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19.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삼국지라는 책을 읽다 보면 늘 의문 하나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엄청난 대군을 끌고 두 세력이 마주합니다.
물론, 중국의 이야기라 부풀리기 군사로 숫자가 늘 왔다갔다 하지만...
중국의 자랑이 많은 인구에다가 또 늘 열 배의 뻥튀기를 하기에
100만 명의 군사 동원은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지요.
장비와 마초가 일기토(一騎討)로 싸운 곳이 바로 여기잖아요.
두 세력이 마주치면 우선 상대의 장수끼리 먼저 나와 정정당당하게 겨룹니다.
우선 젠틀맨쉽을 발휘해 자기의 신분을 밝힙니다.
그러면서 적을 향해 나와 겨룰 자는 이름부터 먼저 밝히라 하고 그다음 양쪽으로
모든 병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두 장수만 맞짱을 뜨지요.
왜 먼저 장수가 애피타이저로 나와 겨룰까요?
일진도 아니고 말입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황충과 관우가 많은 양측의 군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겨루는
모습을 그린 벽화로 전쟁 중에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생각됩니다.
양측의 군사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표선수로 출전한 장수끼리 겨룬다.
환장하게도 참 멋진 모습입니다.
여기서는 황충이 탄 말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니 관우가 적이지만, 죽이고 싶지 않다고
다른 말로 바꿔 타고 오라고 하고 황충은 2라운드에 접어들며 화살로 관우를
바로 죽일 수도 있었는데 먼저 빚을 갚는다고 관우 머리 위에 쓴 관만 맞추더군요.
왜 이런 이야기가 삼국지에는 늘 있는 걸까요?
불편한 진실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장수를 더욱 폼나게 그리고 싶어 그런 게 아닐까요?
적을 속이기와 암수와 뒤통수 치기와 매복으로 이루어진 전투를 보며 모든 군사가 마치
순한 양처럼 양측에 도열해 있고 두 장수만 출전해 일기토로
싸운다는 일은 신선한 충격입니다.
우리가 삼국지라는 소설을 읽어보면, 전혀 교육적이지 못한 이야기가 주류입니다.
처음부터 적을 속이고 뒤통수를 치고 간계에 반간계가 난무하며 승리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별의별 추악한 방법이 다 등장하지만, 대군이 마주하면 아주 신사적으로
두 세력의 장수가 나와 정정당당하게 여기처럼 일기토로 싸우다니요?
위의 사진을 다시 보겠습니다.
마초와 장비는 그야말로 가맹관 성문 앞에 설치된 특설 링에서 양측의 군사가
질서정연하게 응원하는 가운데 수 백합을 싸우고도 결판이 나지 않아 2박 3일간
밤에 조명까지 설치하고 싸웠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생쇼의 현장입니다.
쟤들 왜 저러는 겁니까?
누가 장비고 마초일까요?
오른쪽이 말도 장비를 닮아 시커먼스니 장비가 맞네요.
그런데 지들은 자존심 때문에 저런다 하지만, 말은 무슨 생고생입니까?
응원의 힘인가요?
지치지도 않고 2박 3일간 밤낮으로 싸우다니요.
보세요.
큰 화로에 불을 붙여놓고는 야구장 야간경기 때처럼 대낮보다 더 밝게 밝히고 싸우고 있는데
이게 중국인의 무쇠 체력이니 가능한 일이지 무거운 창을 들고 3일 밤낮을 싸우는 사람이
과연 중국인 말고 세상에 또 있을까요?
왜 요즈음 중국인의 체력이 급작스럽게 저하되 한중전 축구시합에
후반전만 되면 비실거릴까요?
장비나 마초보고 공을 차라고 하면 어떨까요?
계략과 매복과 속임수로 점철되는 전투에서 어째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두 세력이 마주치면 무조건 부딪히고 보는 게 아닙니까?
그것도 장수는 늘 뒤에서 군사를 지휘하고요.
우선 잠시 마초를 만나보렵니다.
왜?
여기가 마초가 장비와 싸우며 무공을 뽐내던 곳이니까요.
그런데 천하제패의 위업을 이루겠다는 유비가 동가숙 서가식 하며 상갓집
개보다도 못한 빈대 신세로 살아가고 있을 때였을 겁니다.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꼽지만, 세 치나 되는 긴 혀를 나불거리며 형주에
배째라고 버티고 있었을 바로 그때였습니다.
한중의 사군이라는 장로가 한중 땅을 도교적인 방법으로 다스리는 도중, 서량의 마등은
임지로 떠나기 전 원래 유비와 함께 조조를 제거하려는 혈판장에 도장을 찍은 사람으로
조조가 마등을 제거하려고 한수에게 밀명을 내리자 오히려 조조를 토벌하려고 군사를
움직이게 되었지만, 이게 실패로 돌아가며 죽음을 맞습니다.
