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자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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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용의 허리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우리 부부... 아무도 없는 길을 걸어 칠성반월에서 구룡오호로 이어진 멋진 산책길을 걸어갑니다. 이곳을 가시는 분은 꼭 이길을 걸어보세요. 아주 멋진 산책길입니다. 핑안춴에는 산 위에는 쫭족이 살고 산 아래는 야오족이 산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도 없었던 제일 높은 쉼터인 구룡오호 관경대에 야오족 여인 몇 명이 있었고 그 관경대로 올라온 사람에게 헤어 쇼를 해주겠답니다. 국군의 날 에어 쇼는 보아서 알지만, 헤어 쇼는 금시초문입니다. 그곳에는 야오족 아주머니가 진을 치고 자리 잡고 '헤어 쇼를 하겠다.' 합니다. 그러니 쉬운 말로 귀신 놀이하겠다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사례를 해야 하는 일이겠지요. 네... 바로 그런 일이었습니다. 야오족의 긴 머리를 풀어 빗질하고 다시 감아올리는 모습을 관광객에게 ..
2011.03.25 -
핑안(평안:平安)의 하늘길
별은 바라보았습니다. 너무 먼 하늘에 있었습니다. 달을 바라보았습니다. 구름에 가려 언듯 언듯 보였습니다. 해를 바라보았지만, 너무 밝아 바로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바람을 느껴보려고 하였지만, 그냥 佳人을 외면하듯 언제 지나갔는지 지나쳐버렸습니다. 구름마저 산허리를 돌아 나와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금방 사라져 버렸습니다. 다랑논을 돌아보는 모든 길에는 궂은날에도 다니기 편하게 돌을 깔아 석판로(石板路)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석판로를 따라 오르내리다 보면 길옆으로 난 작은 계곡으로 물이 흐르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제 용척 위를 타고 올라갑니다. 나 아직 괜찮습니다. 이제 용척을 딛고 올라섰습니다. 나 아직 힘들지 않습니다. 이제 용척을 뛰어넘었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렇게 걸어가나 봅니다. 인간의 삶이란 ..
2011.03.24 -
누구나 비밀 하나 정도는 지니고 살아갑니다.
젊은이들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다랑논을 걸어 내려옵니다. 서로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다랑논을 내려다보는 정상에서 일어났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우리가 예기하지 못했던 일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기게 됩니다. 아마도 전생에 서로의 깊은 연을 맺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러기에 사는 동안 서로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야오족 여인이 다랑논 가운데 서서 하염없이 아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슨 생각을 저리 하실까요? 마치 넋이 나간 여인 같습니다. 조각상을 세워 놓은 듯 전혀 미동도 하지 않고 있기에 佳人도 가던 길을 멈추고 바라봅니다. 가만히 서서 생각해 봅니다. 佳人은 저 여인의 생각을 알 것도 같습니다. 저 나이 여인의 마음을.... 처녀시절 옆집에 살..
2011.03.21 -
삶이 시시합니까? 아니면 삶이 고단하십니까!
평생을 살며 아침에 눈을 뜨면, 산을 올라 논을 가꾸고 저녁에 땅거미가 내리면 산에서 내려가는 일이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이곳 다랑논에 살아가는 사람은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게 인간의 운명이라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산을 가꾸어 논을 만드는 게 아니고, 지금 돌이켜 보니 그 산이 사람을 불러 품 안에 보듬어 주었습니다. 여기에 사는 야오족은 평생을 살며 이곳을 오르내리는 일이 사람이 하는 유일한 일이었습니다. 아버지가 그랬고, 할아버지가 그랬습니다. 내 아들, 내 손자도 그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산을 오르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지만, 가족의 배를 불릴 생각에 입가에 미소마저 스칩니다. 이렇게 인간은 자연과 맞서지 않고 토닥거리며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왔습니다. 이..
2011.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