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23.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입구로부터 잔도가 보이는 곳까지는 제법 멉니다.
중국 관광지가 대부분 이런 식으로 만들죠.
그냥 들어가지 말고 친절하게 관람차를 타고 들어가라고...
관람차는 무료인가요?
당연히 추가 요금을 내는데 이게 또한 만만한 금액이 아니더군요.
중국은 이렇게 입장객 주머니 터는 데는 선수더군요.
그러나 이곳 석문잔도는 입구부터 잔도가 보이는 곳까지 멀지 않을뿐더러
걸어가며 볼 수 있는 게 무척 많습니다.
굳이 차를 타지 않고 걸어가며 구경하는 게 오히려 더 좋습니다.
오늘 우리는 시간도 별로 없는데 볼 것은 많고...
아직 잔도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고...
환장하겠습니다.
그래서 우선 잔도의 모습부터 올려드리고 나중에 다시 여기에 만들어 놓은
조형물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드디어 강 건너편에 잔도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나 잔도의 모습은 우리의 상상을 완전히 뭉개버렸습니다.
옛날 그 자리에 있는 잔도는 흉물스럽게 변해버렸습니다.
왜?
폭격이라도 맞았나요?
아니면 유방이 이곳으로 쫓겨올 때 추격하는 항우의 군사를 막기 위해 불살라버리고 난 후
그대로 둔 것인가요.
또 있지요?
공명이 죽은 후 촉군이 오장원에서 이곳 한중으로 철수할 때 위연이 지름길로 한중에
먼저 들어오며 뛰따르던 주력군의 길을 끊으려고 또 잔도를 파괴했다지요?
그런데 우리는 잔도로 걷는 게 아닙니다.
건너편에 보이는 잔도는 흉물스럽게 변해 모두 무너져버렸습니다.
잔도는 위의 사진처럼 길을 내기 어려운 곳에 암벽에 구멍을 뚫고 횡목을 끼워 넣은 후
그곳에 다리 형태로 길을 만든 것으로 석문잔도라 부르는 잔도는 한중 시내에서 볼 때
원래 포사도의 오른쪽인 동쪽 협곡에 설치한 잔도였습니다.
그래서 포사잔도라고도 부른다네요.
강을 건널 수 있는 취병교라는 다리가 보이고 그 협곡 위에서 내려오는 길도 보입니다.
조금 더 앞으로 가려니까 산으로 올라가게 계단 길을 만들어 놓았네요.
올라가야지요.
이곳 산에 오르면 좀 더 멀리 전경을 구경할 수 있을까요?
이 계단 길은 사실 예전의 잔도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계단으로 최근에 만든 계단입니다.
컥! 이게 뭡니까?
포사 협곡의 강을 막아 댐을 만든 게 아닙니까?
그러면 댐 위쪽의 잔도는 모두 물에 잠겼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그랬습니다.
댐의 오른쪽으로 보시면 댐으로 올라가는 잔도를 만들었네요.
설마 우리보고 저리로 올라가라는 말은 아니겠죠?
위의 사진 아래에 보시면 예전에 만들었던 잔도가 통과한 석문이 보입니다.
건너편을 줌으로 당겨보겠습니다.
이제 석문이 확실히 보이시죠?
저렇게 바깥으로 길을 내기 어려운 곳은 석문이라고 굴을 뚫어 잔도를 만들었네요.
지금은 석문만 남고 잔도는 사라져버렸습니다.
그 유명한 석문잔도는 댐으로 말미암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꼭대기에 오르면 이렇게 강을 건너가는 로프웨이를 만들고
돈을 내고 건너갈 수 있도록 했네요.
너희는 웃지만, 지금 도르래를 타고 출발하는 사람은 죽을 맛일 겁니다.
이렇게 중국은 옛날 잔도는 사라지고 말았지만, 그 이름을 이용해 관광객만
끌어모으는 게 아니라 이런 놀이도 하라 하며 주머니 터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하나 봅니다.
타는 모습만 보아도 짜릿합니다.
그냥 사진으로만 달려봅니다.
포사잔도로 진입하는 입구는 원래 건너편이었지만,
조금 전 우리가 들어온 곳은 가장 최근에 만든 곳으로 무척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네요.
예전 길인 건너편 산에서 공로를 따라 내려오는 곳은 잔도 외에는 볼 게 없겠네요.
댐 구경하러 여기까지 오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여기까지가 옛날에 만든 잔도입니다.
그러니 옛날 자리에 있는 잔도는 들어갈 수 없고 잔도 또한 부서져 버려 걸어볼수도 없습니다.
댐을 올라와 새로 만든 잔도는 이미 댐으로 수몰돼 없어진 잔도 위에 새로이 만든 길입니다.
그러니 아무 의미 없는 그런 모습이란 말이겠네요.
참 험한 협곡이지요?
이곳이 석문잔도의 시작지점인 셈입니다.
이렇게 시작해 진령산맥으로 잔도를 따라 올라가다 길을 만들고 길을 내기 어려운
이런 곳은 또 잔도를 만들고...
