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아 칸 - 당신이 압사라인가요?.

2008. 12. 29. 16:21동남아시아 여행기/시엠립 배낭여행

이제 비도 그쳤고 우리는 툭툭 기사와 만나기로 약속한 서쪽 문으로 향했다.

외곽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마치 흉가와 같은 기분이 든다.

앞에 보이는 저 나무도 죽어서까지 유적을 움켜쥐고 놓지를 못한다.

 

도대체 전생에 나무와 유적은 무슨 악연이 있었길래....

아니면 포근히 감싸 안은 모습으로 볼 때 연인 사이였나?

지금 佳人이 걷고 있는 이곳에 예전에 자야바르만 7세가 많은 궁녀들을 거느리고 산책을 했을지도 모른다.

 

앞에는 무너진 유적 더미로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그래서 다시 성소 안으로 들어왔다.

마치 미로와도 같고 어두컴컴하였으나 방향만 정하고 곧장 나아가면 된다.

 

이 건물의 특징은 중앙 성소로 향하는 문이 점점 좁아진다.

아마도 최초 건립 당시 자야바르만 7세가 아버지의 모습을 보살로 형상화해서 중앙 성소에 모셨다는데

그의 흉상을 참배하러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배의 의미로 허리를 숙이라는 뜻일 것이다.

 

옆을 보니 부처님이 계신다.

그것도 단체로....

아무도 없는 컴컴한 성소 내에 둘이서만 걷다 보니 부처님만 봐도 반갑다.

그래서 "하이~ 부처님~"하고 인사를 올렸다.

그냥 앞으로 쭈욱 "못 먹어도 고"하라고 말씀하신다.

이곳에는 수행 중인 부처님이라고 파괴하지 그냥 두지 않았을까?

 

계속 직진하는데 갑자기 눈 앞에 이상한 방망이가????

바로 요니 위에 버티고 올라앉아 있는 링가다.

참 자아 아아아 아~~ 알 생겼다.  

쉬바 신의 보물 1호

방금 내리 비로 흠뻑 젖어 흘러내린다.

 

佳人은  혼자 미소를 지었다.

왼편의 압사라는 800년간이나 링가를 쳐다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한번 물어볼까?

처음에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바라보았겠지만 800년이 지나니 무덤덤 해졌겠지.... 

그래도 쉬바 신의 보물인데?

그런데 쉬바 아저씨는 왜 이곳에 있지?

 

이곳 부처님들은 단체로 여행 떠나셨나 보다.

아니다.

10월 보름부터 정월 보름 때까지 수양하러 들어가시는 동안거에 가셨다.

한 분도 안 계신다.

밀림 속에서 수양을 하신다고 부처상 위에는 나무를 나타내는 조각으로 만들었다. 

 

성소 내에서 길을 걷다 밖을 내다보니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 해가 비친다.

거기에 누가 등산할 일이라도 있나?

길도 없는데.

 

연꽃을 손에 든 여인.

압사라가 우리를 배웅해준다. 

그러면서 하는 말.

 

"고객님~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더욱 나은 서비스로 모실 것을 약속드립니다.~~"

"글쎄? 무슨 서비스로 어떻게 모실 건데?"

고객 상담실에서 하는 소리는 정말 나중에 어떤 서비스로 어떻게 모신다는 말일까?

 

거북이처럼 생긴 요니가 링가도 없이 비를 맞았다.

쉬바 신에게 버림받은 불쌍한 여인이여~

그것도 단체로 셋 씩이나.

 

저기 입구에 빛이 보이는 곳에 한 사람이 들어온다.

아무도 없고 음산한 곳에서는 사람 자취만 봐도 반갑다. 

 

컴컴한 통로를 따라 계속 전진...

 

앗~ 이번에는 요니 위에 부처님이?

그럼 부처님도?

부처님~ Why? 남녀상열지사에 빠지셨나요?

그런데 머리가 없다.

머리가 없다고 부처가 아니겠느냐?

부처의 정신은 머리가 없어도 부처인걸.

