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악 뽀안... 수반 위에 올려진 연꽃

2008. 12. 29. 15:31동남아시아 여행기/시엠립 배낭여행

니악 뽀안에 1시 35분에 도착했다.

영어로 Neak Pean이라고 쓰여 있는데 왜 이렇게 읽지?

佳人도 모르겠네~~

 

니악 뽀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한적한 길.....

한참을 걸어 들어간다.

아~ 저런 저 개는 영어와 캄보디아 말을 모르는군요.

배워야 사는데.... 

 

숲이 우거지고 정말 걷고 싶은 길이지요?

유적 입구에서 파인애플을 1.700리엘에 샀다.

아침에 물과 간식거리를 달라로 내고 거스름돈으로 받은 돈이 1.700리엘이 남아

4.000리엘 부르는 파인애플을 1.700리엘에 줄거야 말 거야 했더니 그냥 준다.   

 

이 숲길을 지나면 양쪽으로 아래 사진처럼 늪지가 나타난다.

이것은 과거에 이 지역이 자야바르만 7세가 만든 인공 저수지인

자야타타카 바라이를 의미한다.

그러니 저수지 한 가운데에 바로 니악 뽀안이 있었다. 

 

이제 안으로 들어 왔다.

우리가 특이하게도 이 사원을 들어온 방향이 북에서 진입을 한 것이다.

북쪽의 의미는 불교국가인 스리랑카를 건국한 사람이 북쪽에서

흘러온 인도인이기 때문이다.

니악 뽀안은 여느 다른 사원과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입구로 들어가면 앞에는 사진처럼 작은 연못이 보이고

그 너머로 커다란 중앙 연못이 하나 있다.

이곳은 코끼리를 의미하는 북쪽의 물길이 드나드는 곳이다. 

작은 연못은 각각의 네 곳에 하나씩 있다.

 

연못 중앙에는 신전이 있다.

니악 뽀안은 자야바르만 7세가 부처의 힘으로 민초들의 질병을 치료하던 종합병원이다.

그러니 우리가 지금까지 탐방해왔던 그런 사원이 아니라 병원이었던 것이다.

 

예전의 크메르 사람들은 인간의 질병은 죄를 짓기 때문에 온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죄는 모두 발로 내려가고 그 발을 씻으므로 질병이 치료된다고 생각했다.

 

북서방향 모퉁이에서 바라본 중앙 신전으로 물에 비친 신전이 아늑한 느낌을 준다.

중앙 신전의 받침대 역할을 하는 동그란 모습은 뱀이 똬리를 튼 모습이고

아래 확대 사진으로 보면 오른쪽 끝에는 두 마리의 뱀이 서로 꼬리를 꼬고 있는 모습이다.  

 

한 면이 70m의 큰 정사각형 중앙 연못의 각 면마다 4대 강을 의미하는 4개의 작은 연못이 붙어있다.

중앙 연못은 히말라야산 제일 꼭대기에 있는 4대 강의 원천이 되는 호수를 의미한단다. 

 

말을 의미하는 사당이다.

 

이번에는 남서쪽 모퉁이에서 보았던 모습이다.

이곳도 방문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남쪽에서 보았던 모습으로 가운데 큰 나무 오른쪽이 우리가 들어온 입구이다.

한 마리의 말이 똬리를 튼 나가 위에 있는 유일하게 열린 사당의 동문을 향해 상륙하는

모습이며 그 앞에는 똬리를 튼 나가의 머리가 두 손을 벌린 것과 같이 활짝 들어

환영하고 있는 모습인데 지금이 우기라 원래 의도한 수상 신전을 제대로 볼 수 있으나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어 안타깝다.  

 

나가상 머리 부분만 크게 확대하여 다시 한번... 

역시 물과 연관이 있으면 나가가 홈 그라운드라고 얼굴을 내민다.

 

두 마리의 나가가 상륙하는 말을 환영하듯이 마치 두 손을 활짝 벌리는 형상이다.

나가가 크게 외친다. " 어서 옵셔~~ 반갑습네다~~"

아닌가?

나가 두 마리가 엉켜서 서로 사랑을 나누고 있는 모습으로도 보인다.

 

말의 형상을 한 조각품이다.

스리랑카 건국 신화에 나온 이야기로 풍랑을 만난 인도인 심할라를 관세음보살이 발라하라는 말로

변신하여 도와주었으며 그가 결국 스리랑카 건국의 시조가 되었다는데서 나온 이야기다.

스리랑카란 이 시대에는 불교의 발상지로 인식을 하였고 자야바르만 7세는 국교를 불교로 바꾸었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등장한다. 

 

동남쪽 모서리에서 본 신전의 모습 

 

이곳은 찾는 사람조차 별로 없는 한적한 곳이다.

보통 사람들은 웅장한 유적만 주로 찾는다.

