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에서는 천 년이 넘은 메디나를 걸어 보아야

2024. 10. 28. 03:09모로코 여행기 2024

 

페스는 메디나를 감싸고 있는 성벽의 길이만도 16km에 이르고 메디나로 드나드는

출입문은 모두 18개나 된다는데 이렇게 문이 많은 이유는 여러 왕조에 걸쳐 페스를

도읍으로 정했기 때문에 옆에 붙여 궁전을 지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18개의 문으로 들어가면 메디나 안에서의 골목길은 9천 개가 넘는다고 하지요.

그런데 이름이 붙은 골목길만 9천 개가 넘는다는데 이름도 붙지 않은 골목의 숫자는 

두 배나 된다고 하니 페스는 세상에도 이런 곳이 이곳 말고는 없지 싶습니다.

 

 

페스의 메디나는 세상에 이런 도시와 비교할 곳은 없지 싶습니다.

물론, 같은 모로코의 오래된 도시  마라케시가 있었지만,

규모면에서는 페스만 못하지 싶습니다.

 

 

현재 메디나가 있는 지역이 제일 먼저 이곳에 왕조를 세운 곳이고

그 후에 생긴 왕조는 주변으로 몇 곳에 걸쳐 왕궁을 세웠기에 지금의 페스는

이런 여러 왕조의 도심이 모두 합쳐졌기에 규모가 대단히 큰 도시가 되었다네요.

 

 

따라서 외부 침입에 대해 아무래도 방어할 곳이 많아졌기에 불리한 면이 있겠지만,

이미 페스는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충분한 대비책을 세워두었습니다.

바로 사진처럼 골목길을 모두 좁고 구불거리고 막히게 만들었답니다.

 

 

따라서 말을 타거나 낙타를 타고 골목길을 휘젓고 다닐 수 없도록 만들었답니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는 대규모로 기마병의 빠른 공격은 이루어질 수 없고  주로 소규모의

보병에 의해서만 침입을 해야 하기에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훨씬 수월하지 싶습니다.

 

 

그렇기에 지금도 메디나 골목길은 차량을 절대로 진입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모든 운송수단은 오직 노새나 당나귀에만 의존합니다.

마라케시처럼 오토바이나 자전거는 다닐 수 없지요.

 

 

또 늘 짐을 싣고 내리는 동안 골목길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노새나 당나귀는

마스크를 하고 다닙니다.

아니면 혹시 쉬는 시간에 심심풀이나 하라고 여물통을 입에 달고 다닐까요?

 

 

메디나로 진입하는 이 많은 문 중 가장 잘 생긴 문은 1913년에 세운 부즐루드 문

(Bob boujloud)으로 일명 블루 게이트(Bab Boujeloud - Blue Gate)라고도 부른다네요.

페스를 드나드는 가장 큰 대표적인 출입문이라고 한답니다.

 

 

그 이유가 외부에서 볼 때 페스를 상징하는 푸른 타일로 장식했기 때문이고 내부에는

위의 사진처럼 이슬람을 상징하는 초록색 타일로 장식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페스는 이슬람의 여러 도시 중 으뜸이라는 자부심으로 만들었지 싶습니다.

 

 

이 도시를 만들 때 만인이 평등한 도시를 표방했기에 외관상으로 보면 어느 집이나

밖에서는 부자인지 가난하지를 알 수 없도록 알 수 없게 했답니다.

성벽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정밀 아무 장식도 없이 멋도 없이 높이만 쌓았습니다.

 

 

골목길은 또 어떻습니까?

사진처럼 처음 지은대로 그대로 살아가고 있는 듯 보이지는 않습니까?

외부 치장은 절대로 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네요.

 

 

성벽의 목적은 방어에 있지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 기본에 충실하자는 실용적인 전통인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걷다 보면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니 창문이나 출입문도 화려하게 만들지 못하게 했으며 골목길의 담장 자체도

장식이 없도록 했지만, 그러나 좁은 골목길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가면

자유스럽게 돈이 많은 사람은 집안을 화려하게 꾸미고 살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하네요.

 

 

집안으로 들어가면 창문 장식도 예쁜 문양으로 다양한 색으로 칠해 보기에도 좋고요.

기둥이며 천장의 모습은 물론 벽도 점토로 이슬람 전통 양식으로 아름답게 꾸몄습니다.

그야말로 내화외빈의 전형을 보는 듯합니다.

 

 

이런 방법은 성벽을 외부에서 보았을 때 우리 눈에도 깔끔하지 못하고 초라해 보일 정도네요.

이드리스 1세는 왕궁의 자신의 거처도 일반집과 크게 다르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하니

대단히 검소한 삶을 살았던 모양입니다.

 

 

과거에는 페스의 메디나는 모로코는 물론 주변의 여러 나라 도시와 비교해 

경제적으로도 윤택했고 앞선 도시였기에 그래도 대단히 화려했지 싶습니다.

지금은 고치거나 장식이 없어 지저분해 보이지만....

 

 

그러나 외부를 장식하지 못하게 함으로 이런 전통이 지금까지 내려왔기에

지금의 페스 골목길을 걷다 보면 좁고 혼잡하고 전혀 정리되지 않은

지저분한 모습으로 여행자에게는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페스에서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 싶습니다.

오랜 전통이 살아있고 그들 나름의 삶의 철학이 있는 곳이기에

골목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메디나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는 없지 싶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비록 지금의 패스 메디나는 지저분해 보이고 청결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스의 메디나 골목길을 걸어보아야 합니다.

후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그래도 생각나는 것이 메디나입니다.

그게 바로 페스 메디나의 매력 중 하나이기 때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