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운동선수의 이야기

2017. 3. 4. 09:00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佳人의 이런 저런 그런 이야기

얼마 전 미국 메이저리그의 투수였던 박찬호 선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던 적이 있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라고 하면 야구로는 최고의 경지에 오른 선수만이 뛰는 곳이 아니겠어요?

박찬호 선수가 뛰던 때는 우리나라에서는 그 당시 IMF라는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던 시절이었지요.

 

박 선수는 그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행복해지기 위해 이기고 싶었는데 이길수록 불안해졌죠.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너무 이기는 것에만 집착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기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이렇게 이기면 좋은가?

패자의 땀과 열정도 얼마든지 감동을 줄 수 있는데...

그럼 난 어때야 하는가?"

 

정말 역설적인 말입니다.

행복해지기 위해 이기려고 노력했지만, 이길수록 행복해지지 않더라는 말입니다.

삶의 목적을 승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승리에 대한 집착이 만든 역효과라는 말이 아니겠어요?

그리고 세상은 승자만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패자도 함께 살아가는 그런 곳이잖아요.

패자가 있었기에 승자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이렇게 말을 끝맺더군요.

"상대방에게 목적을 두니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강타자가 나오니 불안해지더라고요.

그런데 상대가 나 자신이 되면 타자가 누가 나오든 상관이 없어져요.

이 선수에게 이 공을 던져볼까? 하는 재미가 생기고

재미가 있으니 창의력이 생기더라고요."

 

정말 한번 곱씹어 볼 그런 말입니다.

상대를 생각하고 처지를 바꾸어보니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는 말이 아닌가요?

더불어 생각하면 냉혹한 승부의 세상도 이렇게 서로 즐길 수 있고 함께 즐기려다 보니

창의력도 생긴다는 말인가 봅니다.

요즈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 경쟁적이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일방 통행적인 생각이 많습니다.

 

내가 돋보이는 것은 상대가 있기 때문이고 상대가 없는 나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상대는 모두 틀렸고 나만 옳다는 생각에 빠져있습니다.

끼리끼리 편을 갈라 서로 미워하고 험담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패거리 사회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리고 이런 말도 했더군요.

"저는 그동안 분명한 목적이 있었어요.

목표지점에 정확히 공을 던진다.

그런데 공 하나하나를 던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고 연습을 했나 곰곰 생각해보니

나도 여태까지 예술을 하고 살았다고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이 어느 분야에 대단한 경지에 이르면 저절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나 봅니다.

다만, 얼마나 자기가 몸담았던 분야에 고민과 노력을 했느냐의 문제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