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1. 04:00ㆍ모로코 여행기 2024
태초에 아프리카 대륙과 유럽 대륙은 아틀라스 산맥으로 이어져 있었는데 신화에 따르면
헤라클레스가 12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 산맥을 넘어가는 게 귀찮아 바위를 찢어 바닷길을
내는 바람에 지브롤터 해협이 생겼다는데 이 사건만 없었다면 쉽게 오갈 수 있었을 텐데...
지브롤터 해협은 아프리카 대륙과 유럽대륙 사이의 좁은 해로이며 동시에
대서양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중요한 해협이지요.
가장 좁은 곳을 직선으로 연결하면 겨우 14km밖에는 되지 않은 가까운 곳입니다.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은 300여 m 정도로 이곳에서 콜럼버스가 인도로 가기 위해 이사벨 여왕의
후원으로 세비야를 출발해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해 대서양으로 진출해 아프리카 남단인
희망봉을 돌아 인도로 가지 않고 직진함으로 대서양 시대가 열린 곳이기도 하겠지요?
스페인 세비야 대성당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당시 이베리아 반도를 분할해
다스리던 네 명의 왕이 스페인 땅에는 묻히지 않겠다는 콜럼버스의 유언 때문에 그가
잠든 관을 땅에 묻지 않고 공손하게 어깨 위에 매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쉐프샤우엔을 떠나 아실라로 가는 길을 구글 지도를 통해 살펴보니 거리는 약 150km이고
우리 차로 걸리는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되는데 그런데 그 길이 우리가 지브롤터 해협에
있는 탕헤르라고 말하는 탠지어라는 모로코 최북단의 도시 옆으로 지나갑니다.
탠지어라는 탕헤르는 모로코 여행을 하시는 분은 누구나 알고 있는 도시로 모로코 북단의
가장 큰 도시로 유럽인 이베리아 반도와 연결되는 항구도시라지요.
이렇게 유럽과 아프리카는 이런 지리적인 문제로 옛날부터 많이 왕래했을 겁니다.
스페인으로 통하여 모로코로 들어오시는 분이라면 거의 모든 분이 타리파와 탕헤르로
연결되는 배를 이용해 들어오실 것인데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유럽 대륙의 끝과
아프리카 대륙의 끝은 연인의 입맞춤처럼 서로 코를 마주 대하고 있는 듯 가깝습니다.
현재 배를 이용하여 해협을 건너는데 소요시간은 약 1시간 정도도 걸린다고 하더군요.
물론, 배에 오르고 내리기 위한 대기 시간을 더하면 2시간 이상을 걸리지 않겠어요?
두 지역은 약 23km 떨어진 곳으로 만약 다리로 이곳을 연결한다면 10분이면 충분할 텐데...
그러나 북아프리카 땅과 유럽 땅인 이베리아 반도 타리파 사이에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는
가장 가까운 곳의 거리는 겨우 14km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정말 가까운 두 대륙 사이입니다.
이 정도의 거리라면 그냥 도움닫기로 건너뛰기에는 조금 멀기는 하네요.
그러면 알리딘의 요술 램프나 마법의 양탄자로 건너가기에는 너무도 쉽잖아요.
그런데 왜 두 지역을 연결할 다리나 해저터널을 건설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인천 대교의 길이가 21.38km라고 하니 두 대륙을 연결하는 길이보다 더 긴데도
불구하고 다리 건설을 했는데 위의 사진에 보듯이 빤히 바라다 보이는 이곳에 다리로
연결하거나 또 해저 터널을 연결하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까요?
해저의 지질상태, 해류의 속도, 유럽과 아프리카의 이질적인 문화와 종교, 경제성...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그러나 아직까지는 두 나라 사이에 딱히 다리나 해저터널로
연결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지브롤터라는 이름 자체가 스페인으로는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기분이 몹시 나쁜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를 잠시 살펴보고 갈까요?
다시 말해 지브롤터라는 말의 어원은 자발 타리크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자발은 아랍어로 산이라는 의미고 타리크는 모로코의 장군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타리크 이븐 자하드라는 이름의 장군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타리크 장군은 711년에 북아프리카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가서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한 장군이라는데 이때부터 무어인이라고 부르는 무슬림이 이베리아 곳곳에
왕국을 세우고 가톨릭이었던 원주민을 상대로 통치하며 주인행세를 하게 되었지요.
그때부터 스페인은 이민족의 지배를 1492년까지 받았으니 스페인의 입장에서는 아주 기분이
더러운 장군의 이름인데 이 장군을 기억하려고 정한 지브롤터 해협의 명칭에 대해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나 스페인 입장에서는 다리든 해저터널이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겠어요?
그냥 이름 때문이라도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무조건 싫은 겁니다.
또 이곳에는 영국령인 지브롤터라는 지역도 있어 복잡하게 얽혀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아직 다리를 건설하는 것에 어느 쪽이나 선뜻 나서거나 적극성을 보이지 않은 이유는
그 이외에도 많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절실하게 필요함을 느끼지 않고
지금처럼 배를 이용해 오가도 1시간도 체 걸리지 않아 별다른 문제도 없는데...
그랬기에 당시로는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한 유럽의 여러 나라로부터 강제적으로 시달림을
많이 받았을 듯한데 지금도 모로코 북동쪽 끝에 있는 세우타라는 지역은 스페인령으로
모로코에서는 돌려달라고 해도 스페인은 못 들은 체 먼산만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
이렇게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두 대륙 사이에는 영토가 너덜너덜할 만큼 복잡하게
나누어져 있기에 여러 나라의 이해관계가 얽힌 실타래처럼 복잡한 곳이지요.
서로의 이해관계가 합치될 때가 아니면 앞으로도 두 지역을 연결할 일은 없을 듯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때 헤라클레스가 그냥 걸어서 아틀라스 산맥을 넘어갔더라면 아무 일이 없었을 텐데...
그놈의 귀차니즘 때문에 산맥을 넘지 않고 그냥 두 동강으로 잘라버리는 바람에
지중해와 대서양은 하나의 바다로 연결되며 두 대륙이 갈라지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게 모두 한 성질하는 헤라클레스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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