성을 올려다보면

무척 아름답다고 느끼실 겁니다.

과거는 화려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누구나 드나들며 즐길 수 있는 공원이 되어버렸습니다.

 

정원만 구경하는 데는 입장료도 받지 않습니다.

쉔부른 궁도 그랬고요.

중국 같으면 택도 없는 일이네요. 

 

그러나 이 아름다운 곳에 아주 슬픈 사연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이 지역을 다스리던 대주교 볼프 디트리히는 성직자의 몸으로 해서는 안될 사랑을 했답니다.

그가 사랑했던 여인은 평민인 살로메 알트라는 여인으로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그녀를 위해

알트나우라 불린 궁전을 지어 선물했다고 합니다.

그때도 그런 성직자가 있었나 봅니다.

무슨 성직자요?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은...

 

그 궁전이 바로 우리가 보고 있는 미라벨이라 부르는 이곳입니다.

얼마나 그녀를 밤낮을 가지리 않고 사랑했는지 자녀가 글쎄 15명이라고 하데요.

하나님의 축복인가요?

 

세상의 많은 시인이 노래했고 한국의 국민 가수라는 조용필도 노래했습니다.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고 했는가~~"

사랑은 아름답고 숭고한 일입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입니다.

그러나 잘못된 사랑은 추하고 불결한 겁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사랑해서는 안 될 신분인 대주교의 이야기가 교황청에 알려졌고 교황청의 노여움을 사

대주교는 요새에 감금당하고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다 합니다.

 

그러나 대주교가 살아있는 동안은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대주교가 죽자 살로메 알트는 이곳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후일 이곳에 임명된 대주교는 이런 아름답지 못한 일을 지우기 위해 이 궁전의 이름을 미라벨 궁전이라고

바꾸어버렸다네요.

궁전의 이름은 이런 이유로 바뀌었네요.

그러니 쉽게 이야기하면 간판 새로 달고 신장개업했다는 말이 아닌가요?

 

서산으로 넘어가는 석양을 잡으려 한다고 잡힌답니까?

인간은 세월 앞에 장사 없습니다.

힘 빠지면, 모두 빼앗깁니다.

 

아름다운 궁전이라도 그 속에 품은 이야기는 아름답지 못한 이야기입니다.

이 정원은 17세기에 바로크 양식으로 디자인되었다 합니다.

정원은 분수와 연못,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 그리고 수목과 꽃으로 장식해 무척 아름답습니다.

조각품은 주로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을 만들어 놓았네요.

아무리 효험이 많은 신을 만들어 놓아도 인간의 탐욕 앞에는 무용지물인가 봅니다.

 

카이저 프란츠 요제프 1세의 명판이 보입니다.

오스트리아 황제와 헝가리 왕의 자리까지 올라 왕관을 쓰기 위해 머리가 둘 달린 쌍두 독수리가 필요했던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68년간이나 오스트리아 황제직에 있었으며 86세인 제1차 대전 중 사망한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다네요.

 

그에게 1남 3녀의 자식이 있었다지요?

그의 부인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인 씨시라는 별칭으로 불린 엘리지베트였습니다.

아마 유럽 역사에 둘째가라면 서럽다 할 여인이지요.

이런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함께 살았다면 얼마나 다복하고 행복한 사내였습니까?

 

건강하게 오래도록 살았고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자리에 68년간이나 있었으며 아름다운 부인에 1남 3년의 아버지였던

그는 천하를 손에 쥐고 쥐락펴락했던 사람으로 우리 생각에는 무척 행복했던 사람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화려한 이력을 지닌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는 과연 행복했을까요?

오늘 그를 만나보렵니다.

 

수염이 정말 아주 멋진 카이젤 수염입니다.

황제 프란츠 요제프는 훈장도 엄청나게 많이 달았습니다.

비록, 셀프훈장이겠지만...

 

그렇게 행복하게 한 세상을 살았던 황제 프란츠 요제프도 알고 보면 불행한 사람이라네요.

딸 조피는 어린 나이에 요절했지요.

다음 황제 자리를 이어받을 외아들인 황태자 루돌프는 31살 때 17살의 애인인 마리 베체라와 함께 권총 자살을 했고요.

 

조카며 다음 황제 자리를 이어 줄 새 황태자 페르디난트와 조카며느리가 사라예보를 순행 중 저격을 당했지요.

이 한 발의 총성이 바로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총성이었지요.

평생 사랑했던 씨시는 결혼은 구속이라고 외치며 떠돌아다니다 나중에 시민군에 의해 복부에

칼을 찔려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녀는 미모를 위해 다이어트에 열심이었고 늘 코르셋을 착용해 복부에 칼을 맞았어도

너무 졸라맸기에 몰랐다고 하지요.

물론, 죽기 전 다른 사내와 염문을 뿌리기도 했지요.

하늘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처럼 보였던 사람에게 모두 주지 않았나 봅니다.

 

이면지를 재활용할 정도로 근검절약했던 황제 프란츠 요제프...

1848년 왕정을 전복하려는 3월 혁명이 일어나자 도망간 큰아버지 페르디난트 1세를 대신해 황제 자리에 올랐습니다.

지금 소금광산으로 유명한 헝가리 올로모우츠에서 즉위식을 거행했다지요.

 

쉔부른 궁에서의 결혼생활은 엘리자베트가 견디지 못하고 늘 밖으로 싸다니며 방황했지만,

황제는 그런 그녀의 외출을 허용했고 오직 그녀만을 평생 사랑했습니다.

궁 밖으로 나돌며 헝가리 귀족이었던 안드라시 귤리와 사랑에 빠지고...

 

원래 황제가 젊은 시절 선을 보려고 했던 사람은 씨시의 언니라고 했지만, 함께 따라온 그녀를 본 순간

뻑~ 소리 나게 가면서 씨시를 설득해 결혼했다고 했나요?

잘못된 만남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직 부다페스트를 가로지르는 도나우 강에 놓인 다리 이름이 프란츠 요제프 다리와 엘리자베트 다리가 있지만,

헝가리 사람은 헝가리를 사랑했던 여인 엘리자베트만 기억해 그녀 이름의 다리만 그대로 두고 황제 이름인

프란츠 요제프 다리는 자유의 다리로 이름을 바꿔버려 황제라도 개털 신세가 되었다지요?

 

젠장! 마누라가 헝가리 귀족과 바람나 딴 남자의 품에서 놀아나고 다리 이름도 사라진 불행한 황제...

1867년 그의 동생 막시밀리안조차 혁명군 손에 죽게 되었지요.

저주받은 가문이 되어버렸습니다.

 

오래 살아 행복하다고요?

황제의 자리에 오랫동안 머물러 행복하다고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너무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행복한 자리가 행복하지만 않다는 사실을 알려준 위대한 카이저였던 프란츠 요제프 1세가 아닌가요?

씨시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바람난 씨시가 미안한 마음에 아름다운 여인을 황제에게 보내주었지만...

황제는 그녀를 다만 친구로 생각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일편단심 민들레 같은 황제라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가을은 남자의 계절인가요?

세월이 흐르면 낙엽따라 가는 게 인생이 아닌가요?

공연히 미라벨 궁전의 정원을 거닐며 떨어진 낙엽을 보니 마치 佳人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이제 佳人도 지는 낙엽처럼 되어버렸습니다.

마지막 잎새처럼 나무에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살아갑니다.

 

그러다 힘이 부쳐 떨어지면...

청소하는 빗자루에라도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쓸 겁니다.

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요.

느낌 아니까...

오늘따라 노래도 뒤지게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