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여행 2024

아부심벨 신전에서 보았던 람세스 2세

佳人 2023. 8. 4. 03:06

고대 이집트의 많은 파라오 중 가장 위대하다는 람세스 2세.

위의 사진이 바로 그의 위대함을 상징하는 사진 중 하나로 세계인에 알려져 있습니다.

람세스 2세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순간으로 역동적이고 긴장감이 느껴지는 전투장면입니다.

 

카데시 전투(Battle of Kadesh)에서 당시 패권을 두고 이집트와 히타이트가 격돌했던

전투장면으로 카데시 전투란 고대 두 문명 간의 전투이며 역사적으로 생생하게 기록으로 남아있는

최초의 전쟁이며 두 세력 간에 전쟁이 끝난 후 평화조약까지 체결되었던 전쟁입니다.

 

이런 다양한 전투장면이 신전 내부 벽에 가득 새겨져 있어 보는 우리에게 즐거움과 경외감을 줍니다.

전투장면과 또 신과의 교류 모습으로 이들은 보통사람과는 다른 존재라는 것도 알리는 교과서입니다.

람세스 2세는 당시 생생한 모습을 부조로 남겼기에 인정받는 최초의 전투라고 생각됩니다.

 

예전에 캄보디아 씨엠립에 있는 앙코르와트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보았던 사진을 첨부해 봅니다.

오늘 석벽 부조에서 보았던 모습과 무척 닮았기 때문입니다.

 

그곳에는 위의 사진에 보듯이 석벽을 따라 힌두설화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 중

쿠룩세트라 전투 장면을 부조로 새겨두었는데 비슷한 분위기의 장면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창을 든 병사, 보병과 기마병 그리고 전차병도 카데시 전투의 장면과 같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로 람세스 2세가 그렇게 칭송을 받고 있는지 오늘 아부심벨 신전 안에

그의 업적을 새겨놓은 부조를 통해 하나씩 구경하려고 합니다.

위의 사진처럼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포로로 잡아 압송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신전 입구로 들어서면 양쪽으로 오시리스 신을 상징하는 네 개의 석상이 기둥역할을 하고 그 뒤로

방이 있는데 이 방에는 람세스 2세와 그의 아내 네페르타리가 창조신 아문, 태양신 라와 함께

태양선이라는 배를 타고 영원히 산다는 내세로 향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곳 벽의 부조를 보면 파라오와 그 가족들은 이미 오시리스 신이나 호루스 신들과 동급으로

격려받고 축복받기에 백성 누구나 존경해야 할 존재라는 의미겠지요.

당시에는 이렇게 순진한 백성을 교화시키는 수단으로 이만한 교육자료도 없지 싶습니다.

 

이때부터 이런 전통이 내려오며 세상의 모든 종교의 신전에는 그들이 알리고 싶은 내용을

부조나 조각으로 만들어 놓음으로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지 싶습니다.

이런 것들은 민초에게 숭배 대상의 위대함을 알리는 도서관이나 박물관의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시리스의 생식기 모습이????

 

아부심벨 신전 안에서 가장 중요한 지성소는 어쩌면 가장 눈길을 끌지 못하는 장소였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아부심벨 신전에서는 제일 구경거리가 훌륭한 것은 신전 외부 파사드였고 

그다음으로는 신전 벽에 장식한 부조로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감을 느끼며 보는 전쟁신이지 싶습니다.

 

내부의 마차를 탄 람세스 2세의 모습은 바로 그의 치적 중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카데시 전투를 의미하겠지요.

그러나 히타이트와의 카데시 전투는 서로가 이겼다고 주장하는 묘한 전투잖아요.

 

그래도 항상 경쟁관계에 있었던 히타이트와 카데시 전투 후 평화를 유지했다고 하니 성공적인 전투는

맞지 싶고 당시의 전투 대형과 사용했던 활이나 칼 등 무기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이들은 지금으로부터 3.300여 년 전에 마차를 전투에 이용했다는 것이 놀랍지 않나요?

