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구름이 머무는 산의 남쪽 윈난(雲南:운남)

2009. 12. 2. 00:09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09

이번 여행 기간 가장 많은 시간인 15일을 보내야 할 곳은 중국 윈난성입니다.

우리 부부의 첫 번째 중국 배낭여행을 윈난성으로 정하였습니다.

중국 여행은 여행사를 통하여 여러 번 다녀왔지만 배낭여행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첫 중국 배낭여행지로 우리부부가 윈난성을 택한 이유는 중국어를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윈난성은 중국어를 하지 못해도 전혀 걱정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여행 코스가 무척 단순하고 많은 여행객이 다니는 길이라 쉽게 적응할 수 있을 듯합니다.

 

혹시 중국어를 하지 못하시며 중국 배낭여행을 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佳人은 바로 윈난성 코스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서양인도 많이 다니고 더군다나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가 여행지 어디에나 있기에 낯가림 없이 다닐 수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 우리 민족과는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동서의 길이가 4.500km인 미국도 4개의 시간대를 두고 있는데 5.200km인 중국은 하나의 시간으로 통일된 나라.

인민 모두가 평등한 사회주의 국가이나 빈부의 격차가 커 전혀 평등하지 않은 나라.

 

국민소득은 우리보다 적으나 부자숫자가 우리나라 인구보다도 많은 나라.

왕 씨 성을 가진 사람이 남한 인구의 두 배나 되는 나라...

가장 어려운 한자를 사용하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국어인 나라.

 

세계에서 가장 많은 14개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덤으로 바다로도 6개국과 더 국경을 마주하는 나라.

0.4%의 인구가 75%의 富를 움켜쥐고 있는 나라.

부리도 없는 수탉 모양의 나라.

머리는 옛 우리의 영토인 고구려의 땅.

 

중국 역사상, 인구의 95%가 넘는 한족이 세운 나라가 몇 나라나 되나?

한나라, 명나라, 송나라.....

그들이 오랑캐라고 지칭했던 정복 민족이나 침투 민족에 의해 생긴 나라가 더 중원에서 융성했던 불가사의 한 나라.

오히려 선비족이나 몽골족, 거란족이나 만주족에 의해 세워진 중원의 통일국가가 더 융성했던 나라.

 

더군다나 여진족이 세웠다는 금나라는 시조가 아골타라고 하는 데 금나라 정사인 金史에는 아골타는 신라인이라고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고 하고 아골타의 성이 金씨라고 金나라라고 정했다는데...

명나라를 이어 대륙을 평정한 마지막 왕조인 청나라를 세운 만주족의 황제도 金 씨였다고 하던데...

 

그래서 금나라에 대항했던 우리의 이순신 장군처럼 추앙받던 한족의 나라인 송나라의 악비라는  장군이 요즈음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하던데 자기 영토 안에 생긴 역사는 자기네 역사가 되겠지만,

이웃나라의 역사도 인정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우리는 그들과 지구가 없어지는 날까지 이웃으로 살아가야 할 운명입니다.

윈난성의 크기만 우리 남한 면적의 4배랍니다.

佳人은 사실 중국을 좋아하면서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은 많은 시달림을 받았고 무엇보다 佳人이 한국인 이기에.

 

그러나 대 고구려 시대에 중원을 통일한 국가인 수나라와 7전 4선승제 월드 시리즈에서 고구려는 싹쓸이

4 선승을 먼저 거둠으로 수나라의 명을 재촉한 이래 중국이 가장 한국을 부러워하는 시기에 우리 세대는 살고 있습니다.

5천 년 역사 속에 중국이 지금처럼 한국을 부러워해본 적이 있었을까요?

 

앞으로 미국을 대신할 대국이 중국이라고 하더군요.

나라와 경제력에 걸맞게 정신력도 성숙하여 세계 속의 큰 나라로 나아가기 바랍니다.

 

역사는 역사이고 그곳에 사는 사람은 별개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것이 여행을 통하여 알아가는 일인 듯합니다.

 

베트남 하노이 출발 쿤밍행 비행기는 70인승의 작은 비행기입니다.

승객 대부분이 중국 단체 여행객인 듯하네요.

 

봄의 도시라는 의미인 常春의 도시니 꽃의 도시라는 윈난성의 성도 쿤밍.

중원에 살던 중국인들은 중국 대륙의 서남쪽 구석에 있는 이곳을 "구름이 머무는 산의 남쪽"이라고 하여

윈난(雲南)이라고 불렀다네요.

그렇지~ 구름은 높은 산을 만나면 머물다 가지.

 

평균 고도 1.950m로 상당히 높은 고도에 있는 도시로 지명에서 풍기는 이름이 왠지 문학적인 멋이 있어 보입니다.

