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에 왔어요.

2011. 4. 26. 00:15중국 여행기/광동,광서,귀주성 배낭여행

11월 23일 여행 34일째 마지막 날

 

오늘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구이린에서 밤 9시 23분에 출발한 열차는 밤새워 달려 아침이 밝아오자 광저우에 도착합니다.

오늘 계획은 우선 배낭을 어디엔가 맡기고 광저우 시내를 돌아보는 일입니다.

가 보고 싶은 곳이 한두 곳이 아니지만, 시간이 많지 않기에...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 출발시각이 오후 5시이니까 3시까지는 공항에 도착해야 합니다.

광저우역 광장 옆에 있는 공항행 리무진 버스를 오후 2시 전에는 타야 합니다.

그렇게 역순으로 시간을 계산하니 아침 9시부터 5시간의 여유가 주어집니다.

 

어찌 보아야 5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까를 고민합니다.

가방을 맡기는 곳의 젊은이에게 물어봅니다.

그래서 추천받은 두 군데만 둘러보기로 합니다.

처음으로 원, 명, 청 시대의 도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볼 수 있다는 베이징루를 봅니다.

그다음 멀지 않은 곳의 진씨서원을 들려보기로 합니다.

 

저는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고 느낌을 메모하며 다닙니다.

그러나 세상은 무척 다양한 모습이라 제대로 표현하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열심히 시간 나는 대로 나름대로 생각을 메모하고 느낌을 글로 남깁니다.

 

그 이유는 기억력이 좋지않아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는 총명이 과인하야 하나를 들으면 백을 통하였지만.... 

그러나 지금은 백을 들으면 겨우 하나만 통하는지라 여행에서 돌아와 수첩을 보며

어떤 경우는 적어놓은 글의 의미를 몰라 한참을 고민합니다.

 

머리가 나쁜 사람은 이래저래 고생하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메모해둔 글을 지워버리기도 하곤 합니다.

환장할 노릇이지요.

 

열차는 대체로 편안한 편이었습니다.

잠을 푹 잔 것 같습니다.

어제저녁 9시 43분에 정확히 출발한 열차는 밤새 달려 아침에 광저우역에 정확히 도착합니다.

 

드디어 광저우에 도착했습니다.

여행의 시작을 이곳 광저우에서 했으며 끝도 이곳 광저우에서 하게 되는군요.

 

결국, 여행이란 떠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과정에 안전이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우리가 타고 온 기차의 종착역은 센젠(심천)이군요.

 

광저우역 출구에 11월 23일 아침 8시 47분을 가리킵니다.

그러니 꾸이린을 출발하여 11시간이 걸렸네요.

 

그런데 광저우가 이상해졌습니다.

원래 기차역 앞에는 삐끼의 세상인데 한 명도 보이지 않습니다.

아침에 도착하니 그 많던 삐끼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군요.

아시안 게임으로 모두 잠수시켰나 봅니다.

 

이번 여행의 시작이 바로 광저우였고 34일 전 첫발을 디딜 때 무질서와 삐끼로 몸살을 했기에

무조건 밤에 출발하는 난닝행 슬리핑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중국이 환골탈태했습니다.

거리는 깨끗하고 도로마다 교통질서요원이 안내하고...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시안 게임으로 말미암아 삐끼가 휴업을 한 게 아니고 단속을 한다는 일이었습니다.

원래 있어야 할 게 없으면 뭔가 허전합니다.

 

역 광장을 걸어 왼편으로 가면 광장이 끝나는 곳에 위의 사진처럼 건물이 있습니다.

그 건물 앞이 바로 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의 종점이며 출발점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공항까지 바로 가는 리무진 버스 종점입니다.

그러나 버스 사무실에서는 가방을 맡아줄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진에 보이는 양산을 펼친 가게에 물어보니 배낭을 맡아준답니다.

우선 배낭을 우리가 타고 갈 공항행 터미널로 가 맡겨보렵니다.

