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17.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유비는 당시 이 부락산에 올라 지금의 미엔양을 내려다보며 무척 부러웠나 봅니다.
왜 아니겠어요?
원래 이곳 쓰촨성은 지형이 험해 드나들기에는 무척 힘든 곳이지만, 이 안에
너른 평야가 있어 물산이 무척 풍부했던 가 봅니다.
그러니 이곳은 중원의 피바람에서 살짝 비껴나 있고 먹을 것조차 풍부했다는군요.
또한, 기후조차도 온화하기에 사람이 살기에는 무척 좋은 여건을 갖추었다 합니다.
게다가 두장옌이 만들어지며 민강의 물이 홍수도 예방하고 이 지역을 실핏줄처럼 흘러가며
농사에 도움을 주었기에 지금의 쓰촨평야는 그야말로 풍성한 농산물이 지천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중원에서 오고가기 쉽지 않아 소문도 내지 않고 조용히 숨어서
먹고 살기에는 그만이 곳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 폭우에 2천 년도 넘게 안전하게 지탱했던 도강언이 무척 피해가 많았나 봅니다.
두장옌과 여기 미엔양 그리고 청두로 가는 곳에 있는 더양지역이 수해를 많이 겪었나 봅니다.
오늘은 부락산에 올라 아름다운 꽃길을 걸어보렵니다.
여행도 이런 꽃길을 걸어가면 마음마저 더 아름다워지지 않겠어요?
잠시 국화향에 취해 혼자 생각을 해보렵니다.
아름다운 풍경속으로 佳人과 함께 산책하시겠어요?
오랜 꿈에서 깨어났다네.
깨어나 보니 너무 긴 꿈이었다네.
누가 영웅이고 누가 간웅이란 말인가?
누구나 난세에는 세상을 구할 영웅의 꿈을 꾸지만,
진정으로 민초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천하의 영웅은 그 누구란 말인가?
서로가 영웅이라 말을 하지만, 진정한 영웅은 보이지 않는구나~
꿈속에서 꿈을 꾸니
아~ 이 또한 꿈이런가?
세상을 살아도 마치 佳人은 꿈속을 사는 것 같구나~
영웅은 천하를 원했지만,
천하는 영웅을 원하지 않았다네!
왜?
천하가 너무 피곤하니까...
메뚜기떼 쓸고 지나간 들판에 무엇이 남았던가?
황하가 범람하여 들판을 쓸고 나면 이번엔 또 무엇이 남았던가?
사라진 것은 무엇이고 남은 건 무엇인가.
그런데 이번에는 또 천하를 평정한다 군사를 몰고 지나가네.
이겼다고 난리하고 졌다고 불 지르고.
진격한다 식량공출 퇴각한다 초토화 작전.
이쪽에서 쓸고 가면 다음에는 저쪽에서 몰려 오네
잠시 잠잠했다 또 새로운 영웅이 나타나네
우쒸~ 천하는 언제나 난리만 치는구나.
이렇게 불려다니며 죽은 민초가 천하에 몇 명인가?
만약, 이런 전쟁도 없어 평화롭게만 살다 죽었다면, 지금의 중국 인구는
백억 명도 넘었으리
그러나 한 번 쓸고 간 산하는 세월이 지나면
다시 파란 싹이 돋아나고
황하가 범람해 모두 누런 황토로 덮었더니
이제는 새로운 기름진 옥토가 되었다네,
새로 생긴 옥토에 농부가 모여들어 다시 농사지으니
풍요로운 옥답에 더 많은 사람이 먹고 살아갈 수 있다네.
천하는 이렇게 오르락내리락하며 살아가나 봅니다.
수많은 사람이 스스로 영웅이라 했지만, 지나고 보면 모두 문이나 지키는
강아지였고 용인지 알았지만, 용무늬로 제대로 문신한 이무기였고
호걸이라 생각했더니 시정잡배 술주정뱅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조조의 눈에는 모두 머저리로 보였고
천지간의 이치를 알고 천하를 부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과 유비뿐이었나 봅니다.
부락산에 올라 조조도 생각하고 유비도 생각해보지만,
진정 누가 영웅인지 알 수 없습니다.
쓰촨의 제2도시라는 미엔양은 무척 큰 도시입니다.
예로부터 부락지향(富樂之鄕)이라 부를 정도로 좋은 느낌의 마을로 시작했나 봅니다.
한 고조 유방이 이곳에 부현을 설치해서부터 계산한다면 미엔양은 역사가
2,200년이 넘는 유서깊은 도시입니다.
유비가 서천으로 들어올 때 유장(劉璋)과 처음 만났던 곳이 바로 미엔양 부락산이라 합니다.
유장은 유비의 속도 모르고 같은 종친이라고 도움을 요청했다지요?
아는 놈이 더 무섭다 했습니까?
종친마저 믿을 수 없는 존재인가 봅니다.
유비도 믿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는 것을 유장은 몰랐나 봅니다.
그만큼 유비의 탁월한 연기력에 천하가 농락당한 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게 어디 한두 번의 일이겠어요?
유비는 상습적으로 이런 일을 했던 사람이 아닐까요?
이런 탁월한 연기에 천하의 조조도 당했다고 소문이 자자하잖아요.
그러나 이곳으로 종친을 돕겠다고 군사를 이끌고 들어올 때 조조도 알고 손권도 알았는데
유장만 정말 몰랐나 봅니다.
그 중의 압권은 천하의 간웅이라 욕한 조조가 아니겠어요?
조조도 매실주 마시며 영웅을 논하다 헐리우드 액션보다 더 깜찍한 유비의 젓가락 연기에
농락당 한 후 손권은 유비가 자필로 쓴 차용증도 가지고 있었지만, 형주를 돌려받지 못했어요.
이번에는 같은 집안사람이라는 유장도 멋지게 당했습니다.
그러나 유비를 변명하려고 작가는 유장의 능력 운운했더랬지요.
갑자기 누가 간웅인지 헷갈리는 대목입니다.
이렇게 천하는 유비에 모두 농락당하며 지냈나 봅니다.
방통이 여기서 유장을 손보고 서천을 먹어야 한다고 했지만,
아니라고...
안 된다고....
그래도 먹어야 한다고 하니 명분 타령을 했다지요?
그래서 방통이 명분 만들어 주느라 낙봉파에서 죽었나 봅니다.
나중에 낙봉파에 들려 죽은 방통을 깨워 물어보렵니다.
유비는 말은 그렇게 하고 이곳에 와 유장을 만나며 뒤로는 "음 하하하~"하고 웃으며
호박씨 깠던 곳이 바로 미엔양의 부락산이 아닌가요?
지금 우리가 거닐고 있는 이곳이 바로 부락산이라는군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대
번뇌에서 벗어나려 하거든
마땅히 욕심을 적게 가지라!
욕심이 적은 사람은
땅 위에 살면서도 편안하고 즐겁지만,
욕심이 많은 사람은
천당에 산다고 해도 그 욕심을 채울 수 없어 괴로워한다.
욕심이 많은 사람은 부유해도 가난하지만,
욕심이 적은 사람은 가난해도 부유하다.
그런데 돌아서면 佳人은 왜 또 욕심이 생기나 모르겠어요.
'삼국지 기행 > 삼국지 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하 삼분지계가 시작된 곳 (0) | 2013.07.19 |
---|---|
부성의 연회 (0) | 2013.07.18 |
부락산의 부재락호(富哉樂乎)! (0) | 2013.07.16 |
미엔양(綿陽 : 면양) 가는 길에 이상한 경험. (0) | 2013.07.15 |
랑중 화광루(華光樓)에 올라.. (0) | 2013.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