둥근 신전 아래에 정면에 보이는 것이 바로 나가라는 뱀의 얼굴이다.

 

동쪽면의 사당에 부조된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화된 비쉬누 신이다.

왼쪽 발이 일부 손상되어 佳人의 눈에는 마치 줄넘기를 하는 듯 보인다. 

 

그 사당 아래는 이렇게 요니 위에 제단이 차려져 있다.

이곳으로 외부에서 물이 중앙 연못으로 들어가는 수로의 역할을 한다.

 

그 사당을 통하여 물이 흘러 들어가던 수로가 연못을 향하여 있다.

이 수로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말 한 마리가 열린 동문을 향하여 들어가려는 모습으로 풍랑에서 필사적으로 관세음보살의

화신인 발라하라는 말에 매달려 살려고 발버둥 치는 스리랑카를 건국한 인도 사람들이다.

제일 뒤에 매달린 사람의 모습에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느낀다.

천여 년을 저렇게 말의 꼬리 부분을 잡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 인간들....

언뜻 보면 트로이 목마도 연상하게 한다.

 

큰 사진으로 보면 가운데 아래에 다리 사이로 사람의 얼굴도 보인다.

발라하가 앞 발을 번쩍 들어 역동적인 모습으로 스리랑카에 상륙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천여 년을 이렇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나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

깨달음이란.... 멀고 험난한 길이다.

젠장.... 언제나 섬에 상륙할꼬,,,,,

 

이 부분만 확대하여 다시 보자.

정말 사람 얼굴이다.

사진 한 장 찍어달라고 佳人에게 애절한 시선을 보낸다. 

 

북동쪽 모서리에서 바라보았던 모습이다.

중앙 신전 탑문 위에는 부처님의 행적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는데

들어가 보는 것이 건기에나 가능하다.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형상으로 이 사원의 이름이 되었다.

니악 뽀안이 현지어로 "똬리를 튼 뱀"이라는 말이란다.

두 마리의 뱀이 7번 똬리를 튼 모습이다. 

 

마치 수반 위에 올려진 연꽃처럼 아름답고 조용한 곳이다.

지금까지 돌, 돌, 돌 하고만 다녔는데 이곳은 돌 외에도 물과 불교와 스리랑카 건국 신화와

연관되어 표현한 멋진 곳이다.

사원 자체가 저수지 안에 자리 잡은 곳이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호젓한 곳이다.   

 

각 네 방향에 코끼리, 말, 사자, 인간을 상징하는 이 호수에는 무릎이 잠길 정도의 물이

담겨 있어 수천 명의 인원이 호수에 둘러앉아 발을 물에 담그고 치료를 하던 곳이다.

환자가 오면 먼저 진맥을 하고 병을 코끼리, 말, 사자, 인간(비쉬누) 넷으로 분류한다.

그 4개의 병을 무슨 근거와 방법으로 나누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병이 분류되었던 것

자체가 환자들에게 자기의 병이 나을 수 있다는 심리적 효과를 불어넣어 줄 수는 있다.

한 마디로 심리적인 치료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조선 후기에 이제마라는 한의학자가 계셨다.

그분도 인간의 체질을 소양인, 소음인, 태양인, 태음인으로 4가지로 나누어 같은 질환도

체질에 따라 치료방법을 달리 하셨단다.

그분이 유명한 사상의학을 창시하신 분이시다.

 

우리는 이제마 선생의 사상의학을 계승하여 한의학에서 하나의 학문으로 발전시켜

꽃을 피워 왔지만 그들은 학문으로서는 물론 신전도 제대로 보전하지 못해 외국의 지원을

바라고 있으니 역사와 글을 남기면 후대에 학문과 문화로 발전을 하지만

유적만 남기면 의미도 모르는 돌덩어리만 남는다

 

그러면 자신의 체질에 따라 해당된 호수를 첨벙거리고 걸어가서

그 굴(가운데 호수에 연결된 아취형의 굴) 속을 들어간다.

그리고 환자는 자기가 해당되는 코끼리나 말, 사자,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마시고

발을 씻은 후 그리고 다시 중앙 호수에 가서 부처님의 자비를 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치료 끝~~

 

그래도 아마도 환자의 30% 이상은 분명히 치료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환자에게 모양과 색깔이 똑같은 가짜약을 먹이면 플라세보 효과로 30% 정도는

치료가 된다니 당시는 오히려 치료율이 더 높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곳의 물은 흙탕물이다.

마시면 오히려 환자의 병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한마디로 니악 뽀안은 앙코르 제국의 자야바르만 7세 종합병원이었다.

 

내일은 자야바르만 7세가 아버지를 위해 만들었다는 프레아 칸으로 간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인간은 신전을 만들고 신을 모신다.

또 그 신들을 인간에게 안식을 준다.

그러고 나면 인간은 또 신들을 정성껏 모신다.

결국 Give and T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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