한라산 높이가 1.950m라고 하니 가끔 운동선수들이 고지 적응을 위하여 자주 찾아오는 도시가 이곳이 아닌가 합니다.

윈난성 면적은 남한의 약 4배나 되는 넓은 지역으로 중국 소수 민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다고 하네요.

 

기내식은 별로 화려하지 않습니다.

워낙 비행시간이 짧아 입국신고서 쓰고 밥 먹기에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러니 떴다... 입국신고서 쓰며 밥 먹는다(밥이 없다)...

그리고 비행기는 하강한다가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커피 한 잔 먹을 시간도 없어 아예 주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하노이 공항에서 무료로 커피까지 먹었기에...

깜 언~ 베트남 항공.... 오늘 세끼를 모두 지원해줘서~~

 

원래 비행시간은 1시간 30분이나 약 한 시간 정도 비행하니 쿤밍 상공입니다.

비행기에서 식사 때 제공되는 플라스틱 칼도 버리지 말아야겠습니다.

그 칼이 손으로 까기 어려운 과일에도 어느 정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음식점이나 숙소 어느 곳에서나 뜨거운 물이 무료로 제공됩니다.

스테인리스 물컵과 알루미늄 물병과 녹차도 챙겨가면 쓸모가 많습니다.

오잉? 정말 밥알이 안 보인다.

 

기록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운남에 관한 이야기는 漢나라 무제 때라고 하네요.

한무제 유철이라면 바로 사마천에게 사내로는 부끄러운 궁형을 내린?

어머니 또한 효경 황후라 하지만, 사실 이미 시집까지 가서 딸도 낳았던 과거가 있는 여자가 궁에 들어와

현란한 바람을 일으키며 한경제 유계를 농락한 왕질이라는 여인이 아니었나요?

 

당시 기록에 의하면 이 지역을 "채색 구름이 남중에 나타나다.(彩雲現于南中)"라는 말이 기록되어 있다고

하니 이미 예전부터 이 지역은 무지개 빛 아름다운 구름이 있는 남쪽이라는 운남인 듯합니다.

중국 중원은 대륙성 기후로 늘 운무와 황사로 자주 하늘이 보이지 않았으니 중국사람들은 해가 아니라

이런 구름만 봐도 환호했을 게야.

 

오죽하면 촉나라 개가 해가 보이면 짖었다는 촉견폐일(蜀犬吠日)이라는 말이 다 생겨났을까요?

젠장... 촉나라 개는 똑똑하기도 해라.... 별걸 다 보고 짖어댄다.

아니 이런 구름은 어떨까?

이런 구름이 중원에 보이면 환장할 노릇입니다.

 

오늘 해 떴다. 그런데 넌 왜 짖지 않고 자니?

"여기가 아름다운 무지갯빛 구름이 있는 윈난이걸랑요~~"

그런데 남쪽 지방에 가면 월나라 개가 눈이 오면 짖는다는 월견폐설이라는 말도 있다고 하네요.

정말 환장하겠습니다.

 앞으로 중국 개를 보면 존경해야 할까 봅니다.

물론 의미는 다른 뜻을 내포하고 있지만....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하자 방역 요원들이 올라와 약을 사정없이 뿌려댑니다.

파리 잡냐?

아니면 내가 신종플루 환자냐?

난 목욕도 자주 하지 않는 너희가 더 무섭다.

사실 이때가 사스가 창궐하여 중세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제2의 흑사병 시대라고 우려했을 때입니다.

 

게다가 이미 기원전 221년 진나라 시황은 통일제국을 수립하고 나서 윈난에 군현을 설치하고 도로를 정비

하였으며 관리를 파견하여 통치토록 하였다네요.

그 후 삼국지라는 소설책에 나오는 꾀돌이 제갈량이 “무력으로 제압하는 게 아이라카데~ 하모~~ 마음으로

부터 복종케 해야 확실하게 팍~ 잡는다 아니가? (不以力制, 而取其心服)”하는 정책으로 윈난의 맹주 맹획을

칠종칠금(七縱七擒)하여 확실히 "꿇어?"라고 하였다네요.

 

제갈량은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르단 말이야~~  

저양반이 들고 있는 저 학우선만 빼앗으면 佳人도 똑똑해질까요?

사실 이 지방은 그 후에도 남조국이나 대리국이 있던 독립국가였다네요.

 

쿤밍의 발전은 아편전쟁 이후 서강 열강들이 서로 중국 대륙을 놓고 난도질할 때 프랑스에서 이곳을 요리하기

위해 베트남 하이퐁 항에서 하노이를 거쳐 철도를 부설함으로 개방이 되며 개발이 촉진되었다 하네요.

 

지금은 그 철도가 중월전쟁으로 폐쇄된 이후 하노이로부터 베트남 국경도시인 라오까이까지만 운행되고

중국 국경도시인 허커우로부터 쿤밍까지는 먹통이라고 하네요.

