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톰 남문의 석양도 아름답다.

2009. 1. 2. 00:34동남아시아 여행기/시엠립 배낭여행

이제 돌아가야 한다.

어두운 밤이 내리면 가로등이 없는 이곳은 칠흑 같은 캄캄한 곳이다.

우리는 자전거를 타고 왔다.

바이욘 사원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앙코르 톰 남문으로 향했다.

 

이제 앙코르 톰 남문에 이르른다.

남문 유해 교반 다리 위에서 서쪽 해자를 바라보니 벌써 석양이.....

이 또한 멋진 광경이 아니더냐.

 

누가 우리 세대를 지는 석양이라고 했는가?

아직도 심장을 두드리는 북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런 멋진 모습을 보면 눈이 시리고 아직 흘릴 눈물이

남았기에 佳人은 슬프지 않고 다시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기에 佳人은 넉넉하고 행복하다.

 

아무리 바빠도 사진은 찍고 가자.

지는 해는 어디에서 보아도 아름답다.

그날이 즐거웠던 사람에게는 더욱더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

 

지는 노을 석양 아래에서도 佳人의 생각이 퇴색되지 않았다면 아직 한가닥 희망이고 싶다.

그리고 노을 석양이 더욱 아름다운 색깔로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비록 살아갈 날들이 살아온 날들보다 많지는 않겠지만...

 

벌써 어둑어둑하다.

이곳의 시각은 태국과 같은 시각을 쓰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시각보다 일찍 해가 뜨고 일찍 어두워진다.

우리나라의 5시 30분과는 다르게 더 일찍 어두워진다.

 

앙코르 왓 입구까지 달려왔다.

이미 차량들이 불을 켠 지 오래다.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ISO를 최대한 크게 하기에 조금 더 밝아 보인다.

 

뒤를 돌아 앙코르 왓의 야경을 보자.

이미 사람들이 빠져나오기 시작한 지 오래다.

사진으로는 구별이 어렵지만 이미 주위는 매우 어둡다.

우리 부부도 인생의 황혼기에서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한 일이다.

 

멀리 탑문 위에는 불이 켜져 있고 모든 사람들은 시내로 들어갈 준비를 한다.

저들은 버스나 택시...

그리고 툭툭을 이용하여 돌아갈 사람들이니 느긋하게 움직인다.

망원렌즈를 이용하여 가까이 당겨 보았다.

탑문 위로 비치는 조명이 이미 불을 밝혔다.

 

더 가까이.

모두가 나오는데 佳人은 들어갈 수 없어 망원을 최대한 사용하여 끌어당겨 본다.

사실 시간이 조금 더 남았다면 앙코르 왓에도 들렀다가 돌아가려 했는데 아쉽다.

 

삼각대도 없이 손으로 들고 찍으려니까.

아무리 호흡을 멈추어도 흔들림은 어쩔 수 없다.

멀리 성소 탑에도 조명이 비치기 시작한다.

해자에 비치는 밤의 앙코르 왓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흔들려 버렸다.

 

이제부터 시내까지 사진이 없다.

불이라고는 전혀 없는 그런 길이었다.

앙코르 왓 서쪽 입구에서 아침에 온 직선 길은 피했다.

 

그 이유는 지금 확장 포장 공사로 앙코르 왓 해자를 끼고 서쪽 입구에서 남쪽 중간 부분까지는 들어오는

차량만 통과를 시키고 이곳을 빠져나가는 차량은 우회도로로 나가도록 통제를 했기에 혼잡한 차량과

엉키며 가는 위험한 길을 피하고 지금 시간에 들어오는 차량이 거의 없는 매표소로 통하는 길을 택했다. 

그런 잔머리가 오히려 악몽이 될 줄이야.

 

오후에 내린 비로 공사 중인 앙코르 왓 해자를 ㄴ자로 도는 길은 완전히 뻘 밭이 되어 있었다.

지나다니는 차량마저 없어 불빛이라고는 전혀 없는 지옥 그 자체다.

우리 부부는 자전거를 탈 생각으로 미리 한국에서 자전거 장갑과 자전거용 깜빡이 전조등 그리고

후미에 다는 깜빡이 경고등을 준비해 갔다.

앞선 佳人은 전조등을 달고 뒤를 따르는 마눌님은 깜빡이 후미등을 모자에 걸었다.

 

우리 부부는 천천히 자전거를 조심스럽게 진흙밭을 빠져나온다.

이곳을 방문하시는 분들 중 자전거를 탈 때는 가능하면 해 떨어지기 전에 나오는 게 안전하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불빛만 보아도 마음이 놓이는 문명의 노예들.

느껴보셨는가?

바로 佳人 자신이었다.

불빛을 보고서야 안도의 한 숨을 내 쉰다.

 

20분이면 올 수 있는 길을 거의 1시간이나 걸렸다.

자야바르만 7세 어린이 병원 앞에서 쉬면서 여유도 부리며 물도 마셔본다.

 

아래 사진에서 우리 마눌님 모자 뒤에 깜빡이는 불빛이 보이시는가?

저 불의 의미는 "자전거 타고 가유~~ 조심혀유~~"라는 의미다. 

佳人은 깜빡이 전조등을 어찌 달았을까?

자전거에는 부착할 곳이 없다.

그래서 모자에 부착했다.

 

머리에 깜빡이 등을 달고 자전거 타 보셨수?

