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안이라고 아십니까?

2009. 5. 13. 00:15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종단 배낭여행

11월 21일 여행 22일째.

오늘은 베트남 친구와 함께 우리들만의 여행을 떠난다.

우리 부부를 위하여 특별히 시간을 내고 기꺼이 초대를 했다.

어제 다녀온 닌빈 지역의 호아루와 땀꼭 인근에 있는 짱안이라는 곳이란다.

베트남 현지인이 여행사 투어를 계약할 때는 비용이 외국인이 계약할 때와는 다르게 저렴하다고 한다.

지프차에 한국어를 하는 가이드도 함께 했다.

 

닌빈이라는 행정구역 안에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가지 않는 은둔의 관광지 짱안을 아시나요?

아침에 숙소로 차를 보냈다.

우리는 그 차로 교수댁으로 들려 함께 닌빈으로 향했다.

 

어제 들렸던 그 휴게소에 또 들른다.

아마 이곳은 닌빈으로 가는 모든 관광객이 들리는 곳인가 보다.

 

닌빈 시내를 통과하며 차는 우측으로 새로 생긴 넓은 길로 들어간다.

15분 정도 들어가자 좌측으로 좁은 비포장 길이 나오고 입구에는 Trang an이라는 작은 푯말이 붙어있다.

짱안....

은둔의 장소...

 

15세기 프랑스 사람들에 발견된 2-3만 년 전 만들어진 자연 수로 동굴이다.

승용차 몇 대만 서 있는 한가한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다.

우리 부부, 베트남 여교수, 우리말을 아주 잘하는 여자 가이드 넷이다.

운전기사?

그 사람은 차를 지켜야지~~

 

어제 땀꼭을 보았는데 이곳도 배를 타고 동굴 수로를 통과하는 비슷한 곳이다.

그러나 전혀 다르다.

관광객이 거의 없다.

매표소에 매표원도 없다.

잠시 기다리자 매표원이 오고 표를 구매한다.

매표소에 입장료 가격표가 없다.

슬쩍 물어보니  땀꼭과 같은 60.000동이라고 한다.. 

 

배는 많으나 사공들도 별로 없고 승선하는 사람은 우리밖에는 없다.

배는 땀꼭의 양철배와는 다르게 밑바닥이 대나무로 되어있다.

왜 바닥을 대나무로 깔았는지 그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된다.

선착장은 땀꼭처럼 깨끗하게 정비가 되어 있지 않고 아래 사진처럼 그냥 맨땅이다.

 

이제 출발이다.

대기하고 있는 사공도 다섯 명 밖에는 없다.

그만큼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적다는 말이다.

땀꼭은 배 하나에 두 명의 사공이 탄다.

 

그 이유는 한 명은 관광객에게 집요하게 장사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곳은 아예 배 안에 팔 물건을 담는 통도 없고 한 명의 사공이 노를 젓는다.

우리는 네 명이 모두 한 배에 탔다.

땀꼭은 외국인의 경우 정원이 2명으로 제한이 된다.

 

출발해서 잠시 가다 보면 절인 지 사당인지 하나 있다.

여기다 배를 대고 잠시 쉬어 간다. 

들어가 봐야 한국인 눈에는 어설퍼 보여 별로 볼 것도 없다.

 

해가 달을 뚫은겨? 달이 해를 뚫은겨?

오른쪽에서부터 읽어보고 왼쪽에서부터도 읽어본다.

그럼 우리는 어찌 살라고....

 

이제 절을 출발하여 계속 안쪽으로 들어간다.

세상의 시간이 멈추어 선 곳....

다만 노를 젓는 물소리만 간간히 들린다. 

이 세상에 우리밖에는 없는 듯....

이제 우리는 그림 같은 산수화의 화폭 속으로 쪽배를 타고 미끄러져 들어간다.

 

왜 사람들은 아무도 없는 이런 곳에 오면 좋아할까?

마치 세상의 움직임마저 멈추어 버린 것 같다. 

베트남 여자 가이드는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아가씨다.

 

그래서 우리와 함께한 하루 동안 언어의 장벽은 없었고 모든 대화는 한국어로만 이루어졌다.

물론 우리 부부가 제일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했다.

멀리 산 허리에 절 하나가 보인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이곳에 어부가 고기를 잡고 있다.

마치 그림 속에 있는 어부의 모습처럼 정지되어 있다.

 

고기를 잡고 있는 어부의 옆을 지나 앞을 가로막고 있는 큰 산 밑으로 다가간다.

지금 우리 보고 설마 저 밑으로 들어가자고는 하지 않겠지?

 

얼라리요?

배가 가까이 접근한다.

아마도 입구만 보고 다른 동굴로 가겠지.

 

흐미~~

그냥 들어와 버렸네~~

수로로 된 동굴 내부는 간간히 전기불이 켜져 있고 미리 배에 준비된 랜턴을 비추며 수로를 따라간다.

랜턴은 길도 비추고 머리 위에 동굴 천장을 비춘다.

그 이유는 동굴이 워낙 낮아 머리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어둡고 캄캄한 곳이라 지금부터 사진의 상태가 나쁘다.

동굴 내부는 상당히 덥다.

이제는 배 바닥에 모두 엎드려야 한다.

머리 깨진다.

 

왜 배 바닥에 대나무를 깔았는지 이제야 알겠다.

동굴 천장에서 물까지 떨어진다. 

랜턴을 비추어가며 서서히 나아간다.

카메라 높이도 따라서 배 바닥으로 낮아진다.

 

이곳은 좀 천장이 높아진다.

이 안은 온도가 상당히 높다.

 

또다시 엎드려라....

이래서 이곳은 배 한 대만 간신히 빠져나갈 수 있어 일방통행이다.

완전히 배 바닥에 엎드려야 머리 깨지지 않고 무사히 통과한다.

 

지금 우리는 3만 년 전에 만들어진 동굴 수로를 지나고 있다.

배 바닥에 바짝 엎드린 상태로....

 

어제 다녀온 땀꼭은 이곳의 예고편이다.

어제는 그곳이 좋다고 생각했으나 이곳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곳에 비하면 워밍업 정도 밖에는 안 된다.

 

이제 출구가 보인다.

햇빛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약 10분 정도를 배를 타고 지나온 듯하다.

동굴을 지나오는 동안 대 여섯 번을 배 바닥에 엎드리고 통과를 해야 했다.

 

햇빛을 보니 이렇게 즐거울 수가....

아니다... 머리 깨지지 않고 무사히 통과한 안도의 웃음이다.

난생처음 이런 동굴 속을 배를 타고 지나 봤다.

 

오늘은 동굴 하나로 끝 낸다.

앞으로 5개가 더 남았다.

이것은 동굴 탐사이지 뱃놀이가 아니다.

머리에는 헬멧이라도 쓰고 타야지 잘못하다가는 컴컴한 동굴 속에서 머리 깨지겠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어려운 일도

어떤 즐거운 일도 영원하지 않다.

만약 영원한 것이 있다면 우리의 사후세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