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호두교(古虎頭橋)에서 위연은...

한중 버스 터미널 사거리에서 시내 방향을 보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고호두교(古虎頭橋)라는 돌비석 하나가 서 있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 듯합니다.

들어가 잠시 들러보니 위연과 연관있는 장소라네요.

 

위연이라 하면 공명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장수가 아닙니까?

워낙 개성이 강했기에 주변 사람과 융화를 하지 못했나 봅니다.

개성이라 함은 개 같은 성격의 준말은 아니지 싶습니다.

 

이곳에 있는 비석은 위연과 연관된 곳으로 바로 역모를 생각하며

지랄병에 걸린 위연의 목이 댕강 잘린 곳이라는군요.

고호두교라고 하니 그럼 위연이 호랑이라는 말이에요?

아마도 이곳은 작은 개울이 흐르고 그 위에 다리가 있었든 모양이지만,

지금은 덮어버렸나 개울은 보이지 않습니다.

 

우선 사진부터 한 장 보겠습니다.

위의 사진은 군사를 이끌고 서천을 구하고자(?) 들어온 유비를 위해 유장이 베푼 연회자리입니다.

이를 말하기를 부성의 연회라고 하던가요?

위연은 이렇게 서천을 삼키기 위해 방통의 지시에 따라 칼춤을 추며 재롱까지 부리며

유비를 위해 유장의 목을 치려고 했습니다.

이는 마치 항우가 유방을 제거하려고 홍문연이라는 자리를 마련한 것과 다름없는 사건이지요.

 

유비가 눈치를 채고 물러가라고 해 미수에 그치고 말았지만...

(이 또한 작가의 장난이 아닐까에 대해 의심되는 점입니다.)

저 육중한 체구에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려는 저 모습을 보면 나쁜 친구는 아니었는데

공명과는 사이가 좋지 않아 결국에는 여기 고호두교라는 곳에서 목이 잘리는 비운을 당하고 맙니다.

 

위연은 비록, 호랑이처럼 용맹했지만, 더러운 성격 탓에 다른 사람과 화합하지 못했으며

결국, 모반의 길을 택합니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야기 전개는 그렇게 진행되었지요.

지금 일부에서는 위연을 재조명을 하자고 한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공명이 살아서는 뒤에서만 툴툴거리다가 공명이 죽자 드디어 그동안 감추어두었던

발톱을 꺼내 천하를 삼키려고 욕심을 부렸나 봅니다.

인성교육이 이래서 필요한가 봅니다.

사람이란 자신의 처지를 알아야 하는데 공명이 죽자마자 씩씩거리며

황제 자리도 꿈꾸었나 봅니다.

 

그럼 지금으로부터 1.800여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해보겠습니다.

佳人의 이야기는 이렇게 두서 없이 오락가락합니다.

자! 여러분도 佳人과 함께 눈을 감고 1.800여 년 전의 어느 날로 돌아갑니다.

백 투 더 퓨처~

 

어디선가 누가 "감히 나를 죽일 자 누가 있느냐!"는 소리가 들리시죠?

안 들리신다고요?

자... 눈을 감고 다시 그때로 돌아갑니다. 얍!!!

좀 더 집중해 보겠습니다.

 

눈을 감아 보세요.

이제 들리시죠?

네... 맞습니다.

위연은 많은 군사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칩니다.

딱 세 번 외치는 소리가 들리시죠?

 

이 소리가 끝나자 바로 이어서 뒤에서 갑자기 "감히 너를 죽일 자 여기에 내가 있다!"라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까 처음 외쳤던 장수의 목소리는 위연의 목소리고 나중에 들린 목소리는 마대의 목소리입니다.

지금 여러분과 佳人은 위연과 마대가 소리치는 그 현장의 한가운데인 고호두교에 서있습니다.

 

이어서 "쉿~"하며 공기를 가르는 쇳소리가 들립니다.

이와 동시에 위연의 머리가 반으로 갈라지며 위연은 통나무 쓰러지듯

말 위에서 그대로 바닥으로 고꾸라집니다.

위연의 몸뚱어리에서는 선혈이 하늘로 솟구치며 파란 하늘에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듭니다.

 

이렇게 한때는 천군만마를 호령하며 천하가 좁다고 세상을 풍미했던 한 사내가 숨을 거둡니다.

바로 지금 여러분이 보시고 계시는 고호두교라는 저 자리에 말입니다.

이날 있었던 일을 이해하시려면 공명이 죽던 날 오장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오늘 여러분은 무척 바쁜 날입니다.

며칠 전 우리는 오장원 언덕 위에서 공명을 만났지요.

그때 우리는 분명히 공명이 비단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잠시 당시 오장원의 상황을 먼저 알아봅니다.

공명은 오늘의 상황을 미리 알았기에 양의와 마대를 따로 불러 두 사람에게

각각의 대비책을 전해 주는데 양의에게는 글을 적은 비단 주머니를...

