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바츨라프 광장

2013. 11. 29. 08:00동유럽 여행기/체코

화약탑과 구시민회관 구경을 마치고 걸어서 바츨라프 광장으로 갑니다.

바츨라프 광장 제일 끝에는 예전에 프라하로 들어올 때 거쳐야 했던

성벽과 성문이 있었던 자리라 합니다.

그 성문 자리에 지금의 국립박물관을 지었다네요.

 

이 박물관은 세계 10대 박물관에 든다는 유명한 박물관이라 합니다.

들어가 보고 싶지만 그게 자유여행이 아니기에 침만 꼴딱 삼키고

사진 몇 장만 찍고 돌아서야 하겠지요?

안에 들어갔다가 오겠다고 하면 아주 저기 들어가 살라고 할 겁니다.

 

박물관으로 걸어가며 길가에 늘어선 건물을 바라봅니다.

컥! 그 길거리에서 보는 건물 자체가 박물관이네요.

그냥 길을 건너다 골목길을 바라봅니다.

 

그 골목길 안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프라하는 참 다양한 건물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건축양식이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그런 양식이 아주 다양하게 섞여 있습니다.

서로 다른 양식의 건물이지만, 이 또한 함께 어울려 있으니 보기 좋습니다.

그야말로 건축양식의 보고라 할 수 있겠네요.

 

다른 양식의 건물이 함께 있어도 서로 어색함이 없이 조화를 이루는 것은

보는 사람의 눈이 편해서일까요?

아마도 천여 년 간의 건축양식이 모두 여기에 모여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모이면 늘 갈등과 논쟁뿐인데...

 

제2차 대전 때 체코는 독일의 침공에 대항하지 않고 즉시 항복한 나라라 했나요?

그 덕분에 이런 오래된 건물이 상처를 크게 입지 않았나 봅니다.

 

드디어 바츨라프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전체 길이가 750n이고 그 폭이 60m인 직사각형의 길쭉한 광장입니다.

광장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고 그 가운데는 도로가 가로질러 트램도 달리는 길이네요.

 

이곳 광장 양쪽으로 늘어선 건물은 상점과 호텔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건물은 대부분 20세기 이곳 프라하를 휩쓸었던 조류인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은 게 특이합니다.

그러니 프라하의 유행은 바로 이곳에서 시작한다는 말인가요?

 

이곳이 바로 체코가 사회주의를 선포하며 공산화의 길을 걸었고

구소련 연방이 무너지며 소련군의 탱크와 군홧발에 맨주먹으로 맞서며 자유를 외쳤던

프라하의 봄이 꽃피었단 말인가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자유화의 성지로 각인되었을 겁니다.

 

그때 점령군과 시위대는 여기서 맞서며 무기가 없는 시위대는 점령군에 맨몸으로 맞서며

1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곳이라고 했던가요?

이렇게 자유란 고귀한 희생을 통해 얻어지나 봅니다.

 

민주화를 부르짖던 학생이 여기서 희생되었으며 벨벳 혁명이라 부르는 운동이 여기서 불길이

솟았다고 하고 지금은 아마도 이곳에서 축제가 열릴 때 많은 사람이 모여 즐기는

그런 곳이 되었을 겁니다.

이렇게 세월이 흐름에 따라 한때는 젊은이의 피를 요구했지만,

지금은 청춘의 기를 발산하는 그런 곳이 되었네요.

 

저 멀리 보이는 국립박물관은 네오 르네상스양식의 건물이라고 하네요.

격동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본 곳이 바로 이곳일 겁니다.

광장이 끝나고 박물관이 있는 곳에는 청동으로 만든 기마상이 보입니다.

 

이 기마상이 바로 보헤미아의 수호신이라는 성 바츨라프의 기마상입니다.

역시 말꼬리는 묶었네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쟁에 동원되는 말은 저렇게 꼬리를 묶어

꼬리가 활동에 방해하지 못하게 합니다.

말꼬리를 멋지게 만든다고 그냥 내버려 두면 무식하다는 말을 들을 겁니다.

기원전 중국 진시황의 지하군대인 병마용을 가시면 말을 자세히 보세요.

여기처럼 모두 말꼬리를 묶은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바츨라프는 10세기경 보헤미안 기사들과 함께 적을 무찌르고 체코를 위기의 순간에

구원한 용맹한 자로 모든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으로 알려졌다네요.

어느 나라나 이렇게 민족과 국가를 위해 자신 스스로를 바람 앞에 던진

등불과도 같은 분이 계십니다.

 

바로 이 광장을 바츨라프 광장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이 기마상 때문일 겁니다.

아닌가요?

바츨라프 광장이기에 여기에 청동상을 만들어 놓았나요?

바로 그 아래 프라하의 봄 때 희생된 사람을 추모하는 기념 비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광장이라기보다 넓은 대로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처음 이곳은 말이나 곡물을 사고파는 시장이 있던 곳으로 세월이 흘러 그 일은 옛날 일로 변했고

지금은 유행의 첨단을 걷는 그런 장소가 되었네요.

 

박물관은 1890년에 건축되었으며 세계 10대 박물관에 든다니 그 건물의 위용이 대단합니다.

3층 구조로 100m 너비에 높이가 70m에 달하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1968년에는 포격을 당해 건물 외벽에는 그때의 상처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아침이라 제법 쌀쌀한 날씨입니다.

그러나 돼지는 옷을 모두 벗고 뜨거운 불 위로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돼지가 이렇게 날씬한 동물이었습니까?

8등신 미녀를 보는 듯합니다.

한때는 좀 놀았던 돼지인가요?

배에다 문신까지 했습니다.

 

광장 주변의 모습을 사진으로 몇 장 더 보고 갑니다.

 

이번 여행을 하며 느낀 점입니다.

유명 관광지마다 모두 한국말이 들리고 한국 단체관광객이 수없이 다닙니다.

이제 유럽도 많은 한국인이 관광하는 그런 곳이 되었네요.

 

이제 프라하의 봄으로 알려진 자유화의 불을 댕긴 바츨라프 광장을 떠나

어제 야경만 본 카를교로 갑니다.

밤에 봄 카를교와 낮에 본 카를교는 어떻게 다를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당시 구소련의 붕괴로 동유럽은 자유화의 열망으로 가득했습니다.

그중의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여기 체코의 프라하일 겁니다.

소련은 탱크를 앞세워 이들의 열망을 꺾으려 했지만, 이곳 바츨라프 광장에 모인 수많은

체코 사람의 뜨거운 열망은 잠재우지 못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들의 열기로 가득했던 그 광장에 서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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