다리가 멀쩡해도 고급 승용차를 기사 대동하고 거들먹거리는 구도자도 있고 머리가 있으면서도 엉뚱한

짓거리만 하는 그런 구도자들도 많은데..

 

다른 부처님들은 모두 단체로 동안거에 들어가셨는데 왜 여기 혼자 계실까?

佳人 : "부처님~ 빨랑 내려오세요~~ 쉬바가 알면 또 쒸바 쒸바하며 뚜껑 열린다고 또 성질부려요~~" 

부처님 : "걱정 말거라~ 내가 이래 봬도 비쉬누의 화신 인디?"

佳人 : "얼라리요? 브라흐마가 깝죽대다가 쉬바가 남근을 뽑아 링가를 만들었잖아요~

          이번에 남근 밑에 있는 딸랑이 뽑으면 우짤려고 그래여~~"

부처님 : "오잉~ 佳人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

 

군데군데 열린 창문 사이로 밝은 햇빛이 비친다.

그곳 담벼락 위에는 월담하는 자를 막기 위해 부처님들이 800여 년간 계속 저 자세로 수행 중이다.  

 

흐미~~ 깜딱이야~~ 그런데 이게 뭐여~~.

이번에는 압사라가 환생하여 창틀 위로 내려와 누워 있다.

압사라는 모두 상의를 입지 않았는데 이 압사라는 정열적인 빨간 티셔츠에.

안젤리나 졸리인가 안쫄리는 쫄티인가가 툼 레이더라는 영화에 출연하며 이 지역이 더 유명해졌다는데.

혹시 안젤리나 졸리인가?

 

佳人 : "댁은 압사라요? 데바타스요?"

누운 압사라 : "사람이유~"

佳人 : "그럼 뉘시우? 혹시 안쫄리는 쫄티?"

누운 압사라 : "유적 관리인이유..."

佳人 : "유적 관리인이 여기서 뭐 하슈?"

누운 압사라 : "유적 관리하고 있수..."

佳人 : "일은 하지 않고 관리를 등어리로 하고 있수? 이래도 되는거유?"

누운 압사라 : "유적을 누가 가져갈까 봐서 등어리로 누르고 있수....."

佳人 : "시원하시겠소..."

누운 압사라 : "그냥 가셔~~"

울 마눌님 : "냅 둬요~~ 자는 사람 깨우면 쟤 성질부려~~"

佳人 : "그럼 계속 주무시는 관리 잘 하슈~~"

 

여러분들도 생각해 보셔~~

아무도 없는 컴컴한 미로를 빠져나오는데 갑자기 이런 창틀 위에 사람이 누워있다면 놀라지 않겠수?

압사라도 데바타스도 피곤하면 아무도 없을 때 내려와 낮잠을 잘 수도 있다.

안젤리나 졸리도 안 자니까 졸려라고 하면서 잠을 잘 수는 있다.

그래도 이런 곳은 아니다.

이곳은 방금 쏟아진 폭우 속에서도 빗물 흔적도 없는 아주 기막히고 절묘한 곳이다.

역시 관리인들은 위치 관리에 달인이다.

 

이제 거의 다 나왔다.

황색 가사를 펄럭거리며 오시는 스님들이 창 밖으로 보인다.

건너편 창틀에는 비로 흠뻑 젖어 있구먼.... 

 

본관 건물 서쪽으로 나왔다.

입구를 보니 머리가 없는 문지기 드바라팔라스가 양쪽에 칼(뱀?)을 들고 서 있다.

잘 계슈~~ 주무시지 마시고 근무 잘하고.... 

 

그 위의 문틀 위에는 랑카의 전투를 보여주는 멋진 조각도 있다.

아버지를 위하고 참파와의 패권다툼 와중에 건설한 사원이라 남성적인 냄새를 풍긴다.

오른쪽에 카일라사산 흔들기에 나오는 건방지고 교만한 라바나(팔이 20개, 머리가 10개 그리고 다리가 4개)가

사자가 끄는 마차를 탄 역동적인 모습도 보인다.

원숭이에게 죽임을 당한 주제에....

왼쪽에는 라마 왕자로 변신한 비쉬누가 라바나를 향하여 활시위를 당긴다.

