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가 만들었다는 전군동(轉軍洞)

2025. 6. 11. 04:00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발길 머물렀던 곳

 

빙정대로 오르는 계단 왼쪽에 전군동(轉軍洞)이라고 적은 토굴 같은 시설이 보입니다.

조조가 활동했던 중국 후한 말 삼국 시대 군사를 이동시키기 위해 만든 비밀 동굴입니다.

조조가 건설한 삼대(三臺)가 있었던 곳에 만든 군사시설입니다.

 

 

삼대(三臺)는 각각 동작대(銅雀臺), (金鳳臺), 빙정대(冰井臺)로 이 삼대는

후한 말 조조가 원소를 정벌한 후 업(鄴) 지역에서 대규모 토목 공사를 통해 건설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누대(樓臺)들로, 각각의 건물은 높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입구의 모습입니다.

이 시기가 조조에게는 화양연화를 누렸던 시기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전군동(轉軍洞)이란 글자 그대로 조조가 군사를 이동시키기 위해 특별히 만든

토굴이라는 말인데 조조는 음흉한 성격이 맞나 봅니다.

 

 

현재 남아있는 출구의 모습으로 전쟁 시 군수물자를 성 안팎으로 실어 나르는

통로로 사용되었으며,  성 밖의 군사를 성 안으로 이동시켜 방어력을 강화하거나,

성 안의 군사를 비밀리에 성 밖으로 내보내 적을 기습 공격하는 데 활용되었답니다.

 

 

조조가 고안한 비밀통로로 역시 조조다운 발상이 아니겠어요?

이 비밀 통로는 과거 처음 만들었을 때는 전체길이가 6km의 길이었다고 하며,

이 동굴은 이곳에서 읍내인 츠시엔(자현 : 磁縣)까지 이어졌지만, 

지금은 다 허물어지고 겨우 83m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합니다.

 

 

이곳은 명나라 때 큰 홍수가 일어나 삼대가 있던 터도 여기 금봉대의 일부만 남기고

모두 쓸어버렸다는데 이 지역은 워낙 황사 때문에 흙이 오랜 세월 쌓여 단단하게

굳어있기에 토굴 파는 일은 그리 어렵지는 않아 숟가락으로도 쉽게 팔 수 있는 곳이거든요.

 

 

이곳과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도 있습니다.

조조가 관우를 인질로 붙잡고 있을 당시, 조조는 자신의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

열병식을 이곳에서 거행했답니다.

 

 

그는 실제로 20만 명의 군사밖에 없었지만, 전군동을 이용해 병사들을 계속 이동시키며

100만 대군처럼 보이게 했다고 하지요.

관우는 이를 간파하고 확인하기 위해 지나가는 말의 꼬리의 털을 잘라 두었답니다.

 

 

그런데 꼬리의 털이 잘린 말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을 보고

조조의 속임수였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아챘다고 전해집니다.

전군동은 조조의 뛰어난 전략과 전술을 보여주는 유적지로,

삼국지 팬들에게 흥미로운 장소 중 하나가 분명하겠지요?

 

 

이번 여행에서 토굴 몇 곳을 보았는데 모두 조조가 판 토굴로 위급할 때

사용하려 했던 모양인데 음흉하기보다는 오히려 장래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성이 철저하다고 봐야 하겠네요.

조조는 아주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했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삼대는 위의 사진처럼 서로 높은 무지개다리로 연결했나 봅니다.

업이라는 지역에 이렇게 삼대를 지으며 생활했을 시기가

조조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