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16. 09:00ㆍ이탈리아 여행기 2015/로마
오늘 이야기는 판테온(Pantheon)을 보았던 이야기입니다.
기원전 27년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양아들 마르쿠스 아그리파에 의해 7개 행성의
신들을 경배하기 위해 만든 신전으로 80년 화재로 소실되었다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시면 박공판이라고 하는 페디먼트 아래에 영문으로 M AGRIPPA라고
쓴 게 마르쿠스 아그리파지 싶네요.
아침 일찍 바티칸으로 가서 산 피에트로 성당 큐폴라에 올랐다가
성당 안을 구경하고 바티칸 박물관을 보았습니다.
미리 아침에 숙소를 출발할 때 숙소 근처의 빵집에 들러
몇 가지 점심으로 먹을 것을 준비했습니다.
숙소에서 꽁꽁 얼린 물도 주더군요.
미리 준비해간 빵과 음료수로 바티칸 박물관을 구경하던 중
정원에 나와 간단하게 요기했습니다.
바티칸 구경을 모두 마친 후 오후 4시가 가까워지기에 걸어서 천사의 성과
나보나 광장을 들러 멋진 분수 세 개를 구경하고 이제 판테온까지 왔습니다.
이렇게 로마는 걸어서 구경할 만큼 크지 않은 곳입니다.
여행 계획을 할 때 한 구역씩 묶어 집중적으로 돌아본다면
걸어 다니며 모두 볼 수 있습니다.
판(Pan)이란 모두라는 의미고 테온(Theon)은 신을 뜻하는 의미라 하니
그야말로 온갖 신을 모신 신전이라는 말이네요.
그러니 고대 로마인이 알던 잡신도 모두 모시려고 했지 싶네요.
동네 골목의 나와바리 잡신까지 말입니다.
판테온 앞의 광장은 로톤다 광장인데 가운데 멋진 분수가 있고
그 위로 또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우뚝 솟아있네요.
도대체 오벨리스크는 얼마나 가져왔을까요?
이집트보다 더 많은 오벨리스크가 로마에 있지 싶을 정도입니다.
그냥 우리는 이렇게 쉽게 이야기하지만, 기원전 우리의 모습과 대비해보면
이런 건물을 만든 이들의 앞선 건축기술과 문명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것도 철근 한 톨 사용하지 않고 말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페디먼트의 삼각형 벽면은 당시는 아름다운 조각으로
가득 찼겠지만, 모두 뜯어가고 그 흔적만 남았습니다.
그 후 하드리아누스에 의해 재건되어 신전으로 사용하다가 후에 기독교가 공인되며
성당으로 사용되었다 합니다.
지금의 모습은 이때의 모습이라 하니 이 또 한 놀라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판테온은 어느 유적이 넘볼 수 없는 존엄성을 지닌 것이라 해도 과찬이 아닙니다.
현존하는 유럽의 건축물 중 가장 온전하게 보존됐고 가장 완벽한 건축물이 아닌가
생각되며 개인적으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오랜 세월을 견디다 보니 많이 퇴색되었지만, 판테온이 지닌 가치 하나는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판테온 입구는 모두 16개의 코린트식 화강암 둥근기둥이 있어 주랑을 만들고 있습니다.
건물 내부의 둥근 천장은 높이와 똑같은 지름이 43.3m로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정확하게 완벽한 둥근 공을 반으로 딱 잘라놓은 모습이네요.
이런 과학이 숨어있기에 완벽한 무게 배분으로 지금까지 온전하게 남아있나 봅니다.
내부에는 기둥이 전혀 없습니다.그야말로 아치 공법으로 무게를 분산시킨
대단한 건축물입니다.
벽의 두께는 아래가 5.9m이고 제일 위가 1.5m로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얇게 만들었기에 하중을 줄여 오래 지탱하도록 한 것이 가능했지 싶습니다.
돔 안쪽에는 홈을 만들어 무게에 의한 하중을 분산했다 합니다.
천장 한가운데는 지름이 9m인 구멍이 뚫어져 있어 채광도 하고 내부에서
제사를 지낼 때 연기도 빠져나가도록 했습니다.
공기 순환으로 비가 내려도 많은 비가 아니면 천장의 구멍으로부터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합니다.
지금에 건축술이 발전한 상황에서도 쉽지 않은 건물일진대 당시의 기술과 도구를
이용해 이런 건축물을 만든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외계인이 도왔거나 아니면 외계인을 납치해 고문하며 기술을 빼내 만들지 않고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것이 아닌가요?
이는 후일 피렌체 두오모 큐폴라의 원형이 되었고 미켈란젤로는 이를 근거로
산 피에트로 성당의 큐폴라를 만들었지요.
브루넬레스키도 피렌체 세례당 청동문 공모에 응모했다가 멋지게 떨어진 후
야반도주하듯 로마로 들어와 이곳의 판테온에 대한 공부를 한 후 돌아가 피렌체 두오모
뚜껑을 씌우는 큐폴라 공모에 응모해 이번에는 반대로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
기베르티를 업어치기 한판으로 역전에 성공해 위대한 사람이 되었잖아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판테온이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모든 신에게 바쳐진 신전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그러니 로마 전역에 있는 모든 신을 위한 신전인 셈이죠.
동네 잡신까지도 포함해 말입니다.
그래서 만신전이라고 부르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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