물론, 옛날에 만든 길이 여태 안전하게 남아있을 수 없지만, 그 길에 그대로 보수해 넣은
모습을 보고 또 걷고 싶은 일이지 비싼 입장료 내고 들어와 지금 새롭게 만든
잔도를 걸으려고 온 게 아니잖아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강 건너에 보이는 잔도는 옛날 그 자리의 잔도이겠지만...
석문잔도라는 포사잔도는 이렇게 우리를 배신하고 말았습니다.
맥이 탁 풀립니다.
바로 이 흉물스러운 댐 때문입니다.
마치 인간의 탐욕을 보는 듯합니다.
그러나 중국의 전기사정을 생각하면 이 또한 비난하기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
댐 위에는 석문 풍경구 안내도가 있습니다.
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미 아닌 것을 사실인냥 만들어 놓으면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위의 모습은 그야말로 물에 잠긴 예전의 모습이 아니라 댐을 만든 후 수위가 높아진 이곳에
새로 만든 잔도가 아니겠어요?
위치가 다르면 잔도에서 바라보는 협곡의 높이가 다를 것이고
그런 모습은 느낌도 다르지 않겠어요?
날씨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카메라도 흔들려 제대로 찍지 못합니다.
저 앞쪽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았지만, 초점도 맞지 않고 심란해 흔들려버렸습니다.
사실 이곳에 올 때 무척 많은 기대를 하고 찾아왔습니다.
중국의 산에 만든 인공의 관광용 잔도가 아니라 여기는 인간의 삶이 녹아있고 땀이 배어있는
그런 잔도가 아니겠어요?
유방의 역사가 살아있고 공명의 땀방울이 흘렀던 그런 잔도를 밟고 싶었습니다.
조조도 이곳에 몇 달간 머물며 계곡에 떨어지는 물방울을 바라보며 주체할 수 없는
시상이 떠올라 곤설이라는 글을 남긴 장소가 바로 여기가 아니겠어요?
그리고 원래 잔도는 시간상으로 기원전에 만들었을 것이고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시멘트로 만든 구조물뿐이라니요?
모두 불 질러버리고 싶습니다.
조조가 지금 보았더라면 댐을 터뜨려버리라 했을 겁니다.
그 길을 걸어가면 옛날 덜수가 이 길을 걸으며 인생을 노래하고 사랑을 노래했던
그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겁니다.
살아가는 진솔한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공명이 북벌을 시작하며 많은 군사를 이끌고 건넜을 바로 그 잔도가 아니겠어요?
그런데 모두 물 아래 잠겨버리고 짝퉁 잔도를 만들어 놓고 구경하라 합니다.
아! 佳人은 그런 옛길을 걷고 싶습니다.
그때의 이야기를 덜수를 통해 그려보고 싶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여기까지 달려오다시피 뛰어오며 중간에 또 많은 사진까지
찍고 돌아와 산을 헐떡거리며 올라왔더니...
원래 반대편에 있어야 할 잔도를 서쪽에 새로 만들고 걸으라 합니다.
날씨는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화딱지가 두 배로 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협곡을 오르내리며 삶과 죽음을 생각했을 텐데...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고 싶은 것은 바로 그런 일이었는데...
우쒸!!!
잠시 걷다가 휘익~ 돌아섰습니다.
왜?
속은 기분이 들었고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하니까요.
그리고 한중 시내로 가는 마지막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그런데 이상하게 생긴 바위가 있어 붕어라는 즉어석(鲫魚石)이라는 돌이 하나 보입니다.
붕어처럼 보이시나요?
매기?
저놈을 오늘 잡아 얼큰한 매운탕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습니다.
몸은 바위 속에 감추고 머리만 세상 구경하러 나왔나 봅니다.
인제 그만 내려가렵니다.
아직 모두 본 게 아니기에 내려가며 보려고 합니다.
오히려 모두 부서져도 옛날의 그 길이 훨씬 정이 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석문잔도는 우리가 상상했던 그런 곳이 아닙니다.
이제 인간의 탐욕 덩어리 시멘트로 범벅한 그런 길입니다.
그 길도 예전 그 자리가 아니라 반대편에 그것도 산 중턱에 새로 만든 그런 길이었습니다.
아무리 佳人이 神氣가 있어 옛날 사람과 교감한다고 하지만,
이런 길에서는 덜수도 대책이 서지 않는다 합니다.
그러나 만약 이곳을 찾으신다면, 우리는 멀리까지 걷지 못했지만,
꼭 시간을 내어 걸어보시길 권장합니다.
그래도 멋진 길일 겁니다.
'삼국지 기행 > 삼국지 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중 고한대(古漢臺) (0) | 2013.05.25 |
---|---|
오~ 나의 情人이시여~ (0) | 2013.05.24 |
삶의 길, 탐욕의 길... 석문잔도 (0) | 2013.05.22 |
恨 많은 漢이여~ (0) | 2013.05.21 |
석문잔도로 갑니다. (0) | 2013.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