가루다는 출장 중이고 대신 말을 타고....

그 주위로는 많은 원숭이의 무리들이 보인다.

이 얼마나 멋진 작품이란 말인가?

 

라마 왕자가 태어난 지방이 인도의 아요디아라는 지역으로 우리가 말하는 아유타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야의 김수로왕의 부인인 허황옥 왕비가 아유타국의 공주였다고 하며 이곳에서 왔다고 삼국유사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아유타국의 라마 왕자와 허황옥 공주와 김해 김 씨와 김해 허씨 사이에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

연관이 있다면 이들 모두는 비쉬누의 후신이란 말인가?

없으면 말고....

 

만약에 관계가 있다면 김해 김씨와 김해 허 씨는 가루다를 타고 다녀야 하잖아~~

그리고 아요디아는 부처인 고다마 싯다르타가 처음 출가하여 공부한 지역이기도 한 유서 깊은 도시다.

라마 왕자나 부처는 모두 비쉬누의 화신들이 아닌가?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은 역사란 모두 가정에서 출발하는 게 아닌가?

태국의 아유타야일 수도 있다고?

그건 허황옥이 신라에 도착했을 시기인 A.D 43년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은 도시다.

 

이제 서쪽 탑문으로 나간다.

내린 빗물이 바수키 뱀처럼 꾸불꾸불 보인다.

佳人도 이제는 신화 속으로 점차 빠져들어 간다.

바닥의 흐르는 빗물을 보고 바수키를 연상하다니...

 

서문 입구에는 앙코르 톰 남문 입구처럼 해자 위를 유해 교반으로 만든 다리가 있다.

많이 훼손되어 형체만 남아있다.

 

아이야 ~~

그곳에서 놀지 마라,

그곳은 너희들의 놀이터가 아니란다.

천여 년 전 너희 조상들이 동남아시아를 호령하던 유산이란다.

 

아이야 ~~

그곳에서 놀지 마라.

그곳은 세계유산으로 보호대상이란다.

천여 년 전 너희 선조인 앙코르는 동남아시아의 진정한 로마제국이었단다.

 

아이야 ~~

그곳에서 놀지 마라.

그곳은 너희들이 스스로 지켜야 한단다.

천여 년간 암리타를 얻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던 모습이란다. 

 

아이야 ~~

그곳에서 놀지 마라.

그곳은 아수라들이 있는 곳이란다.

천여 년간 고생하며 얻은 암리타 횡령죄로 수배 중인 나쁜 악신들이란다. 

 

이제 다 나왔다.

그런데 입구를 지키던 표 검사원은 신기하게도 옷도 젖지 않았다.

비 올 때는 이 친구는 도대체 어디에 있었을까?

 

佳人 : "마눌님~ 저 친구는 방금 비가 퍼부울때 어디에 있었을까?"

마눌 : "당신은 왜 그게 궁금한데~"

佳人 : "나도 몰러~ 그게 왜 궁금하지?"

마눌 : "그럼 당신이 가서 물어보슈?"

佳人 : "말이 통해야 물어보지.... 그냥 갑시다~"

 

들어가는 입구 양쪽에는 가루다와 부처가 새겨진 링가 형상이 연이어 늘어서 있다.

가루다는 비쉬누의 자가용이고 부처는 비쉬누의 9번째 화신이니 부처님이 렌터카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자야바르만 7세의 특허품인 4면 얼굴상 고푸라 문....

출입구 양쪽으로는 인드라 신의 자가용인 머리 셋 달린 코끼리가 양쪽으로 있다. 

 

이제 우리는 톰 마논과 차우 사이 떼보다라는 곳으로 간다.

쁘레아 칸에서 이동 길을 표시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라마 왕자는 시타 공주와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았다고 힌두교의 2대 서사시인

라마야나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그러면 아요디아에서 건너온 허황옥 공주는 왕족으로 라마의 자손이 아닌가?

허황옥은 김수로왕과 결혼하여 10명의 아이를 낳았고 8명은 김해 김 씨고

2명은 김해 허 씨다.

그렇다면 이들은 비쉬누의 후신이라는 결론이다.

아니면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