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31. 00:51ㆍ동남아시아 여행기/시엠립 배낭여행
이제 앙코르 왓 2층인 인간계로 올라간다.
앙코르 왓은 3층으로 된 성소로 1층은 축생계 또는 미물계라고 하고 3층은 천상계라고도 분류한다.
2층으로 올라가는 입구가 어둡다.
컴컴한 가운데 누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치어 리더의 원조이며 신들의 기쁨조, 천상의 무희라는 압사라.
생명의 근원인 우유바다 젓기의 부산물.
그런데 누가 저리도 많이 가슴을 만졌을까?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
누가 왜 이런 짓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800여 년을 이 자리를 지켜온 압사라.
아마도 어둡다고 그런 모양인데 같은 사진을 밝게 만들어 보자.
입술까지도 칠을 해 놓았다.
비록 말없는 압사라일지라도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마치 가슴에 큰 멍에를 지고 있는 슬픈 표정으로 보인다.
우리가 살아 있슴은 체온이 36.5도이기 때문이다.
36.5도로 인해 우리의 가슴은 따뜻하고 머리는 차갑게 생각한다.
체온이 36.5도 이하로 내려가면 냉혈한이 된다.
이는 분명 사람들이 아니고 아수라들이 한 짓일 게야~~
2층에 올라가는 중간 단에는 이렇게 해자가 있다.
바둑판처럼 네 개의 해자가 좌우로 같은 크기로 있다.
네개의 해자는 4 대양을 의미한단다.
아까 그리도 세차게 뿌리던 비도 이제 멈추고 햇빛이 쨍쨍 비친다.
예전에는 이곳에 물이 가득 채워져 있지 않았을까?
물에 비친 회랑과 성소 탑이 이제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다.
그곳을 지나면 부처상이 있다.
명예의 테라스에서 올라오는 입구에 부처상은 쉬바 신상을 재활용하여 만들다 보니 팔이 8개였는데
이곳의 부처님은 제대로 된 부처님이다.
우리나라의 부처님은 대부분 정좌를 하고 계신데 이곳은 서 계신다.
파괴는 새로운 창조라는데 재활용도 새로운 창조가 될 수 있다는 역설도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불교도 우리의 방법으로 해석을 한다.
그래서 때로는 어설프게 느껴지지만 그것은 우리의 관점이다.
양쪽으로 수투파 탑 모양의 조형물이 보인다.
창문의 연자 사이로 방금 지나온 작은 해자가 보인다.
역시 홀수로 7개의 연자 창살이다.
여기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유적의 잔해들....
언제나 자기 자리를 잡을까?
원래의 자리가 가장 아름답다는데.....
부처상이 모여 있다.
佳人 : "부처님들~ 여기는 원래 비쉬누 집이 아녀요~"
부처님 : " 내가 비쉬누여~~ 9번째 화신인 부처지..."
佳人 : "그러면 제대로 계시는구먼유~~"
부처님 : "옹야~~"
2층 장서각이라고 추정되는 곳에는 책은 없고 갈 곳 없는 부처님들만...
예전에는 천 개의 부처상들이 이곳에 모셔져 있었단다.
여기에 있는 압사라는 누가 낙서를 했나?
마음이 아파 표정도 어둡다.
아니면 보수공사 때 검은 부분을 다 제거하지 못하고 그냥 두었을까?
이제 2층 인간계에 올라서서 3층 천상계를 쳐다본다.
우리가 세 번째 갔을 때는 복원 중이라 올라갈 수 없었다.
그냥 바라만 본다.
다른 곳의 성소 탑은 대체로 동문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짜 문이었는데 이곳은 서쪽으로도 열려 있다.
이 계단이 예전에 내려오던 남쪽 방향의 계단이다.
왼쪽에 안전장치라는 쇠줄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고 시멘트로 계단을 보완해 놓았다.
이곳에 시멘트가 있을 곳이 전혀 아닌데....
이 계단만 보면 한국인들은 올라가는 곳으로 안다.
