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페소스의 대극장

2011. 6. 27. 00:07터키 여행기/터키여행

항구로 향하는 아카디안 거리와 마블 스트리트라는 대리석 거리가 만나는 곳에 대형 유적 하나가

있는데 이곳은 대극장(Great Theatre)이라는 곳으로 공연이 열렸을 것이고 검투사가

생과 사를 가르는 피를 튀기 현장이었었을 것 같습니다.

기독교도들의 박해가 있을 때 많은 교인이 이곳에서 이슬처럼 사라졌고 그 때문에

나중에 기독교가 인정을 받은 후 많은 기독교도가 한이 맺힌 이곳의 돌을 뜯어다

셀축 성 가까운 곳에 요한의 교회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셀수스 도서관과 더불어 에페소스의 대표적 유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관중석의 1층은 거의 복원이 끝났고 2층 구석과 3층은 아직 복원 중입니다.

이게 2천 년 전의 유적입니다.

여기에 많은 사람이 살았기에 이렇게 큰 극장을 만들었나 봅니다.

 

4월 23일이 터키의 독립기념일이며 어린이날이라 합니다.

우리가 이곳을 방문했던 날이 4월 21일이라 많은 학생이 그날 공연을 위해 연습을 하는 중입니다.

세월은 많이 지났고 민족도 다르지만, 예전에도 이런 공연을 위해 이곳에서 연습하였을 겁니다.

 

관중석은 3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각 단에는 좌석이 22개로 오데온에서 보았던 숫자와 같습니다.

지금까지 에페소스에서 많은 돌을 보고 왔지만, 모두 합해도 여기 대극장의 돌보다 많지는 않을 겁니다.

 

처음에는 헬레니즘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현재 남아 있는 것은 1-2세기경 로마 시대의

유적으로 피온의 산기슭을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그 규모가 소아시아에서는

로마시대 극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합니다.

음향시설이 별도로 없었던 시절에 자연을 이용한 음향효과를 낼 수 있게 한 지혜를 알 수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장엄하기가 그지없습니다.

로마제국의 클라우디우스 황제 시절에 확장공사가 있었고 1, 2층은 네로 황제 시절에

올려졌으며 13대 트리야누스 황제 시절에도 계속 증축이 진행되었다고 하네요.

 

현재 3층은 출입을 할 수 없게 철조망으로 막아두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안 그랬더라면 분명히 헉헉거리며 저기 꼭대기까지 올라갔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

 

극장에서 내려다보면 바다를 향해 곧장 뻗은 길이 보입니다.

앞으로 길게 뻗은 길이 바로 아카디아 거리입니다.

그 끝이 예전 항구 자리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바다는 보이지 않습니다.

 

지붕은 사라지고 원기둥꼴 기둥만 남은 길입니다.

그러나 토사가 밀려와 쌓이면서 항구는 더 이상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며 이 도시도 그와 함께 시들어

갔으며 항구가 사라지면서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에게 해 최대의 상업도시로 번성을 누렸던

에페소스도 종말을 고했습니다.

 

객석이 3층까지 만들어 졌으나, 3층은 아직 복원이 끝나지 않아 올라갈 수 없습니다.

3층은 20대 황제 셉티미우스 때 완공되었다 합니다.

폭이 145m이고 높이가 30m인 대극장은 각 층의 계단이 22개로 되어 있습니다.

 

잠시 佳人 곁에 앉으시겠어요?

그리고 느껴보시겠어요?

눈을 감고 저 아래서 멋진 노래를 부르는 성악가를 떠올려 보십니다.

지금 우리는 2천 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그들의 노래를 듣습니다.

들리세요?

느껴지십니까?

만약, 들리고 느껴지셨다면, 님께서는 佳人과 함께 여행 중이십니다.

 

처음에는 예술공연이 주로 이곳에서 열렸지만, 로마시대 후기로 가며 글래디에이터가

등장하여 피를 뿌렸고 기독교 박해 시절에는 많은 기독교도가 붙잡혀 와

이곳에서 맹수의 밥이 되기도 했답니다.

이에 한이 맺힌 기독교인이 비잔틴 시대에 기독교가 공인을 받자 이곳의 대리석을 뜯어다

요한의 무덤이 있 언덕 입구에 박해의 문을 세우기도 했다는군요.

그래서 복원을 했지만, 대리석으로 된 좌석은 대부분 사라져 버렸고

다른 돌이나 시멘트로 복원을 했습니다.

 

이 극장은 지금도 가끔 음악회가 열린다 하네요.

정말 지금까지도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면 옛사람의 지혜를 느낄 수 있지 않겠어요? 

佳人의 환상적인 목소리로 공연하고 싶었지만, 학생들의 공연이 있기에 참았습니다.

정말로 저 자리에 서서 노래라도 부르고 싶었습니다.