철로 폭이 1m 정도 되는 협궤로 제까짓게 달려야 속도가 나겠어요?

지금도 베트남에서 운행되는 철도의 속도가 4-50km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다는데.....

 

입국 수속 마치고 공항 앞에 있는 주차장을 가로질러서 67번 시내버스를 타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중국에서의 첫 번 째 미션은 난생처음 배낭 메고 온 초보가 중국 땅에서 처음으로 시내버스 타기에 도전해 봅니다.

버스 요금은 1위안이며 그냥 운전석 옆에 있는 돈 통에 넣기 때문에 잔돈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곤란합니다.

어떤 사람은 옆에 붙어 서서 다른 사람이 내는 돈을 직접 받아 잔돈을 거슬러 받기도 하더군요.

 

중국은 한자를 쓰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별로 낯설지 않습니다.

버스 안에서는 한자와 영어로 된 전광판이 뜨고 방송으로도 나옴으로 버스를 이용하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습니다.

제일 어렵다고 생각한 첫 번 째 미션은 미션도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시내버스를 탈 때 어디 말 한마디 하며 탄 적이 있었던가요?

공항에 도착하고 나오면 이 야심한 시각에 삐끼들이 스린이나 지우시앙 동굴을 가는 투어 전단지를 뿌립니다.

 

더군다나 돈을 벌기 위한 언어는 무척 어렵지만, 돈을 쓰기 위한 언어는 정말 쉽습니다.

그래서 울 마눌님에게 중국에서 살아 돌아오는 생존 중국어를 몇 마디만 훈련(?)시켰습니다.

성조가 어려웠지만 필담까지 더하면 윈난성 보름 여행 동안 전혀 소통(?)에 힘들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중국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아닌데 먹고 자고 구경하는 언어는 사실 몸글리쉬로도 충분합니다.

 

혹시 언어 때문에 외국여행을 겁내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절대로 망설이지 마세요.

그곳에 가면 우리와 같은 36.5도의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람들이 사는 곳입니다.

여행의 열정이 외국어 한마디라도 더 배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그럼 佳人은 뭘 했느냐고요?

공부하고 말하는 가마우지 보셨수? 나 원 참!!!

그리고 감독이 직접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공 차는 것 봤수? 

가끔 양복저고리 벗어젖히고 소리만 지르지....

 

버스에 승차한 시간이 밤 9시 11분으로 우리와는 한 시간 늦고, 베트남보다는 한 시간이 빠릅니다.

정말 웃깁니다.

하노이보다 경도가 더 서쪽에 있는 쿤밍이 한 시간 더 빠릅니다.

사실 쿤밍보다 더 멀리 서쪽에 위치한 라싸도 북경과 같은 시간인데요 뭘...

 

버스요금은 한 사람이 1위안으로 우리 돈 180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한국에서 환전할 때 은행에서는 주로 100위안 단위로 해 줍니다.

1위안의 소액이 필요하다고 하자 마침 은행에 근무하시는 분이 예전에 중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며 남은

1위안 동전이 있다고 하며 두 개를 그냥 주셨습니다.

버스 잘못 타면 큰일 납니다.

1위안 동전이 딱 두 개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가는 나라 세 군데인 중국이나 베트남 그리고 태국의 화폐에는 왜 한 사람의 얼굴로만

도배가 되어 있을까요?

그 사람이 잘생겨서일까요? 아니면 그 사람 말고는 그 나라에서 외부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어서일까요.

우리나라에서 50.000원 권을 발행할 때 신사임당으로 하며 많은 말이 있었는 데.....

사회주의 국가는 평등이 기본이지만, 중국은 화폐부터 남녀차별이네요.

 

이번 여행도 경비를 최소한으로 아끼기 위해 주로 걷고 시내버스를 이용할 계획입니다.

백수가 돈을 버는 방법은 예정된 경비를 과감하게 줄이는 방법입니다.

쿤밍 숙소는 이번 중국 여행에서 처음으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첫 배낭여행이라 그래도 마음적으로 의지할 수 있기에 그리하였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구글 지도를 복사한 종이를 내밀며 한 남자에게 숙소 방향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가리켜 줍니다.

그런데 한참 가다 보니 아닌 것 같아 이번에는 지나가는 젊은 여자에게 다시 물어보니 지금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뒤로 돌아 신호등을 두 개 건너면 된다고 하네요. (신호등을 가리키며 양거 홍뤼등이라는 말이 들렸습니다.)

우쒸~~ 다음부터는 절대로 한 사람에게만 길을 물어보지 않으리라.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생각

내 심장에는 아직도 36.5도의 뜨거운 열정의 피를 몸 구석구석 흘려보냅니다.

살아가는 도중에 열정은 우리에게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배낭여행이란 나이와는 무관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나는 내 인생의 여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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