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딘이라는 절을 찾아서....

2009. 5. 20. 00:04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종단 배낭여행

닌빈에서 짱안을 오던 길은 이제 확장과 포장공사가 진행 중이다.

계속 큰길을 가면 터널이 나온다.

터널을 지나 그 길에서 왼편을 보면 베트남 4대 사찰의 하나라는 바이딘 절(Chua Bai Dinh)이 보인다. 

절의 크기가 대단히 크다.

 

베트남 사람들은 자신들이 사는 집은 기묘한 형태로 작게 만들어 살고 있지만 이곳에는 부처님이 계시는

사찰이라 어마어마하게 크게 만들어 놓았다.

죽은 호찌민 영묘의 크기도 만만치 않지만.... 

 

주차장에 들어서면 오토바이 군단의 공격을 받는다.

그 이유는 주차장에서 바라보면 사찰은 언덕 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딱히 오토바이를 타고 갈 필요는 없다.

나지막한 야산이고 경사도 그리 심하지 않다.

 

발목을 다친 사람 빼고는 그냥 천천히 걸어서 올라가면 된다.

지금 공사가 진행 중에 있는 사찰이다.

원래 이곳에 있던 절은 아니었는데 이전 신장개업을 준비 중인 거대한 절이다.

 

주차장에서 천천히 구경하며 걸어서 올라가자.

아마도 회랑으로 사용될 건물인 듯싶다. 

 

여기에는 모두 모습이 다른 아라한들이 모여있다.

이 아라한 상들은 이곳 회랑에 모셔진다는 데 모두 500개의 아라한 상이란다.

그러니 500 나한상이 된다.

우리 모두가 노력하면 부처가 될 수 없을지라도 아라한은 될 수 있다.

세상에 모두 아라한처럼 살 수 있다면 세상은 법이 필요 없을 것이다.

 

진정 가섭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 옆에는 오토바이 군단이 주차장에서부터 계속 따라온다.

이 친구들은 마치 우리가 걸어 올라가다 발병이라도 나길 바라는 모습이다.

그런 마음으로는 절대로 아라한이 될 수 없을 텐데..... 

이 친구들은 주윤발이 나오는 영화를 너무 많이 보았나 보다.

날도 더운데 외투까지 걸치고....

 

아라한의 표정은 우리와는 사뭇 다르게 재미있게 놀고 계신다.

아마 이게 다 완성이 되면 이곳 또한 유명한 볼거리가 되지 않을까? 

우리도 선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나중에 공양만 받고 지내는 아라한이 되지 않을까?

 

오토바이 군단은 우리의 아리랑을 부른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

佳人 귀에는 그리 들린다.... 이 말이다. 

 

그냥 외면하고 올라가자 그들은 사라진다.

그러나 정상에서 기다리다가 우리가 올라가서 내려올 때 다시 따라붙는다.

그래도 "됐네~~ 이 사람들아~"하며 방긋 웃어주면 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아래의 모습은 사진이 시원치 못해 표현을 못하겠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어느 게 대웅전인가?

위? 아래?.....

 

일단 제일 위에 있는 건물부터 들어간다.

 

부처님도 용을 좋아하시나 보다.

 

안에 들어가면 청동으로 만든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부처상이 셋이나 있다. 

하나의 무게가 50톤이다.

비쉬누 신의 9번째 화신이라는 부처.

부처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보리수나무 밑에서 정진을 하실 때 폭우가 쏟아졌단다.

그때 머리가 7개 달린 나가라는 뱀이 머리를 활짝 펴서 부처를 폭우로부터 보호해 주었단다.

그래서 힌두교에서는 부처의 머리 위로 나가라는 머리가 7개가 달린 뱀의 형상으로 표현을 했는데

중국이나 베트남, 그리고 우리나라는 후광으로 표현을 했다.

 

부처님 앞에는 베트남의 4대 성스러운 동물로 여기는 거북이가 학을 업고 있다.