나 타 봤수....

달리며 머리에서 반짝이는 불을 보셨수?

이 깜빡이의 의미는 " 앞에서도 조심혀유"다.

지나다니는 행인들이나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고 웃는다. 

그래 웃어라~~

아무리 웃어도 안전하게 숙소에 도착하는 게 제일의 목표다.

 

새처럼 자유로워지고 싶으신가요?

누구의 구속에서 벗어나시고 싶으신가요?

천년의 대화를 하시고 싶으신가요?

바람을 느껴보시고 싶으신가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우거진 숲 속으로의 여행을 하시고 싶으신가요?

                                           

그러면 이곳에 가면 자전거를 타보세요.

1불로 느끼는 100만 불의 느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자전거 여행.

속도를 낮추면 다른 것이 보이고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얻을 수 있는 만족입니다.

단 돈 1불로.

 

누가 보증을 할까요?

안젤리나 졸리가?

쉬바나 비쉬누가?

데바타스나 압사라가?

수리야바르만이나 자야바르만이?

바로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인 佳人이 보증합니다.

 

자야바르만도 수리야바르만도 해보지 못한 자전거 여행...

당신이라면 할 수 있습니다.

 

단 한 가지 주의할 점...

세계적인 유명 관광지라 놀러 나온 개들이 많다는 점이다.

자전거를 탈 동안 긴 우산이나 막대기 하나 정도는 가지고 다니는 게 어떨까?

밤에는 쩔쩔매며 나왔지만. 우리도 낮에는 이렇게 잘 달렸다우.

 

아마도 이번 하루 동안의 자전거 여행은 우리 부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나중에 이 세상을 하직할 때 후회할 일 중 한 가지는 없을 것이다.

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추억 만들기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약간만 달리 해 본다면 다른 추억들을 만들 수 있다.

오늘로 유적 구경은 3일권이 끝나 버렸다.

 

내일부터는 씨엠립 시내를 어슬렁 거리며 돌아보는 일이다.

이들의 아픈 과거가 있는 왓 마이라는 사찰과 재래시장 그리고 왓보라는 사찰도 걸어서 다닌다.

씨엠립 강변도 어슬렁거리고 올드마켓을 낮에도 다녀본다.

 

여행이란 아는 만큼 보인다는데.

아는 것이 없어 보이는 게 없었고 지식 또한 짧아 혼자만의 생각으로 다녔습니다.

공부도 별로 하지 않고 계획도 없이 갑자기 유적 여행을 한다는 것도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글을 쓰며 밤을 꼬박 지새운 적도 있었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 멍하니 컴퓨터 앞에 우두커니

앉아 사진만 들여다보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글이란 게 쓰는 도중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이렇게 유치할 수가 없습니다.

 

비록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마음만은 젊은 분들 못지않기에 배낭 하나 둘러메고 떠난 여행길.

무모한 일정이었지만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이었습니다.

나이도 언어도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장애가 되지 못합니다.

아직 눈으로 볼 수 있었고.

두 다리로 걸을 수 있었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었고.

그리고 다녀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부부에겐 크나 큰 축복입니다.

이제 우리 부부의 인생도 우리의 씨엠립 유적 관람도 프놈바켕의 석양처럼 저물어 갑니다.

 

우리 부부의 남은 일정은 2일을 더 씨엠립에서 머무르며 시내를 어슬렁 거리며 돌아보다가 프놈펜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1박을 하고 다시 베트남의 西貢이라는 사이공으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갑니다.

사이공에서 2박을 하고 달랏(2박) - 芽莊이라는 나짱(1박) -  야간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1박 - 會安이라는

호이안(1박) - 順化라는 훼(1박) 그리고 다시 야간버스를 타고 버스 속에서 1박 하며 河內라고 하는

하노이로 오픈 버스를 타고 북상할 예정입니다.

우선 베트남으로 들어가 九龍강이라는 메콩강에 가서는 쪽배도 타보고 갑니다.

 

하노이에서는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닌빈 지역의 花樓라는 호아루와 땀꼭을 보고 우리 한국인들이 거의

가지 않는 짱안이라는 곳과 바이딘이라는 절을 보고 그리고 수상마을인 껭가를 구경하고 한국으로 돌아

갑니다.

 

아래 사진은 수상마을이라는 껭가 마을 모녀가 어린아이를 배에 태우고 발로 노를 젓는 사진입니다.

그들은 물 위에서 살다 보니 발로도 노를 저을 수 있습니다.

佳人도 글을 자꾸 쓰다 보면 저 여인들처럼 글 솜씨가 늘지 않겠어요?

헉!!! 그럼 발로도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인가요?

 

말도 통하지 않고 무작정 떠나는 여행.

정말 걱정스러웠습니다.

이제 부부 둘이서 배낭 하나 둘러메고 24일간의 배낭여행 중 8일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더 남았기에 우리 부부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들도 행복하세요~

 

남에게 장미꽃을 바친 손에는 언제나 남은 향기가 있다고 합니다.

장미 한 송이 살포시 놓고 갑니다.

내일부터는 유적이 아닌 그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들어가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1불로 100만 불의 물건을 살 수는 없다.

그러나 1불로 100만불의 느낌은 살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이 바로 내 손바닥 안에 있기 때문이다.

여행이란 이렇게 적은 경비로도 즐겁게 다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