이 사실을 함께 따라간 조카 마대가 서량의 마초에게 알립니다.
이에 서량에 남아 성을 지키던 마등의 아들인 마초가 아비의 원수를 갚겠다고 복수혈전을
꿈꾸며 군사를 일으켜 파죽지세로 남쪽을 치고 내려오니 머지않아
장안까지 넘보게 되었다네요.
이에 조조도 군사를 이끌고 서로 지루한 지구전을 벌리는 중 조조는 마초와 한수 사이에
이간계를 쓰며 마초는 패퇴하며 물러났다고 하더군요.
이때 그들의 장면을 잠시 구경하고 가렵니다.
조조가 말을 타고 나오며 마초에 말합니다.
"너는 조정의 녹을 먹는 장수의 아들로 어찌 황제의 명령을 집행하는
나를 배반하려 하느냐?"
조조가 순간 큰 실수를 할 뻔했어요.
무얼?
"황제의 명령을 집행하는 나에게" 라는 말을 "황제인 나를"이라고요.
이때 마초가 조조를 향해 꾸짖습니다.
"천하의 개 같은 조조야!"
물론 이럴 때는 승상이 아니라 황제라도 욕을 해도 됩니다.
아비를 죽인 원수가 아니겠어요?
그리고 조조는 자신에 욕을 하는 자는 용서해도 자기 조상을 욕하는 자는
그냥 내버려 두지 못하는 아주 반듯한 효자입니다.
"천하를 속이고 황제를 속이고 내 아버지와 형제를 죽인 대천지 원수인
조조 너를 생포해 산채로 너의 생살을 씹어 먹으리라!"
중국은 이미 이전부터 인육을 먹었기에 전혀 놀라운 말이 아니지만,
그래도 날 것은 좋지 않습니다.
꼭 음식은 익힌 것으로 드세요.
이 말을 끝내며 마초는 창을 비껴 잡고 조조를 향해 말을 달리니 조조 뒤에 있던 맹장인 우금이
뛰어나오며 마초를 맞이하며 싸우지만, 채 10합도 겨루지 못하고 말머리를 돌려 도망합니다.
이번에 배턴 터치를 하며 장합이 달려나오지만, 이 또한 "Me Too"를 외치며 도망합니다.
이때 이통이라는 자가 다시 뛰어나왔으나 나오자마자
바로 마초의 창 맛을 진하게 보며 꼬꾸라집니다.
마초는 창을 높이 들어 병사를 향해 "조조군을 박살 내자!"고 외치니 지축이 흔들리고
하늘이 컴컴해지듯... 일거에 조조와 조조군은 우왕좌왕 모두 뒤로 도망하기 바쁩니다.
이때 佳人이 서량군을 향해 큰 소리로 알려주었습니다.
"붉은 전포를 입은 자가 바로 조조다~"
조조는 佳人이 소리치자 얼굴이 하얘지며 얼른 붉은 전포를 벗습니다.
그때 佳人 옆에 함께 가던 친구가 소리칩니다.
"수염이 긴 자가 조조다~"
조조가 우리를 쳐다보면 제발 조용히 있어 달랍니다.
그리고는 얼른 칼을 달라고 하더니만, 수염을 잘라 버립니다.
전투 중에 수염을 민다니 조조는 정말 타고난 싸움꾼인가 봅니다.
이때 울 마눌님이 또 소리칩니다.
"수염을 짧게 깎은 자가 조조다~."
오늘 조조 제대로 임자 만났습니다.
조조는 얼른 깃발을 찢어 얼굴을 감싸고 도망가기 급급합니다.
후일 조조가 이야기하길 일생일대 최고로 혼이 났던 순간이라 합니다.
정말 쌀 정도로 식겁했을 겁니다.
동관 전투에 패해 바람을 맞으며 줄행랑치니
조조 맹덕은 허둥거리며 비단 붉은 전포마저 벗어던지네~
칼로 수염마저 자르니 간담이 서늘해졌을 게야~
마초의 이름 하늘 높이 덮어버리네.
마초여 마초여 금마초여~~
마초가 말을 몰아 조조의 뒤를 쫓으니 조조는 식겁해 도망하기 급급합니다.
조조는 주위에 있는 장수에게 마초를 막으라 하니 모두 제 살길 찾아 쳐다보지도
않으니 이 장면은 비디오로 촬영해 도망하기 급급한 자는 나중에
모두 범칙금으로 처리하렵니다.
이때 마초는 창을 높이 들어 조조를 향해 던졌으나 마침 조조는 나무 뒤로 돌아
숨어버리는 바람에 창은 나무에 깊이 박혀 빠지지 않으니 그 사이에 조조는
멀리 달아나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집니다.
마초의 용맹을 알려주는 조조와의 이야기였습니다.
후일 마초는 장비와 가맹관 앞에서 사흘 밤낮을 불까지 밝히고 겨루던 용맹한
사내였기에 그래서 촉나라의 오호상장 중 한사람으로 기록에 남게 되었지요.