왜?
우리 세대는 왼쪽으로 통행한다고 배웠고 실제로 유적을 올라 다닐 때 무심코 왼쪽으로 오르내린다.
올려다보면 왼쪽에 쇠줄이 있으니 당연히 올라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도 성소 탑의 문은 열려 있다.
압사라 셋이 있다.
왼쪽 압사라가 가운데 압사라의 목을 살며시 당긴다.
가운데 압사라는 자신의 오른손을 뻗어 그녀의 옷자락을 만지며 고개를 살며시 그쪽으로 기울인다.
아마도 둘이 사귀나 보다.
오~잉~~ 그러면 레즈비언 압사라?
오른쪽에 서 있던 압사라는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가슴에 구멍이 뻥~ 하고 뚫어졌다.
얼굴 표정도 삐친 모양이다.
그리고 금방 울음보가 터질 것 같다.
사람은 셋만 모이면 단체가 형성된단다.
2+1로....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는 한 사람을 왕따까지 시킨다.
천년 동안 아픈 가슴 누가 달래주려나....
그러지 말고 사이좋게 셋이서 잘 지내라.
"뚝~ 울지 말고~~"
압사라의 모습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왜 얼굴 표정이 밝지 못할까?
佳人만이 느끼는 것일까?
모든 압사라의 얼굴 조각은 아직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 예전에 쳐다만 보고 겁먹었던 3층 천상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지금은 출입금지....
그러나 내일 佳人은 틀림없이 올라갈 것이다.
시공을 넘나들면 올라갈 수 있다.
무너져 내린 모퉁이의 사암 사이로 붉은 라테라이트가 보인다.
지금은 올라갈 수 없는 곳이라 계단 아래는 배낭객들과 관리인이 함께 유유자적하게 휴식을 즐기고 있다.
바로 아래서 올려다보니 겁나긴 겁나네....
문제는 경사도도 문제지만 계단의 폭이 좁아 올라가기가 힘들고 또 여러 번 굴러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단다.
천상계 구경하려다 잘못되면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살 수도 있다.
역시 동쪽 성소 탑 문도 열려있다.
결국 사방이 다 열려 있다는 말이다.
바로 그 동쪽 계단 오른편에 이렇게 목제 계단을 새로 만들어 놓았다.
복원 공사가 끝나면 아마 이 계단을 통하여 오르내리겠지...
상하행선으로 제대로 구분했네.
옆에서 보니 경사도 조금 완만하게 만들어 놓았다.
손잡이까지 있으니 안전하게 오르내리겠다.
그래도 60도 이상은 되지 않을까?
그 옆을 돌아보면 회랑 입구에 부조가 문틀 위에 있다.
제일 위 한가운데는 쉬바 신으로 보이는 신이 앉아있고 그 옆에는 여자들이 보인다.
쉬바 신은 여자를 매우 좋아해서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 아래는 마치 미스터 코리아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단체로 나와 가슴에 힘을 주고 관객에게 포즈를
취해주는 남자들의 부조가 보인다.
모두 입을 굳게 다문 모습에서 우리에게 겁을 주고 있는 듯하다.
제일 아래의 양쪽에는 조금 크게 마스게임의 한 장면으로 보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우의 팔 높이가 서로 다르다.
왼쪽 아래에 크게 보이는 너 말이야~~
너는 벌써 오십견이라도 온 겐가?
왜 팔을 올리다가 마는 건가.....
그들의 발 밑에는 사람들이 엎드려 있고 그 사람들을 밟고 있는 모습이다,
이 또한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 듯한데.... 佳人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나오는 길 신전 바로 앞에 하누만 장군의 후예들인 한 가족이 친근감의 표시라는 머리카락을 골라준다.
랑카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역전의 용사들....
비록 역전의 용사지만 씨엠립에는 기차역이 없다.
왼편 연못에 고인 물속의 앙코르 왓....
다섯 개의 탑이 다 보인다.
