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웨이 객잔

2010. 2. 6. 19:18중국 여행기/윈난성 여행 2009

"여보... 지금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앞산을 향해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을 한번 해 봐...

그러면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함께 걷고 함께 호흡하며 동행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

삶이란 이렇게 서로를 느끼며 살아가는 거야. 그리고 함께 한다는 느낌이 있을 때 그게 사랑인 게야!"

 

"바람은 지나가도 그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고 해..

우리네 삶도 지나가면 자취를 남기지 않겠지?

이별이란 잊히고 느끼지 못할 때 비로소 완전한 이별이지 우리가 서로 기억하고 마음속에 담아두는 한

우리는 영원히 서로의 마음속에 살아있어 동행하는 거야..."

 

이런 비탈에도 사람은 집을 짓고 살아간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들에게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들은 비탈마저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차마 객잔을 떠나 하프웨이 객잔으로 가는 길에 이런 농부 초당이라는 마을 사람들의 쉼터가 있다.

이곳을 지날 때는 아무도 없어도 손을 들어 인사하자.

 

그 이유는 지금 제대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앞에 가는 독일에서 온 청년들이 방금 길을 잘못 들어 산 위로 올라가기에 내려오라고 불렀다.

갈림길에는 바닥을 살피면 분명히 화살표로 표시하여 두었다.

 

어제저녁에 삼계탕에 김치를 먹은 독일 친구들이라 일부러 불러 내려오라고 했다.

그것 봐라... 한국식 삼계탕 먹고 힘이 넘치니 산 위로 올라가잖니~~

그냥 두었더라면 하바쉐산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여기가 아닌가벼~"하며 다시 내려왔겠지만...

 

가끔 가파른 절벽에 서서 아래도 내려다보고 가자.

이곳을 걸으며 아래를 내려보지 않고 간다는 것은 반만 보고 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입장료 할인을 해 주는 것도 아니니까.

다시 봐도 아찔하군~

  

이제 위롱쉐산 위로 해가 보이기 시작한다.

너무 산이 높아 해가 떠오르기 전까지는 새벽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옛날 이곳에 살던 복순이는 시집가기 전에 쌀을 서 말이나 먹어보고 갔을까?

논이라고는 전혀 없는 비탈진 마을에 옥수수 농사가 대부분인데....

누구는 인민이 강냉이밥만 먹는다고 가슴 아프다고 했는데...

 

앞쪽을 바라보면 두 설산의 가운데로 멀리 산줄기가 보인다.

가까이 불러보면 그곳에도 설산이 자리 잡고 있다.

이미 그곳에는 해가 비치는데...

 

하프웨이에 가까이 오면 아래 자동차길에서 올라오는 포장도로가 보인다.

그 길로 독일에서 왔다는 아가씨 두 명이 물병은 꼭 챙기고 올라와 하프웨이 방향으로 걸어간다.

"처자들~ 어디서 오셨수?"

"저머니~"

"아~ 저 너머서?"

佳人이 물어본 것은 치아오터우에서 자동차 길로 와 이곳으로 올라왔느냐고 물었는데 독일에서 왔단다.

 

젠장 그럼 이 포장도로가 독일과 바로 연결되었고 너희가 독일에서 여기까지 걸어왔단 말인가? 나 원 참!!!

차라리 로마는 어떨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데.

영어? 그것도 객지에 나오면 어리 삐리 해지기는 마찬가지다.

아주 한살림 챙겨 여행을 왔구나. 서양인을 보면 참 힘도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차마 객잔에서 걸어온 트레커라면 우리 부부를 모르면 간첩이다.

누구나 붙잡혀 저녁 내내 최소 30분 정도는 함께 놀았으니까....

 

이제 저 멀리 하프웨이가 있는 마을이 보인다.

약간의 완만한 비탈만 있으면 이곳에는 마을이 있고 사람이 산다.

비탈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나시족...

 

오늘은 하프웨이의 시설을 알아본다.