 

이제 공연장으로 내려왔습니다.

오늘 佳人의 역사적인 공연이 있을 예정이었지만, 또 참기로 했습니다.

佳人의 리사이틀이 이곳 에페소스 대극장에서...

그러나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그냥 돌아보기만 하겠습니다.

 

이 극장에서는 지금도 해마다 에페소스 잔치가 열립니다.

오늘도 아이들이 여러 팀 참가하여 3일 후 있을 공연을 대비해 연습하고 있습니다.

저 위의 두 사람은 로마시대의 토가라는 옷을 펼치고 있군요?

 

무대 아래입니다.

나무로 만들었을 무대가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무대를 받치고 있었던 기둥만 남았습니다.

출연자가 드나들었을 문으로 보입니다. 

어디 출연자만 드나들었을까요?

맹수도 드나들었을 겝니다.

 

이 야외극장은 사도 바울이 인간이 만든 우상인 아르테미스 여신을 믿는 에페소스 사람과

심한 설전을 벌였다는 일화가 남아 있습니다.

 

에페소스의 은세공장이는 이 지역 사람이 오래전부터 믿던 아르테미스의 여신상을 만들어

재미를 보고 있었는데, 사도 바울이 우상숭배라 하며 많은 사람에게 전도활동을 함으로 점차

에페소스 시민이 아르테미스 여신상이 우상이라고 여기게 되고 에페소스 시민이 물건을 사지 않자

수입이 줄어든 세공업자가 시민을 선동하여 이곳에서 바울과 설전을 벌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은세공장이 입장에서는 영업방해에 해당하는 일이었을 겁니다.

  

특히 이 곳은 사도 바올이 선교활동을 펼쳤던 곳으로 많은 유적이 남아 있으며 기독교인들이

성지 순례를 할 때 빠뜨리지 않고 들리는 곳으로 지금도 관광객과 교인들로 법석이는 곳입니다.

4세기경에는 맹수와 검투사의 싸움이 열리기도 했답니다.

 

2천 년을 하루같이 지켜온 대극장...

앞으로도 2만 년은 더 견딜 수 있습니다.

이곳에 서면 시간마저 느껴지지 않습니다.

 

여기서 나가기를 머뭇거리는 겁먹은 검투사의 얼굴을 보셨습니까?

느껴지십니까?

관중은 흥분으로 환성을 지르지만, 검투사는 오늘이 마지막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날이 될는지 모릅니다.

 

이번에도 살아 다시 이 어두컴컴한 길을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비는 검투사를 만날 것 같습니다.

누구는 심심풀이로 즐기지만, 다른 사람은 목숨을 걸어야 했습니다.

 

여기는 사자와 호랑이가 굶주림에 먹이를 찾아 뛰어나가려고 했던 곳일지 모릅니다.

단지 로마인의 눈을 즐겁게 하려고 인간을 사자의 먹잇감으로 던져놓고

사자를 우리에서 몰아냈던 곳일지 모릅니다.

 

그곳을 빠져 밖으로 나왔습니다.

태양을 다시 볼 수 있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검투사의 마음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佳人도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파란 하늘을 쳐다봅니다.

젠장 오늘 하늘은 왜 이리도 파랗습니까?

 

극장에서 내려다보면 바다를 향해 곧장 뻗은 길이 보입니다.

지붕은 사라지고 원기둥꼴 기둥만 남은 길입니다.

이 길의 끝에 에페소스를 먹여 살린 항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토사가 밀려와 쌓이면서 항구는 더 이상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었다 합니다.

항구가 사라지면서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에게 해 최대의 상업도시로 번성을 누렸던

에페소스도 종말을 고하게 됩니다.

 

앞으로는 항구로 향했던 번화가였고 왼편으로는 대리석으로 포장된 모퉁이에

에페소스 대극장이 있습니다.

바로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헬레니즘 시대에 만들어진 샘입니다.

 

기독교도가 이곳에서 많이 죽었기에 나중에 종교가 허용되자 많은 교인이 이곳에 와

한을 풀고자 위에 보이는 돌을 빼다가 멀지 않은 셀축 성 옆에 있는 성 요한 교회를

만드는 자재로 사용했다 합니다.

그래서 이미 예전부터 많이 훼손된 곳입니다.

 

피온의 언덕을 이용해 음향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대극장.

오늘도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곳이 되었습니다.

피온 산은 그런 대극장을 넉넉한 가슴으로 안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늘 이야기로 에페소스에서의 이야기를 끝냅니다.

내일은 시린제 마을이라는 곳으로 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생각

원형극장...

세상에 둥근 것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귀퉁이마다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겪은 후에야 둥근 모양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둥글다는 것은 원만함을 말합니다.

완벽함을 의미합니다.

어머니의 넉넉한 미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