 

그리고 마대를 불러 비밀스럽게 위연의 뒤를 늘 지키다가 위연이

 "감히 나를 죽일 자 누가 있느냐!"고 세 번을 외치면 세 번째 말이 끝나면 바로 묻거나

따지지 말고 위연의 머리를 내리쳐 참수하라고 했던 겁니다.

공명이 건넨 아름답고 부드러운 비단 주머니 속에는 이런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참수 계략이 들어있었던 겁니다.

공명은 가슴에 지닌 것은 칼이 아니라 마음뿐이라는 심외무도(心外無刀)라고 자신을

표현했지만, 죽은 후에도 이렇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서운 사람이었나 봅니다.

 

이렇게 오늘 일어난 고호두교의 참살은 예행연습도 한번 없이 공명의 지시로 준비된

일이었고 그리고 오늘 한 번의 리허설도 없이 그 공연은 완벽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공명이 후계자로 양의를 정하고 죽은 후 원래 사이가 나빴던 위연은 결국 흑심을 품고

군사를 끌고 한중에 머물던 양의를 만나 군사통솔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던 중 공명이 양의에게

죽기 전 건넨 비단 주머니를 열어보니 그 비단 주머니 안에는 "감히 나를 죽일 자 누가 있느냐!"라

는 말이 적혀 있었고 그 말을 세 번 외치게 하라고 되어 있네요.

 

공명은 또 여론몰이를 하는 건가요?

여론몰이가 아니고 비단 주머니 플레이입니다.

원래 공명은 비단 주머니에 계략을 넣어 자주 건네주었지요.

그러니 비단 주머니 마니아였던 모양입니다.

 

양의는 위연에 만약 그렇게 말하면 한중을 고스란히 내어주겠다고 합니다.

세 번이 아니라 백 번이라도 하겠다며 칼로 나와 겨룰 자 천하에 누가 있느냐며

위연은 꼴값을 떨었지요.

정말 칼로 이야기하자면, 누구에게도 뒤질 게 없는 위연이 맞습니다.

 

"감히 나를 죽일 자 누가 있느냐!"

위연은 많은 군사 앞에 서서 하란다고 정말 큰 소리로 외칩니다.

왜?

그렇게 외치면 한중을 고스란히 물려준다 하니까요.

 

그것도 양의가 말한 대로 세 번을 외치자 위연의 뒤에서 갑자기

"감히 너를 죽일 자 여기에 내가 있다!"라는 소리가 들려 뒤돌아 보니 얼마 전부터

이등병으로 강등되어 위연이 수하로 부리던 마대가 아니겠어요?

마대는 마대자루가 아니고 장수였어요.

 

동시에 마대의 칼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만, 위연의 목을 향해 내려치는 순간

위연은 쩍하며 갈라지는 소리까지 들었고 잠시 하늘이 하얘지는 기분이 들더니만,

몸체와 머리가 분리되며 말에서 고꾸라지며 떨어집니다.

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얏"하며 아프다는 소리도 지르지 못했걸랑요.

 

이렇게 위연은 웃기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용맹하게 세상을 살았지만, 마지막에는 공명이 죽고 난 후 딴 주머니 차려는

마음이 앞서 그만 이상한 사람이 되었네요.

"감히 나를 죽일 자 누가 있느냐!"라고 소리치면 한중을 물려준다는 바람에

앞뒤 재지 않고 하란다고 그대로 따라 했다가 그만 불귀의 객이 되었는데

칭찬받는 객이 아니라 인간 망종이 되었네요.

 

그 말이 자기를 죽이라는 암호인지 모르고...

정말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했습니다.

공명은 이렇게 똥과 된장 구분법을 모르는 위연이 나중에 모반을 꿈꾼다는 것까지

알았다는 말이고 이 때문에 전투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위연이었지만,

유비의 촉나라 오호상장에는 끼지 못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장수란 모쪼록 전쟁터에서 용감히 적과 싸우다 장렬히 죽어야 제대로 된 죽음인데

때로는 이런 이상한 죽음도 있습니다.

뭐... 장비도 술 먹고 지랄하다 부하에 의해 목이 사라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당했으니까요.

 

바로 그때 위연의 머리가 떨어진 곳이 바로 여기 고호두교(古虎頭橋)가 아니겠어요? 

마대는 공명이 미리 지금의 상황을 예상하고 위연 아래 심어놓은 비밀병기였던 것입니다.

오장원에서 태형 오십 대를 맞고 이등병으로 강등된 마대입니다.

그때는 정말 많이 아팠어요.

 

그러나 공명의 진심을 알고 난 후 세상에 사람으로 떳떳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픔도 잊고 명예도 버리고 오늘을 위해 백의종군하며 기다렸습니다.

이제 그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마대는 오늘의 공을 보상받습니다.

비로 위연이 누렸던 바로 그 자리를 이어받으며 말입니다.

 

처음에는 마대도 공명의 행동에 아주 섭섭했지만, 공명의 진심을 알고 백의종군하며 오늘을

기다린 것아고 바로 위연에 외치라고 한 말인 "감히 나를 죽일 자 누가 있느냐!"는

양의도 다른 사람도 그 의미를 몰랐지만, 마대만이 알고 있는 암호였기에 바로 늘 위연의 뒤에

서 있던 마대가 위연의 머리를 댕강 칠 수 있었지요. 