학이 거북이를 깔고 뭉개고 있는 게 아니란다. 

세분의 부처의 손 모습은 모두 다르다.

오른쪽에 계신 부처는 왼손을 들고 가운데는 그냥 무릎에 올려놓으시고 왼편은 오른손을 들고 계신다.

세 분 중 어느 부처가 더 파워가 강하실까?

양 쪽으로 세워놓은 거대한 장식용 도자기 항아리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밧짱 도자기 마을에서 본 장식용 도자기 항아리가 이곳에 있다.

크기가 사람 키를 훌쩍 넘기고도 남는다.

도자기와 부처상의 크기를 짐작해 보자. 

우리를 초대한 베트남 여교수는 어디에 계실까?

마치 숨은 그림 찾기 하는 기분이다.

사진 오른쪽 아래 구석에 서 있다.

 

부처님~ 세분이 한 곳에 계시니 심심하지는 않으시죠?

마치 세분이 오른손 올려~ 왼손 올려~ 손 올리지 마~ 하시며 게임을 하시고 계시는 것처럼 보인다.

앞에 서 봐도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부처님은 힌두교에서 비쉬누 신의 9번째 화신이라고 했다.

비쉬누 신은 세상이 혼탁해질 때마다 이렇게 변신을 하여 세상을 구하러 오신단다.

10번째는 아직 오지 않았다.

10번째는 백마 탄 초인의 모습으로 칼키라는 이름으로 오신단다.

우리의 이육사 님은 이미 광야라는 시에서 백마 탄 초인을 예견하신 적이 있다.

오잉~ 그러면 독수리 5형제는 졸지에 백수가 되는데? 

 

그런데 이건 뭬야?

용인가?

베트남의 옛 건물에 가면 이 용이 꼭 있는데 너무 살이쪄 도저히 하늘로 날아가지 못할 것 같다.

그러면 이무기가 되는데....  

 

제일 위에서 바라본 아래의 모습.....

왜 사찰은 꼭 이런 경치 좋은 곳에만 있는가?  

 

바로 아래 있는 건물에 있는 부처상이다.

이곳의 부처상은 아까보다 두배인 100톤의 청동으로 만들었단다. 

혼자 계신다고 무게가 두배로 만들었나?

오른손에 연꽃을 든 부처님의 뜻을 아시는가?

이곳에는 가섭이 너무 많구나....

염화시중의 미소...

 

마당에는 커다란 범종이 어디에다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지.... 

이 종의 무게는 27톤이란다.

우리나라 에밀레 종의 무게가 22톤이라는데.....

그러나 종 모양은 우리와 다르게 일자 형태로 우리 눈에는 영 어설퍼 보인다.

 

인경이라는 범종에는 한자로 반야바라밀타심경이 양각되어 있다.

이 종을 치면 삼장법사가 번역한 반야심경을 정말 외우지 않아도 될까? 

삼라만상의 번뇌로부터 정말 해탈할 수 있을까?

마하 유가의 세월 중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나 깨달음....

그거 말이죠~~

오랜 세월을 고생하며 높은 경지에 오르는 힘든 일이 절대로 아닙니다.

바로 내 마음속에 잠자고 있는 나의 순수함을 끄집어내는 아주 쉽고 단순한 일입니다요.

 

이제 베트남 사람들이 성스 로운 동물로 여기는 4가지가 다 나왔다.

유니콘이다.

아까 학을 업고 있는 거북과 용을 보았으니.... 

 

이제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려면 5년 이상은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이게 완성되면 이 사찰이 베트남에서는 제일 큰 사찰이 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부처님에게 소원을 빌지 않을까?

 

이제 늦은 점심을 먹고 우리는 껭가 수상마을로 간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한걸음 물러서면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으로 들어가면 넓은 세상은 보이지 않지만 희로애락이 있다.

바로 우리들이 살고 있는 그런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