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난성 여행을 마치며

2010. 3. 14. 09:01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09

아름답고 꿈길 같은 15일간의 윈난성 여행.

이제는 스쳐가는 바람이 되었습니다.

 

작년에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부부 둘이서 난생처음으로 배낭을 메고 한 달 가까이  다녀오며 용기를 얻어 

이번에 중국 윈난성 배낭여행을 도전하고 무사히 마쳤습니다.

 

여행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정리한다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글을 전문으로 쓰는 사람도 아니고 눈도 침침하고 컴퓨터에 능숙한 세대도 아니기에 더 어렵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정리하여 두면 개인의 자료이며 나중에라도 다시 읽어보며 그때의 마음을 어느 정도 알 수

있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 부부가 여행하는 이유는 예전에 많이 아팠을 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고  그다음은 그곳에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그냥 좋아서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함께 할 동행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바쁜 직장생활에 배낭여행이란 남의 이야기고 책 속에서나마 볼 수 있는 먼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우리 부부의 여행은 다시 건강을 회복해 가는 마눌님과의 약속 중  하나를 또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여행은 매년 계속될 것입니다.

 

비록 지금 백수가 되어 럭셔리한 여행은 하지 못하지만 생활비를 아끼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여행 비슷한 것을 

흉내 내며 즐길 수 있습니다.

 

여행이란 하얀 종이에 나만의 느낌을 담아오는 일입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아름다운 리지앙과 후타오샤 트레킹이 목적이었습니다.

남처럼 좋은 숙소, 맛난 음식을 먹지 못하고 다녔지만 백수라도 여행을 즐길 권한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지 않고 우리 부부만의 능력으로 다녀야 하기에....

 

우리 부부 둘이서 15일간 윈난성 여행에 사용한 비용은 비행기 요금을 제외하고 모두 2.751위안이었습니다.

우리 돈으로 500.000원이 넘지 않았습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왜? 어떻게, 그렇게 다니느냐고요.

그러나 각자의 생각이 다르듯 여행의 패턴도 다릅니다.

비난하거나 비난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백수도 여행을 하고 싶고 돈을 버는 방법은 여행경비를 과감하게 줄이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누구나 삶의 방식이 다르듯 여행의 방식도 다릅니다.

그래서 적은 비용으로 다니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이유는 여행이란 돈에 비례하여 느끼고 담아오는 감정도 비례하지는 않으니까요.

비록 지식과 감정이 부족해 많은 것을 보고 느끼지 못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은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적은 비용이라도 여행에서 만족하고 자기만의 느낌을 마음에 담아오는 사람이 아닐까요?

 

우리와는 다른 모습, 다른 환경, 다른 생각의 사람이지만 근본은 모두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사랑하고 살아가듯 그들도 그들의 삶을 사랑하고 살아가니까요.

우리가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듯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대로 아름다운 삶이 있고 사랑하고 싶은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심장에서 내뿜는 피의 온도도 나와 같은 36.5도이니까요....

 

우리 여행은 저렴한 비행기를 찾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이번 여행에 베트남 항공을 이용해 인천에서 하노이를 거쳐 이곳 쿤밍으로 당일 왔습니다.

다시 하노이로 돌아가 며칠 구경하고 다니다가 방콕으로 의무적으로 넘어갑니다.

그곳에 며칠 머무르다 호찌민을 경유하여 귀국하는 한 달짜리 항공권을 35만 원에 구매하였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 부부는 난생처음 내린 쿤밍 공항에서부터 무모하게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택시는 서산 용문을 올라갈 때 둘이서 10위안을 내고 단 한 번 합승하고 모두 걷고 버스로만 다녔습니다.

저렴한 숙소만 찾아다녔고 중국 인민들이 먹는 그런 음식을 먹고 다녔습니다. 

 

스린(石林)....

그곳에서는 아훼이와 아스마의 전설도 보았고 기묘한 돌의 숲에 빠져보기도 했습니다.

왜 이런 자연이 중국 땅에만 있느냐고 외쳤습니다.

 

지우시앙 동굴에서는 신전이라는 장대한 광경에 압도당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이 부러운 것은 이런 것뿐이라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따리에서는 바이족의 아픔을 느꼈으며 지금은 동화되어 중국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무식하게 높은 창산에 붙어살아가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어머니의 모태처럼 생긴 포근한 모습에서 바이족이 먹고 살아갈 수 있는 농토와 호수와 천혜의 요새와도

같은 곳도 보았습니다. 