이러니 공명을 신출귀몰하다니 슈퍼 짱이니 하지 않겠어요? 

 

이미 공명은 위연을 처음 보는 순간 반골의 기질을 알아차렸습니다.

형주목 유표의 휘하장수였으나 유표가 죽은 후 장사태수 한현에게로 갑니다.

위연은 황충과 같이 지냈지요.

오호상장 황충 말입니다.

같이 유비에 귀순했지만, 누구는 오호상장에 들었고 누구는 모반했다고 죽임을 당합니다.

 

다시 옛날로 또 시간이동을 하기 위해 지금 사진 한 장 보고 갑니다.

위의 사진은 황충과 관우가 싸우는 장면입니다.

황충이 어떻게 유비에로 왔나 구경하고 갑니다.

이때 황충과 관우가 싸우던 중 먼저 황충이 탄 말이 돌에 걸려 넘어지자 관우가

그를 바로 베지 않고 다른 말로 갈아타고 다시 겨루자고 하였고 그다음 황충이 활로

관우를 직접 쏘지 않고 머리에 쓴 관에 맞추며 조금 전 받았던 은혜를 갚았습니다.

 

황충이 관우를 일부러 살려주었다는 이유로 역모를 꾀했다는 오해를 받아 한현이

황충을 죽이려 하자 오히려 위연이 주군인 한현을 베어버리고 황충과 함께 유비군에

귀순하였지만, 유비와 공명은 황충을 여러 차례 찾아가 귀순을 권해 겨우 승낙을 받아

휘하 장수로 편입시켰고 이때 공명은 위연을 보고 인상이 반골기질에 더럽게 생겼다고

그 자리에서 참수하라고 했고 유비가 공명을 설득해 겨우 목숨을 구할 수 있었지요.

 

유비군에 편제되었지만, 공명은 그를 늘 탐탁지 않게 여겼다네요.

언젠가 오늘 같은 일이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 되겠네요.

그러니 위연은 절대로 중요한 자리에 쓰지 말라고 하였지요.

비록 용맹하나 조직생활의 적응이 어렵고 잘난 체하기 일쑤로 결함이 많은 성격의

소유자였던 모양으로 장수란 용맹하다고만 해서 장수라 할 수 없습니다.

위연이 오호 대장군에 오를 만한 무예를 지녔지만, 오르지 못한 일은

바로 이론 반골의 상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자의 성격과 앞날까지 모두 간파하고 공명은 죽은 후까지 양의에게 그 처방을 적어

비단 주머니에 넣어 전했다 하니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합니까?

공명이 신과 같은 존재가 아니겠어요?

아니군요?

이런 글을 쓴 작가가 답을 보고 거꾸로 문제를 풀어갔나 봅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한 치의 틀림도 없이 정확하게 적어 비단 주머니에 넣어

건네준 처방이 들어맞는단 말입니까?

 

그런 곳이 바로 여기라 하네요.

가만히 눈을 감고 귀 기울여 보아요.

"감히 나를 죽일 자 누가 있느냐!"고 위연이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지...

佳人이 몇 번이나 당시의 상황을 여러 번 리바이벌했는데 이래도 안 들리신다고요?

정말이십니까?

그게 정상입니다.

만약 들렸다면 佳人처럼 아주 심한 증상입니다.

 

방통의 제안에 따라 위연은 검무를 춥니다.

주군을 위해 검무를 추는 저 귀엽고 앙증스러운 모습을 보세요.

유비와 유장 앞에서...

그러나 때가 되면 바로 이 자리에서 유장의 목을 치고 바로 서천을 접수할 생각이었습니다.

비록 유비가 물렀거라고 큰소리를 치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거사였지만, 저 나이에 한 마리

나비처럼 팔랑거리며 검무를 추는 장면에 佳人도 모르게 웃음이 나옵니다.

나이가 들면 저런 자세 잘 나오지 않습니다.

 

위연! 그대는 말입니다.

한 마리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유장의 목을 자르려 했나요?

그러나 당신이 이때 부성연에서 사고를 쳐야 했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방통이 허망하게 백마관 오르는 길인 낙봉파에서 죽지 않았어요.

유비의 명분만 찾는 가증스러운 내숭 때문에...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공명 같은 사람은 정말 세상을 힘들게 살았나 봅니다.

사후에 일어날 일까지 생각하고 처방을 내렸으니 이게 사람이 견뎌내겠어요?

그리고 위연처럼 능력도 되지 못하면서 욕심부리면 안 되겠어요.

"감히 나를 죽일 자 누가 있느냐!"

이거 함부로 외치지 맙시다.

단칼에 갈 수 있습니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 음 어허허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 한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이렇게 위연은 고호두교 다리 위에서 자기 목에서 뿜어대는 선혈을 바라보며 잠들었습니다.

바로 이 자리 한중 고호두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