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자가 산자를 다스리는 곳

2008. 12. 20. 01:49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종단 배낭여행

이제 문묘를 나와 호찌민 묘가 있는 바딘광장으로 걷는다.

문묘 정문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문묘 담을 끼고 다시 우측으로 돌아 곧장 가면 바로 베트남인들이

성지로 여기는 호치민 종합 세트가 있다.

오늘 일찍 나와 별로 덥지 않았는데 이제부터 더워진다.

가는 길거리에서 물 한병 작은 것을 4.000동에 샀다. 

저 앞에 큰 건물이 보인다.

 

큰 길을 건너 계속 북으로 올라가니 넓은 바딘광장이 보인다.

여기가 바로 베트남인들의 성지다. 

그런데 하늘이 심상치 않다. 

 

사회주의의 특징은 죽은 자가 산 자들을 다스리는 공통점이 있다.

러시아, 중국, 북한 그리고 이곳.....

사실 산 자들이 죽은 자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고 해야 하나?

시신을 매년 방부처리를 하면서 철저히 관리한다.

우리로써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들을 이해하고 가까이 다다가기에는 알아야 한다.

 

추틱 호찌민? 아마 호찌민 주석을 베트남 말로 추틱이라고 그리 부르나 보다. 

사실 호치민은 죽으면서 자신의 시신을 화장하여 전국에 골고루 뿌려 달라고 했다는데....

그의 본명은 Nguyen Tat Thanh이란다.

베트남 마지막 왕조 응우웬과는 어떤 관계일까?

1942년 중국 공산당에 체포 투옥될 때 호찌민(胡志明)으로 개명했다.

비가 또 뿌린다.

우선 한기둥 사원이라는 일주사로 가자.

 

이곳을 한 바퀴 돌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나?

그냥 작은 사당이다.

기둥 하나에 위에다가 사당을 올린 단순하고 작은 사당이다.

이곳은 베트남 수도를 하노이로 천도한 李太祖(리 따이 또)가 후사가 없어 고민할 때 이 작은 연못에서

부처님이 아이를 선사하는 꿈을 꾼 후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지은 기둥이 하나만 있는 작은 절이다.

 

이곳에 앉아 잠시 휴식도 취하고  다음 행선지도 정리했다.

비록 떨어져 있는 꽃이지만 마눌님 귀에 꽃아 드렸다.

물 마시고 그늘에 앉아 쉬고 지도 보고..... 

 

일주사 뒤에는 호찌민 박물관이 있다.

입장료는 10.000동이나 주로 체제 선전이고 그리 흥미 있는 것은 아닌 곳 같다.

이번에는 주석궁인 대통령궁으로 가자.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오면 한글로 안내를.... 

 

정말 다른 유적지와는 달리 잘 관리되고 있다.

우거진 숲 속에 아름다운 성처럼......

프랑스 식민지 시절 인도 차이나 총독 관저로 지어졌으나 지금은 외국 사절이나 중요 인사들의 숙소와

회담장소로 이용된다.

 

아마 입장료를 받는 듯 하나 모두 그냥 들어간다.

佳人도 무료입장.....

이곳 지도를 우선 살펴보고 가자.

한 곳에 모여있는 호찌민 종합세트....

 

우거진 숲 사이로 비치는 노란색 건물....

이곳을 돌아 박 호(호 아저씨라는 애칭)의 실제 거주지로 가는 길에 화장실이 있다. 

 

가는 길 도중에 반지하 건물에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 또한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다.

박 호가 돈 받지 말라고 했단다.

무료다. 

 

대통령궁 뒤로 돌아 가자...

 

이곳에는 그가 평소에 거주하던 집이 있다. 

 

 

박 호는 큰 집에서 머물지 않고 여기 보이는 작은 집에서 청빈하게 지냈단다.

佳人 : "거긴 원래 누가 살던 곳 이유?"

박 호 : "대통령궁 전기 관리하던 기사의 집..."

佳人 : "그곳에 계셨으면 그럼 그 전기 수리공은 어떻게 됐수?"

박 호 : "나도 몰러~~"

아~~ 그 근무자는 결국 쫓겨났구나....

세상 참..... 

 

이곳에서 그는 한국의 정약용 선생이 쓴 목민심서를 끼고 살았다.

박 호의 정신적 지주는 바로 한국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 그들은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인들보다 더 한글을 사랑한다.?

잘못 쓰인 글자도 그들은 사랑한다.

 

그럼 그 건물 안에는 뭐가 있수?

식탁이 보인다. 

 

그리고 또?

 작은 책상 하나와 의자 그리고 소파....

 

평소 그가 타고 다니던 차.

하노이 넘버 158호.

 

빗방울이 점차 거세진다.

연못 건너편에 있던 마지막 죽기 전까지의 거주지를 비 맞고 갈까?

 

에라이~ 몰것다...

비 오는데 거기까지 비 맞고 가지 말고 저걸  佳人에게 오라고 하자.

망원 렌즈로 끌어당겨 찍고 처마 밑에서 비 그치기를 기다린다.

저기 건물 아래의 빈 공간은 회의 장소였고 이층으로 된 주거공간은 소수민족의 주거 형태다.

호찌민의 청빈한 모습....

그래서 그는 죽어서도 살아있는 자들을 다스리고 있다. 

 

이곳 연못에는 비단잉어가...

잉어도 물 좋은 곳에서 살아야 잘 먹고 잘 지낸다.

세상에는 사람만 그런 게 아니다.

이런 게 다 세상일이다. 

 

연못도 다 같은 연못이 아니다.

 

문묘부터 걸어온 행적. 

 

아래 佳人 블로그에서 키우고 있는 잉어도 행복한 놈이여~~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사회주의도 급이 있다.

누구는 민초들에게 매일 하얀 쌀밥에 고깃국 먹게 해 준다고 하고는

강냉이 죽도 못 먹이는데 이곳은 매일 고기 국물에 쌀 국수를 먹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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