우리 부부는 이곳에 자려고 들리지는 않았지만 혹시 이곳의 정보가 필요하신 분이 있다면 참고가 되겠다.

주인을 만나 시설만 살펴보고 사진을 찍어 블로그나 카페에 올리고 싶다고 하자 자세히 설명을 하여준다.

 

이 방이 2인실 방으로 120위안 하는 방이다.

화장실이 방안에 있고....

 

이 방은 하프웨이에서 제일 비싼 방으로 하루에 380위안 하는 방이다.

큰 더블침대가 있는 방이 있고 거실과 트윈베드가 따로 있는 방이 있어 4인용 방이다.

하프웨이가 자랑하는 스위트룸이다.

그러니 한 사람에 95위안 한다는 말이다.

그 외에 50, 200위안짜리도 있어 가격에 따라 묵을 수 있다.

 

이곳 주인장...

"우리도 한국인을 위해 백숙을 합니다~~"라며 크게 외친다.

지금까지 차마에서만 백숙을 했는데 우리도 기술을 전수받아 백숙을 한다고 한국인에게 꼭 전해 달란다.

그만큼 한국인은 후타오샤에서는 알려져 있다는 의미다.

 

아찌~ 오늘 佳人이 선전해 드렸수~ 나중에 가면 깎아 주실거지유~~

오늘따라 4:6 가르마가 죽여주게 이쁘게 나오셨네~

 

그럼 저렴한 도미토리도 살펴보자.

그곳의 시설 중 하나인 공동 세면실...

 

이 집의 자랑거리 화장실.

천하에 제일 경치가 좋은 뒷간이라고 자랑한다.

세상에 화장실이 객잔의 트레이드 마크라니?

 

그러면 내부는 어떨까?

사실 화장실은 나시나 비슷하다. 나시의 화장실도 앉으면 위롱쉐산이 보이고 밤에는 하늘의 별이 쏟아진다. 

이곳에서도 별 헤는 밤을 노래해도 좋겠다.

차마 객잔만 화장실이 별로 좋지 않다.

그냥 열린 곳으로 위롱쉐산이 바라다보이는 화장실....

그래도 이곳만이 1인용 화장실의 형태를 갖추었다.

 

1인 20위안의 도미토리 룸.

기차의 침대칸은 위층이 더 싸지만 이곳 하프웨이는 위층이라고 더 싸지도 않다.

  

앞쪽으로 난 발코니...

바로 도미토리 룸이 있는 옥상이다.

밑에다 불만 지피면 삼겹살 구워 먹기(?) 좋은 돌로 된 식탁이 있다.

 

도미토리룸이 있는 발코니에서 2인실 방이 있는 안채를 본다.

3층 왼쪽에 있는 창이 보이는 방이 이곳에서 제일 비싼 스위트 룸이다.

비싼 방일수록 위에 올렸다.

그 이유는 방문만 열면 앞산이 잘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3층 테라스인 이곳에서 산을 바라보며 차 한 잔 마시면 굿입니다요~~

하프웨이는 트레킹 도중 머물 수 있는 3곳의 객잔 중 가장 시설이 훌륭하다.

치아오터우에서 아침에 출발하면 보통 나시에서 식사를 하고 차마에서 잠을 잔다.

 

그러나 차마에서 이곳 하프웨이까지는 평탄한 길로 우리처럼 천천히 걸어도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이다.

깨끗한 숙소를 원하시는 분은 이곳까지 와 숙박을 하여도 무리가 없는 곳이다.

 

세 곳 모두 중국어가 능숙하다.

물론 영어도 통한다.

한국어는 당연히 인사 정도는 할 줄 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갈림길에서는 반드시 바닥을 살핍시다.

그곳에는 화살표로 작은 돌일지라도 표식을 해 놓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에서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의 길을 알려주는 좌표가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살펴보지 않아서 모르고 갈 뿐입니다.

그 좌표는 책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부모나 스승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