공항행 버스는 광저우 역 바로 옆에 있습니다.

 

가게 안을 들여다 보니 이미 가방이 무척 많습니다.

그 집은 물건을 팔아 버는 돈보다 원가도 들이지 않는 가방 보관으로 버는 돈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배낭은 두 개에 15원을 받습니다.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지요.

배낭을 맡기고 이곳에서 대 여섯 시간 돌아볼 곳을 물어보았습니다.

택시를 타면 가까운 거리라 합니다.

 

월수공원 앞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중국이 무섭게 변했습니다.

불과 한 달 전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 보았던 광저우가 아닙니다.

지저분하고, 복잡하고 매연과 무질서...

이게 모두 어디로 갔습니까?

천지개벽입니다.

 

이제 우리 부부는 제일 먼저 베이징루로 갑니다.

그곳에는 옛날에 만든 도로를 볼 수 있다고 하니까 가서 보려고 합니다.

 

베이징루를 물어보니 누구는 택시를 타라고 하고 누구는 버스를 타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걷습니다.

 

우리 부부는 택시를 잘 타지 않습니다.

그걸 타면 동서남북의 구별이 되지도 않고 유효기간이 임박하지만, 내 장기는 내가 지키고 귀국해야 하니까요.

 

우리가 복사해간 지도를 보여주고 위치만 표시해달라고 했습니다.

표시된 지도만 들면 우리 부부는 어디든지 걸어갑니다.

중간에 안내하는 사람을 만나 물어보면 모두 택시나 버스를 타고 가라 했지만, 무조건 걷습니다.

 

중국 거리도 이렇게 깨끗하고 쾌적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달라졌어요. 아시안 게임 기간만(?), 아니겠죠?

 

지금이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한참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여행이 이렇게 두서없이 무계획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아~ 이게 뭡니까?

젊은 학생이 거리마다 서서 외국인에게 영어로 안내합니다.

천지개벽입니다.

게다가 모든 화장실은 무료로 개방했습니다.

 

더럽다는 선입견을 지닌 중국도 할 수 있군요?

갑자기 광저우가 좋아집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좀 더 일찍 이곳에 와 즐길 걸 그랬나 봐요.

짜이요! 중국~ 너희들도 할 수 있어~~

 

아~ 이 죽일 놈의 인기...

어디를 가나 오빠를 연호하며 싸인해달라는...

어쩌면 좋겠습니까?

佳人 오빠는 너무 피곤해.~

 

그곳에서 지도도 무료로 배포합니다.

아시안 게임으로 광저우가...

아니 중국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대화마저 통하니 다니기가 무척 편리합니다.

 

길가에 서서 우두커니 동서남북을 살핍니다.

살펴봐야 뭘 알겠습니까?

그래도 살펴보게 되는군요.

 

34일 전 처음 광저우에 도착했을 때 정신이 없고 혼잡하고...

그런데 이렇게 다른 도시가 되었습니다.

지저분한 도시가 마치 새롭게 탄생한 도시처럼 보입니다.

 

시내에서는 대형 전광판이 설치되어 아시안 게임을 중계하는군요.

 

드디어 千年古道라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유리로 덮어놓았군요.

바로 이 아래 元代부터 만든 도로가 그대로 남아 있다는군요.

 

오늘 돌아다닐 일정입니다.

기차역을 출발해 공항행 버스 정류장에 배낭을 맡기고 아래로 월수 공원 앞을 지나 인민공원을 지나 베이징루로

간 다음 서쪽으로 큰길을 따라가다 보면 진 씨 서원이 있어 그곳을 들렸다 북으로 올라가 유화호 공원을 지나

버스 정류장으로 가 배낭을 찾아 공항으로 갈 예정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중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옛날 모습이 그대로 많이 남아 있습니다.

어떤 경우는 부럽다는 마음도 듭니다.

 과거는 동양에서의 문명국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기에 그 문화를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산업화가 늦어짐으로 오히려 옛 모습이 많이 남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