 

아부심벨 신전 안의 부조 중 위의 사진에 위에 둥글게 보이는 것은 카데시라는 도시가 아닐까요?

람세스 2세는 포로의 말만 믿고 단순무식하게 저 도시를 그냥 두고 엄청난 숫자의 군마을 이끌고

그게 적의 유인책인지도 모르고 열심히 우회하여 추격했으니까요.

 

람세스 2세는 위의 사진처럼 적을 열한 명이나 한 손으로 잡고 곤봉으로 내려지는 순간에

앞에는 파라오의 신의 모습이라는 호루스가 "곤봉보다는 효과가 더 좋은 이 칼을 쓰게나!" 하며

칼을 건네주고 머리 위로는 날개를 활짝 편 이시스 신의 모습도 보입니다.

 

인명경시의 예를 보고 있습니다.

전투 중 잡은 포로는 제네바 협정에 의해 정당하게 대우해야 함에도 오시리스 신은 파라오에게

포로를 죽여도 된다는 의미로 칼을 내리는 장면입니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했나요?

곤봉을 내리치려는 람세스 2세보다 그 앞에서 칼을 건네주는 오시리스 신이 더 밉습니다.

이렇게 파라오는 자신의 나쁜 행동마저도 신을 빙자해 정당화했나 봅니다.

뭐 사실 자기가 신이라고 생각했을 테지만....

 

고대 이집트에서는 이렇게 파라오의 용맹을 널리 알리려는 상징으로 포로를

곤봉으로 내려치는 부조나 그림을 상징적으로 그려놓았는데 이 상징은 우리가 카이로 박물관에서

보았던 5천 년 전에 나르메르 왕의 팔레트(Narmer Palette)에서 나왔장면으로 파라오 나르메르 이후

모든 파라오가 자신의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해 특허로 사용했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전 내부의 부조는 주로 람세스 2세가 자화자찬이 주를 이루고 태양신 라 신이 칼을 건네며

포로는 죽여도 된다는 자기 합리화도 보입니다.

또 태양신이 람세스 2세를 축복하는 의미로 성수를 뿌리거나 보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자신이 바로 라 신과 동등하다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함이 아닌가요?

 

이집트 신화에서는 오시리스 신은 호루스의 아버지로 가장 존경받는 신이지요.

동생 세트 신의 질투로 인해 죽임을 당하고 사후세계로 들어가 죽은 자를 심판하는 신입니다.

그래서 오시리스 신은 주로 의자에 앉아 죽은 자를 심판하는 부조나 그림이 많은데

이렇게 서 있는 오시리스는 특정 신체 부위를 너무 강조해 보는 사람에게 불편함을 줍니다.

 

신전 안에 새긴 부조 중 가운데 보이는 오시리스 신은 왜 저렇게 변강쇠처럼 강조했는지...

그는 14 토막으로 잘려 이집트 전역에 뿌려졌는데 생식기는 물고기가 먹어 찾지 못해 급한 대로

진흙으로 빚어 이시스 여신과 하룻밤을 보냈다는데 한이 맺힌 듯 이런 표현을 하였을까요?

 

자기 흉을 본다고 기둥 사이로  佳人을 째려보고 있는 오시리스 신입니다.

혼나기 전에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마쳐야겠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람세스 2세 대신전 옆에 있는 부인 네페르타리를 위해지었다는

소신전을 구경했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신전 안에서 보았던 부조는 정말 대단합니다.

당시의 생생한 모습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창칼이 부딪히는 소리, 말이 울부짖는 소리, 마차끼리 충돌하는 소리, 군사들의 고함소리까지...

람세스 2세는 이렇게 자신이 생전의 모습을 이곳 아부심벨 신전 안에 남김으로 

수천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머나먼 곳에서 온 佳人마저도 숨을 멎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