 

리지앙에서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도시를 보았습니다.

또 그곳에서 아름다운 인연도 만들었고요.

 

후타오샤....

우리에게는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모두 걸어서 하이 로드와 로우 로드를 완주했습니다.

대자연 앞에 서서 우리 자신은 그냥 티끌에 지나지 않는 미미한 존재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하늘길을 걸었던 꿈과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샹그릴라...

그곳에서는 티베탄의 생각을 잠시나마 유추하며 다녔습니다.

우리의 과거 모습을 생각하며 다람살라와 그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여행을 다녀와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쓰며 개인의 여행 기록을 남긴다는 일...

그것은 또 한 번의 여행을 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이번 여행의 반이 지났습니다.

4 성조의 나라에서 6 성조의 나라인 베트남으로, 그리고 5 성조의 나라인 태국으로 갑니다.

비록 적은 비용으로 도전하지만 우리의 여행은 계속됩니다.

이제 중국 여행은 오늘로 끝이 나지만 우리 여행은 계속 진행형입니다.

 

여행이란 무엇을 얻기 위해 떠납니다.

그러나 여행을 하다 보면 얻는 것만 아니라 비움도 있습니다.

여행을 하며 지금까지 살아오며 쌓인 우리 마음속의 탐욕을 비울 수 있습니다.

 

그들 속으로 들어가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면 그들과 하나가 되어 우월감과 경쟁심을 버릴 수 있습니다.

땀도 흘리며 버릴 수 있습니다.

과욕과 지나친 경쟁심도 버릴 수 있습니다.

 

나라는 생각을 버릴 수 있습니다.

혼자라는 영어 단어인 alone은 all one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고 세상 속에 하나입니다.

나만의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편견을 버릴 수 있습니다.

 

여행이란 늘 설렘입니다.

子曰,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라고 공자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여행에서도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나 자신의 왜소함을 느낄 때 탐욕이 얼마나 신기루 같은 것인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야만 다시 일상생활 속으로 돌아와 풍족한 지금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하면 그곳 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마저도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행여 산길에서 나비를 만나도 그것마저 사랑할 수 있습니다.

 

우리 부부의 여행은 자취를 남기지 않는 바람처럼, 높은 산을 만나면 머물다 가는 구름처럼, 그리고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그리 다니렵니다. 

 

우리의 삶이 아직은 남아있기에 우리의 여행도 계속될 것입니다.

부부가 걸어 다닐 수 있는 날까지....

그간 중국 여행 이야기에 함께하시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은 기분입니다.

 

학우선을 든다고 누구나 재간둥이 제갈량이 될 수 있겠습니까?

귀를 자른다고, 보이지 않고 귀가 들리지 않는다고 고흐나 헬렌 켈러 그리고 베토벤이 되는 게 아닙니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올린다고 佳人이 여행가나 여행작가, 그리고 사진작가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흉내를 낼 뿐입니다.

비록 아마추어일지라도 여러분이 함께 공감해 주신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쟈시델레!

길상여의(吉祥如意)라는 말로 티베트 장족의 인사말이라고 합니다.

의미는 "당신의 뜻대로 상서롭고 길하시기를!"이라는 뜻이랍니다.

 

영어의 "굿 모닝"이나 중국의 "니 하오"보다는 의미도 있고 아름답고 친근한 인사말처럼 느껴집니다.

여러분...늘  쟈시델레! 입니다.

그동안 함께 하시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고 귀한 말씀을 남겨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쪽지를 보내주시며 중국 다른 지역 여행에 도움을 주시겠다고 연락하신 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못난 글이지만 예쁘게 봐주신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혹시 여러분을 여행길에서라도 스치며 만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 부부의 여행은 베트남과 태국으로 넘어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또 다른 문화 속으로 들어갈 예정이며 그곳에서 본 느낌을 블로그에 남겨보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살아가는 도중에 부부는 서로 소중히 그리고 아끼며 살아야 합니다. 
운명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그림자와 같기에....

그리고 언제 우리 삶에 살짝 끼어들어 방해할지 모르기에.... 
서로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소중함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은 "때문에"가 아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입니다.

비록 얄미운 운명이 우리 부부 사이에 끼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佳人은 아직도 그런 삶을 짝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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