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헨 시청사(City Hall Aachen)

2021. 3. 8. 03:28독일·오스트리아 2018/아헨

건물 외벽이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한 모습입니다.

화재를 당한 모습으로도 보이고요.

이곳은 아헨의 중심인 아헨 시청사입니다.

 

이 도시에서는 아헨 라인 베스트팔렌 공과대학교(RWTH Aachen University)가 있는 도시죠.

유럽에서도 최고의 공과대학 중 한 곳으로 친다는데...

시내에서는 조금 북서쪽에 있어 포기했네요.

 

아헨 시청사(City Hall Aachen)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곳이라지요?

주변의 건물만 보더라도 이 지역의 역사를 대강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역사를 자랑하듯 말입니다.

원래 유럽의 건축 자재는 석회석 성분이 많아 외벽의 모습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흉물처럼 까매지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시청사의 분위기가 절대로 밝을 수 없겠네요.

원래 이 건물은 카를 대제의 성이 있던 장소였다고 합니다.

새로 지은 시청사 건물이지만, 마치 카를 대제가 지금이라도 살 것 같은 웅장한 모습이네요.

 

시청사 파사드는 그동안 이곳에서 대관식을 치렀던 신성 로마 황제나

성인들의 많은 인물 조각상이 가득합니다.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가 이곳 아헨으로 와 대성당에서 대관식을 올리고 나면 찾아준

귀빈을 위해 연회를 배플었다는데 그때 연회 장소로 시청사가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아헨에서 당시에 이런 큰 행사를 열 만한 곳도 여기 말고는 찾기 쉽지 않을 겁니다.

시청사 내부는 독일어로 진행하는 가이드 투어가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우리야 독일어를 전혀 모르니  당연히 패스죠.

 

시청사가 있는 마르크트 광장(Marktplatz am Rathaus)입니다.

아헨 구시가지에서는 가장 넓은 공간입니다.

시청사 건너편에 보이는 뢰벤슈타인 하우스(Haus Löwenstein)는

아헨에서 가장 오래된 집이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분수 청동상이 있는 곳 뒤편으로 보이는 집입니다.

1344년에 지은 건물이라고 하니 700여 년이 다 되어 갑니다.

1656년에 아헨 대화재가 발생해 도시의 상당 부분이 화마로 피해를 당하였는데

이때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은 몇 안 되는 고딕식 건물 중 하나라고 하네요.

모서리를 보시면 1747년에 만든 황금색 네푸무크(Nepomuk) 동상이 보입니다.

네푸무크는 프라하의 성직자로 주로 다리 위에 세우는데 특이하게도

골목으로 들어가는 모서리 세웠네요.

독일에서는 네포무크라고 하지만 원래 체코에서는 얀 네포무츠키(Jan Nepomucky)라고 하지요.

 

광장 한가운데는 카를(샤를마뉴) 대제 동상(Statue de Charlemagne)이 있습니다.
유럽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샤를마뉴의 청동 조각상이 있는 분수입니다.

분수와 청동상은 1620년 만들었다고 하는데 지름이 3.6m로

무척 큰 청동으로 받침 수반처럼 보입니다.

 

무게만도 6톤이라고 하네요.

1792년 프랑스 나폴레옹이 이 도시를 점령했을 때 이 수반처럼 생긴 분수를

승전 트로피로 생각해 프랑스로 옮겨갔다가 1804년 다시 돌려주었다고 합니다.

나폴레옹은 가는 곳마다 그곳에 멋진 조형물은 죄다 가져가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나 봅니다.

체구도 작은 사람이...

 

그러고 보니 정말 트로피처럼 생기기도 했네요.
유럽에서 카를 대제를 높여 부르는 이유는 로마 제국의 멸망이 가져온 혼란스러운 유럽을

다시 평정했고 로마의 정통성을 계승해 기독교 세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유럽의 정신세계는 기독교가 근본이라는 말이네요.

 

서유럽 중심에서 그 영토를 동유럽까지 넓히며 게르만족이나 슬라브족까지도

기독교로 개종시킨 점도 높이 사겠고 이렇게 통치지역이 넓어지니까 다스리는 데 문제가

발생했고 어쩔 수 없이 넓은 지역을 다스리기 위한 방법으로 봉건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은

필연이라고 봐야겠지요?

 

거대한 나라는 그가 죽은 후 다시 나누어지기 시작하며 서프랑크, 동프랑크 그리고 중프랑크로

나누어지게 되었는데 이 분할이 지금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의 모태가 되었다네요.

아헨을 즐기는 프리 투어의 출발지점이 바로 이 광장

 빈센트 분수(Vinzenzbrunnen) 앞이라고 합니다.

 

대성당 앞의 작은 광장은 피쉬 마르크트라고 부른다는데

광장 주변으로 예쁜 장식을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곳 광장은 어물전이었나 봅니다.

주변에 많은 레스토랑이 있어 잠시 유럽의 광장문화를 즐기기에 이만한 곳도 없지 싶습니다. 

 

시청사 건물과 대성당 사이에 또 하나의 광장이 있습니다.

이 광장은 통일 독일 트레일(Wanderweg der Deutschen Einheit)의 출발점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이 국토 순례를 할 때 아헨은 이곳에서 모여 출발했다고 합니다.

 

아헨 역으로 돌아가다 보니 멋진 문인 행진의 문(Marschier tor)이라는 이름의 도시 문이 보이네요.

아마도 8세기경 처음 이 도시의 성곽을 제대로 만들 때 구시가지로 드나들던 남문이었을 듯합니다.

그러나 이 문은 13세기 말에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문만 덩그러니 남아있고 성벽 대부분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아헨에는 당시 성벽을 따라 문을 만들 때 모두 11개의 성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보통 다른 도시의 성문보다 많은 수의 성문을 만든 이유가

이곳에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남문 반대편인 북쪽에도 폰트 문(Ponttor)이라고 있다고 합니다.

14세기경 세운 아헨의 11개 출입문 중 하나라고 합니다.

위치로 볼 때 북문에 해당하며 주문의 역할을 했던 문 중 하나인 듯합니다.

북문은 2중문으로 바르바칸 형태의 문이라네요.

그러나 시간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기차를 타고 쾰른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