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14. 05:20ㆍ금수강산 대한민국/경상북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다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 중 한 곳인 안동 만휴정입니다.
드라마를 보지 못했기에 이곳에 대한 정보도 없이 지나는 길에 우연히 안내 간판을 보고
들렀는데 드라마 속에서는 도공으로 위장한 의병대장 황은산역을 맡았던
김갑수의 집으로 나왔다는군요.
이곳 만휴정은 조선시대의 문신 김계행(金係行)이 노년에 고향인 안동 풍산을 떠나
독서와 사색을 위해 지은 별서로서, 폭포, 계류, 산림경관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명승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낙향한 후 노년을 보내기 위해 지은 곳이라는 말이네요.
주변 경관이 워낙 뛰어난 곳이기에 드라마에서도 이곳을 선택했지 싶네요.
그러나 한 마디로 숨은 작은 보석과도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더라고요.
만휴정이라는 말의 의미는 나이가 들어 세상 일에서 물러나 쉴 정자라는 의미겠지요?
김계행은 연산군으로 인하여 정사가 어지럽게 되자 벼슬을 버리고 남쪽 고향으로
돌아와 송천 가장 깊숙한 계곡에 쌍청헌(雙淸軒)이라는 집을 지었는데
이곳이 지금의 만휴정 옛터라고 하네요.
그는 말년에 부근에 있는 묵계서원 이곳 만휴정을 오가며 생활하였다고 알려졌답니다.
만휴정의 시문, 정자중수기 등에 의하면, 평소 때에는 본제를 안동 풍산에 두고
묵촌이라고 하는 이곳 산속 만휴정을 왕래하였으며, 말년에는 묵촌에 본제를 두고
이곳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만휴정은 정자도 아담하지만, 바로 앞에 아름다운 폭포, 가마소가 형성되어 있고
넓은 암반 위를 흐르는 자연계류 등은 인공과 자연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룸으로써
원림적인 요소가 뛰어난 곳이더군요.
그 지정 면적은 42,336㎡에 달한다고 하네요.
1986년 12월 11일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173호로 지정되었으며,
2011년 8월 8일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 제82호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만휴정의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이루어졌으며 문 옆에 곳간과
화장실을 둔 작은 건물로 이루어졌더군요.
본채의 정면은 누마루 형식으로 개방하여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고,
양쪽에는 온돌방을 두어 학문 공간으로 활용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계행의 자는 취사(取斯), 호는 보백당(寶白堂)으로 알려진 분이시라고 하네요.
보백당이라는 호는 그가 젊은 시절 읊었던 시 구절 가운데 집에 보물은 없지만,
보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청렴과 결백이라는 말에서 따온 호라고 하네요.
그 글자가 새겨진 암반입니다.
지금으로 보아도 대단히 늦은 나이인 50세가 넘어 과거에 급제하여 성균관에서
감종직(金宗直) 등과 교류하며 학문을 익혔고 1480년(성종 11) 종부시주부에 제수되었던 분이라네요.
대사성, 홍문관 부제학 등을 역임하고, 1498년(연산군 4) 대사간에 올라 간신들을
탄핵하다가 훈구파에 의해 제지되자 홀연히 벼슬을 버리고 안동으로 낙향하였다지요.
한때 무오사화와 갑자사화에 연루되어 투옥되었으나 다행스럽게도 큰 화를 면하였으며
1706년(숙종 32) 지방 유생들이 그의 덕망을 추모하여 안동에
묵계서원(默溪書院)을 짓고 향사하였답니다.
만휴정이라는 이름은 이돈우(李敦禹)가 지었다는"무진년 여름 선생이 조상의 시호를 계승할 때
김맹실, 김사행, 유계호와 더불어 차운하다. (歲戊辰夏先生延諡時與金孟實金士行柳季好謹次板上韻)”
라고 하는 시에 “관직을 그만두고 저녁에 물러나 앉았다(休官晩退坐).”라고 했는데,
여기에서 ‘만(晩)’과 ‘휴(休)’를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는군요.
“지극한 즐거움을 산수에 부치고, 행함과 그침을 천기에 따르며,
세상 밖에서 노닐며 세상사를 뜬구름처럼 가벼이 보았다.”는
보백당의 맑고 깨끗한 경지를 상상할 수 있는 명칭이라고 합니다.
만휴정의 담장 내에는 매실, 감나무 등이 식재되어 있고
장 밖에는 배롱나무, 가중나무, 옻나무, 소나무, 오동나무 등이 자라고 있답니다.
만휴정 주변에는 소나무, 노간주나무, 상수리나무, 붉나무, 병꽃나무, 물푸레나무, 산조팝나무 등의
식생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숲은 만휴정 앞을 흘러내리는 냇가 양측에 조화를 이루어
경관이 우수하더군요.
지금 보아도 이만한 곳을 찾기 쉽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묵계리의 ‘먹메이골, 새파리골, 법박골, 아래골, 분통골, 땅골’이라는 계곡을 흐르는
냇물이 모여 만휴정 앞을 지나 길안천으로 유입된다고 하네요.
주변의 하천으로는 북서쪽에 위치한 현하리의 현하천, 남서쪽에 위치한
백자리의 백자천이 모여 길안천으로 유입되고 있고요.
만휴정 정자에서 바라보이는 계곡의 깨끗한 바위와 보백당이 말년에 쉬는 정자와
산수의 경치라는 의미의 “보백당만휴정천석”이라고 쓴 암각이 있어 청렴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시문으로 깨끗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가훈 등은 김계행의 청백리
사상을 시대적 교훈으로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은 이곳이 작정자가 은일하며 자연과 벗하고, 자연으로 돌아가
안빈낙도하고픈 사상이 묻어있는 곳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만휴정에는 김양근의 만휴정 중수기문(1790)을 비롯하여 수많은 문인들이 쓴 기문이 있으며,
만휴정(晩休亭), 쌍청헌(雙淸軒)등의 현판이 보존되어 있어 우리도 볼 수 있더라고요.
원래 드라마는 거의 보지 않지만, 이곳 만휴정을 다녀온 후 만휴정이 드라마에서 어떻게 나왔을까
궁금하기도 하여 드라마에서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네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았네요.
정말 작은 보석과도 같은 아름다운 곳으로 지나는 길이 있다면
꼭 들러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마을 입구에 있는 무료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잠시 위의 사진에 보이는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서 올라가면 금방 만날 수 있더라고요.
주차료도 입장료도 없는 곳입니다.
만휴정의 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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