지금까지 조조를 이렇게 식겁하게 했던 사람 아무도 없었습니다.
전포도 집어던지고, 수염도 자르고 그리고 얼굴을 깃발로 감싸고 도망하는
조조의 모습이란 정말 재미있잖아요.
이런 마초가 결국, 조조의 계략에 빠져 마지막에는 전투에 패하고 말았지요.
전투란 용맹함으로만 이길 수 없는 복합적인 기술입니다.
중국사람이 전쟁 중에도 원래 이렇게 정정당당합니까?
원칙과 순리에 따라 행동합니까?
그런데 왜 요즈음에는 동북공정이니 십만 리 장성이니 하며 역사를 왜곡하고
장성을 엿가락 늘이듯 하는 겁니까?
만약 옛날에 그랬고 지금은 안 그렇다면 지금 중국을 장악한 세력은
오랑캐만도 못한 민족인가 보네요.
그리고 서해바다를 넘어 한국 영해까지 몰래 들어와 싹쓸이 어업을 하다 들키면
해적보다 못한 행동을 하잖아요.
그 어민은 중국인이 아닌가요?
물론 모두 이렇게 일대일로 싸우지는 않았지요.
우리가 아는 이런 일도 있었지요,
위의 사진에 나오는 조각은 검무를 추는 게 아니라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인
유관장 삼형제가 환상적인 한 팀을 이루고 단신인 여포와 다투는 장면입니다.
맞습니다.
비겁함의 극치죠.
위의 왼쪽이 방천화극을 들었으니 여포지요.
오른쪽이 청룡언월도를 든 관우고요.
아래 왼쪽이 털 목도리를 한 듯하고 장팔사모를 든 장비 맞습니다.
그리고 오른쪽이 쌍칼이라 불리는 유비입니다.
이렇게 일기토로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전쟁에서 유관장 삼형제는
셋이서 죽기 살기로 여포에 대들었을까요?
그때 그때 달라서 그랬을까요?
천하의 영웅이라는 세 사내가 오늘 말이 아닙니다.
삼국지 최고의 형제는 이렇게 비겁했습니다.
도원결의 때 복숭아나무 밑에서 한 약속이 평생을 비겁하게 살자고 했나요?
위의 사진을 보세요.
얼굴을 자세히 보면 마치 시정잡배가 작당하는 인상이 아닙니까?
흉악법의 인상착의처럼 보입니다.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佳人에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너무 심한 사진이라 이번에는 제법 잘 나온 것으로 올려봅니다.
이런 싸움은 일기토라는 일대일 싸움에 먼저 장비가 나섰다가 나중에 형제가
떼거리로 몰려나온 싸움입니다.
이런 일은 시정잡배나 하는 막되먹은 놈의 일입니다.
여포가 저 때 뒤로 도망가며 뭐라 했는지 아세요?
"별 잡놈들 다 보겠네... 저러고 나중에 영웅이라고 하겠지?
후안무치한 놈들... 부끄러움도 몰라요~"
적진을 바람처럼 가르고 초토화하는 일은 슈퍼맨이나 가능한 전투지 아무리
관우라도 적진 속으로 홀로 들어가면 사실 누구 칼에 맞아 죽을 지 모릅니다.
관우가 600만 불의 사나이라도 된단 말입니까?
아군이 쏜 화살에 맞아 죽을지 어찌 알겠어요.
원래 서로 뒤엉켜 전투가 벌어지면 적군의 공격에 죽는 것보다 아군에 의해
죽는 경우도 무척 많고 아군이 쏜 화살이 아군만 피해가서 적에게 명중하는
기술은 중국이 그때까지 발명하지 못했잖아요.
더군다나 칠흙 같은 밤에도 피아를 구분할 수 있다면 이는 배트맨도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적과 아군의 구분은 어찌하나 모르겠어요.
군사 모두에게 삼국이 자기네만의 군복을 지급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수시로 전투하며 항복한 적을 편입시키고 전진하다 보면 군복을 가지고
다니다가 항복한 적에게 나누어 주었을까요?
알고 있는 방법은 목에 스카프를 다른 색으로 두른 것이 아닐까요?
오늘 가맹관이었던 소화고성 문앞에서 장비와 마초가 3일 밤낮으로 둘이서만
싸웠다고 했던 그 자리에 서니 공연히 그들의 엄청난 체력이 부럽기도 하고
사내다움에 부아가 치밀어 투정 좀 부렸습니다.
태클은 佳人의 살아가는 힘인가 봅니다.
이렇게 살아 언제 사람 대접 받겠어요? 그쵸?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 이야기는 정말 쓸데없는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여행을 하다 보니 아무짝에도 쓸 일이 없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여행이 길어지면 이렇게 이상한 생각도 하게 되나 봅니다.
비록,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다닐지라도 그래도 여행은 재미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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