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딩산 화엄삼성상(華嚴三聖像)

2014. 2. 8.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계단을 따라 대족석각 안으로 들어가면 석각을 새겨놓은 석벽의 모습이

마치 말발굽처럼 동그랗게 움푹 파여있습니다.

그러니 움푹 꺼진 모습이 영문자 U를 상상하시면 되겠네요. 

동그렇게 움푹 파인 지형의 모습조차 신기하네요.

이런 신비한 곳이기에 영험한가요?

아마 부처가 세상에 올 때 이곳에 부처상을 만들라고 미리 지형을 만들었나 봅니다.

 

이런 형태의 석벽을 따라 동그랗게 석각을 만들어 놓았기에 여기서는

 따포완(大佛灣 : 대불만)이라고 표현하더군요.

물론, 위의 사진에 보시는 것처럼 종교적인 석각이 아니라 이 지방에서도 흔히 보는 그런 동물의

모습도 새겨놓았습니다.

그 석벽을 따라 동그랗게 서로 마주 보며 약간 석벽을 파고 들어가 벽감형태를 만들고 그곳에 아름답게

조각을 새겨 마치 동화의 나라에 들어온 듯합니다.

 

이번에는 광대보루각도(廣大寶樓閣圖)라는 조각상입니다.

보정산이라는 글자는 남송의 병부시랑인 두효엄(杜孝嚴)이 쓴 글이라 하네요.

제일 위에 세 개의 광대보루가 보이고 그 아래 대나무를 형상화했습니다.

보정산이라는 글자가 있고 대나무 숲 속에 참선에 빠진 세 사람의 수행자 모습입니다.

 

7.8m의 높이에 3.7m의 폭이고 2.5m를 석벽을 파고 들어가 만든 조각상입니다.

가운데 한 사람을 크게 확대해 봅니다.

중국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우리에게는 익숙한 양반다리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얼굴을 보니 중국인의 모습이 아니라 수염을 기른 인도사람으로 보입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이번에 보시는 것은 화엄삼성상(華嚴三聖像)입니다.

세 개의 우뚝 선 입석상은 보정산 석각에서 제법 멋지게 만든 입석상입니다.

얼굴 표정은 온화하고 입은 가사의 선은 마치 바람이라도 불면 살랑거리며 흔들릴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왼쪽의 보살상이 바로 보현보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다음 가운데가 비로자나불이고 제일 오른쪽이 문수보살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세 조각상의 높이가 7m에 이른다 하네요.

 

석감의 높이가 8.2m이고 넓이가 15.5m로 무척 큰 곳입니다.

석감의 깊이가 2m로 제법 깊게 파고 만들었네요.

이 석감 안에만 모두 119존의 석상을 새겼답니다.

 

문수보살의 가사에 남아있는 금빛...

아마도 전에는 황금으로 도금이라도 한 모양입니다.

과연 보살이나 부처는 이런 비싼 황금 옷을 원했을까요?

지혜를 맡아본다는 문수보살이 너무 외양에만 치우친 것은 아닌가요?

구도자는 금으로 된 가사만 입히면 저절로 득도가 되는 겁니까?

 

옷의 소매가 거의 다리까지 늘어져 있네요.

이렇게 황금 옷을 입히는 짓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도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부처를 욕되게 하는 것은 아닌가요?

 

중생을 구원하기 위해 세상에 오신 부처가 황금 옷을 입고 희생한다고요?

민초는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사는데...

가사(袈裟)란 원래 대체로 사람이 버린 옷 또는 죽은 사람의 옷 등 낡은 옷을 성한 곳만 조각조각 벤 뒤,

백팔번뇌(百八煩惱)의 의미를 본떠서 108개의 천 조각을 모아 꿰매어 만든다고 알고 있습니다.

요즈음 이런 옷을 입은 수도자는 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지금 우리 주변의 참 수도자는 거의 보기 어렵습니다.

기사가 딸린 자가용에 호의호식하고 단을 높이 쌓아 그 위에 올라앉아 단 아래의 민초를 내려다보며

 소리만 높이는 수도자는 빨리 부처가 되고 싶은가 봅니다.

 

부처란 낮은 자세로 민초를 진정 섬기는 자만이 이를 수 있는 것이 아닌가요?

연저지인(吮疽之仁)의 마음 말입니다.

부처가 왜 이 세상에 오셨습니까?

대접받고 싶어 오셨나요?

그런데 왜 부처를 빙자해 일부 수도자는 대접받으려 하나요.

비단 불교뿐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수도자 말입니다.

종교가 무슨 벼슬입니까?

 

문수보살의 손에는 보탑이 있고 이 무게가 거의 천 근이나 되는 500kg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여기에서 저 무거운 보탑을 들고도 거의 800년 이상을 버티고 계십니다.

그 옆에는 금리보답(金利寶塔)이라는 삼층석탑이 하나 만들어져 있는데 예전에는 그 탑도 채색했나 봅니다.

 

잠시 U자형의 건너편을 바라보고 갑니다.

보정산 석각은 이렇게 계곡을 말발굽 모양으로 한 바퀴 돌아가며 만든 석각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도 보정산 석각을 천천히 구경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접근하기가 쉬운 곳이 아니기에 우리에게는 조금 멀고 낯선 곳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루하지만 그 모습 하나씩 사진으로 자세히 보고 가려고 합니다.

지루하시면, 그냥 패스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