물속의 탑까지 열개를 다 볼 수 있는 곳.....
건기에도 볼 수 있는 곳은 들어가는 탑문에서 왼편에 있는 이곳뿐이다.
수천 개의 압사라 중 유일하게 치아를 드러낸 압사라가 탑문을 들어가 부처상 뒤로 들어가면 있다는데...
우리가 찾아본 치아를 드러낸 압사라는 다른 압사라이다.
그렇다면은 하나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곳은 입구에서 탑문을 바라보고 제일 오른쪽 끝에서 안으로 들어가 북쪽을 바라보이는 곳이다.
이곳은 외진 곳이라 우리가 갔을 때는 찾아오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다.
방금 내린 비로 사암이 젖어 확연히 보이지가 않는다.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가까이 당겨서 보자.
토끼의 이빨처럼....
이게 만일 정말 치아라면......
더 크게?
이빨 보이는 압사라가 확실하다.
이 압사라는 젖의 바다 휘젓기에서 흰 우유가 모자라 초콜릿 우유로 저었나 보다.
그러나 압사라라고 하기에는....
혹시 데바타스가 아닐까?
이제 툭툭 타고 시내로 향한다.
이곳 앙코르 왓에서 머문 시간이 2시간 30분 정도이다.
지금까지 앙코르 왓에 대한 내용의 일부는 순전히 佳人 혼자만의 생각이고 해석이다.
자세하고 확실한 내용은 여행자인 여러분들의 몫이다.
툭툭 기사가 은근히 압사라 디너쇼를 권한다.
만약 그곳에 가서 압사라들이 부조에 있는 것처럼 똑 같이 상의를 벗고 춤을 춘다면 佳人이 네 몫까지
식사를 대접할 것이요.
그렇지 않고 옷을 입고 춤을 춘다면 자네가 우리 부부 입장료를 내라~~
할껴? 말껴~~
사실 佳人은 2년 전에 한번 보았지만 별로 흥미가 없었다.
의미도 모르는 손동작만 바라보고 박수나 치고 뷔페식 음식 가지러 왔다 갔다 하며 무얼 보았는지.
예술을 모르는 무식한 佳人인데.
공연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식사가 끝나면 대부분 일어나 그곳을 떠나는 관광객들.
공연 중인 사람들에겐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관객이 퇴장한다 함은 그들에게는 모욕적이지 않을까?
저녁을 먹기 위해 올드마켓이라는 번화가로 걸어서 나왔다.
전 세계 어디를 가나 주문하여 먹기만 하면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는 볶음밥....
4.000리엘로 1불이다.
이곳의 현지인 노점들은 음식값이 대부분 1불이다.
안젤리나 졸리가 툼 레이더라는 영화를 촬영할 때 안자니까 졸립다며 자주 들려서 유명세를 타는 곳...
바로 레드 피아노라는 카페다.
우리는 그곳이 바로 건너다 보이는 현지인들의 노점에서 저녁을 먹었다.
만약에 그녀가 저기서 서빙이라도 한다면 우리도 저곳을 들어갔을 텐데....
유쾌한 호객을 하던 삐끼 아줌마....
너무 까불다가 어두워 카메라 셧터 타임을 늦추면 이렇게 유령처럼 된다.
아줌씨~ 佳人은 사진 찍을 때 가능하면 플래시를 안 터뜨려요~
사실 플래시 터뜨리는 방법을 몰라요~
이렇게 씨엠립의 여행 둘째 날은 저물어 갔다.
여행도 밤에 하면 야행이 된다.
내일은 자전거를 빌려 또다시 1일 유적 탐사에 나선다.
그전에 2년 전 앙코르 왓 천상계에 올라 찍었던 사진을 추려서 내일 보고 가련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깨달음이란 멀리 있고 오랜 시간 노력하며 대단한 경지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佳人 안에 있는 나를 다시 찾고 깨우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 단순한 일이다.
여행이란 나만의 방법으로 즐기면 그것이 마음에 남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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