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신화 속의 주인공, 두 번째
지난번 이집트 신화 속의 주인공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눈(Nun)으로부터 시작된
아툼의 출현에서 게브와 누트까지 두리번거리며 보았습니다.
슈는 자신의 여동생인 테프누트와 결혼해 땅의 신 게브(Geb)와 하늘의 신 누트(Nut)
오누이를 낳게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어둠의 자손인 땅의 신 게브와 하늘의 신 누트는 남매간임에도 너무 사랑한 나머지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딱 붙어 포개어 지냈다고 합니다.
할아버지 아툼이 보니 하늘의 신과 땅의 신이 맞붙어 있으면 세상은 존재하지 않지요.
땅의 신 게브는 하늘의 신이라는 여동생 누트를 사랑하였으나 태양신 아툼의 반대로 인해
그의 명령을 받은 아버지 슈에 의하여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답니다.
아툼의 반대 이유는 게브와 누트 두 신 사이에 자식이 태어나면 아툼을 대신할
새로운 막강한 신이 태어난다는 예언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툼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슈와 테프누트에게 명령을 하여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게브 위에 누워있는 누트를 번쩍 들어 올려 하늘을 떠받들고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하늘과 땅 사이에 너무나 큰 간격이 벌어졌기에 두 신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그 안에 슈와 테프누트가 있어 그 때문에 땅과 하늘 사이에는 빛과 공기, 습기와 비가
존재하게 되었고 가끔 그가 팔이 아파서 팔을 구부리게 되면 그림처럼 별이 잘 보인다고
하며 이렇게 함으로 세상은 아래에 땅이 있고 위로는 하늘이 있어 그 사이에 공기와
습기가 존재하게 되었으며 위의 사진은 람세스 4세 무덤 석관 위에서
찍은 게브와 누트의 모습입니다.
고대 이집트인에게는 1년이 360일이었다고 하는데 게브와 누트의 사랑에 질투심을
느끼던 차에 이들의 자식이 나중에 아툼을 대신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속 좁은 아툼은
자신의 위치에 불안감을 느껴 둘 사이에는 360일간 아이를 만들 수 없도록
위의 그림처럼 떨어뜨려 놓게 됩니다.
이집트에서 그때는 1년이 360일밖에 없었으니
그렇다면 평생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말인데...
우리말에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라는 말이 이때 생겼을까요?
남자와 여자는 스스로 자가발전할 수 없다는 게 만고의 진리입니다.
이에 누트는 슬픔에 빠지게 되었고 이를 알게 된 위의 그림 속의 주인공인 따오기 얼굴을 한
지혜의 신 토트가 두 남매 사이에 사랑의 씨앗을 맺게 하기 위해 달의 신 콘수를 찾아가
내기를 제의했고 만약 지면 자신의 지혜를 콘수에게 나누어 줄 것이고 이기면
콘수의 달빛을 조금만 달라고 하였답니다.
이때 둘 사이에 했던 게임이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많이 출토되는 세네트라는 게임이라고
하는데 세네트 게임은 5500여 년 전 무덤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하니 지금까지
룰이 알려진 게임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망자가 저승으로 떠나기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 중에 메헨(MEHEN)이라는 뱀신과의 세네트
시합이 들어있었을 정도로 고대 이집트에서는 대단히 널리 유행했던 일종의 보드
게임이라고 하며 투탕카멘의 무덤 속에서는 4개의 게임세트가 발견되었을 정도였고
무덤 속의 벽화에도 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도 많이 보이기도 한다네요.
사실 게임이라는 것이 서로 비등해야 재미있을 텐데 지혜의 신에게는 순진하기 짝이 없는
위의 그림 속의 신인 달의 신 콘수와의 게임은 알라 손목 비틀기가 아니겠어요?
이렇게 다섯 번의 내기는 모두 토트의 승리로 돌아갔고 그 때문에 5일 치의 달빛을
얻게 되어 1년이 5일 늘어나 365일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콘수가 나누어준 달빛 때문에 옛날 하늘의 달은 늘 보름달처럼 둥근달이었던 매일 조금씩
일그러지다가 완전히 사라지고 그리고 다시 원래의 모습인 보름달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이게 모두 지혜의 신이라는 토트의 야바위 같은 사기 수준의 내기의 결과라는 말이었네요.
또 달이 해보다 밝지 못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하니 순진한 달의 신 콘수가
야바위 같은 짓을 한 지혜의 신 토트의 꼬임에 빠져 저지른 일이라고 하며 고대 이집트
신화를 보면 자연 현상을 이들 나름대로 재미있게 신화로 만든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지금 과학적인 접근으로 보면 모두가 허구이지만, 당시는 이런 허구도 신화로 만들어
모든 사람에게 전해졌으니 재미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신화를 통해 통치자에게는 힘을 부여했고 민초는 무조건 믿고 따라야했지 싶습니다.
지혜의 신이기에 당연히 내기를 하면 이길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되어 1년을 365일로
늘리게 되어 늘어난 5일 덕분에 땅의 신 게브와 하늘의 신 누트는 격정적인 사랑을
나눌 수 있었고 토트의 도움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었다는 신화의 이야기입니다.
그 결과 누트는 이집트 신화에 주인공으로 제일 많이 등장하는 중요한 신인
오시리스, 이시스, 세트 그리고 네프티스를 낳게 된답니다.
바로 위의 그림으로 표현되는 네 명의 신이 그 주인공입니다.
세 명의 신은 인간의 얼굴을 했고 세트는 개나 땅돼지의 얼굴로 표현했네요.
왜 같은 부모인 게브와 누트의 자식 중 다른 신은 사람의 얼굴을 했는데 유일하게
동물의 얼굴을 한 모습으로 표현했을까요?
아마도 그는 악의 신이기에 얼굴도 동물의 얼굴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트(Seth)가 했던 못된 짓은 다음에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렇게 아툼부터 네프티스까지 이집트의 가장 중요한 아홉 신을 엔네아드라고 불렀고
이제부터 이집트 신화가 무르익어 가게 되네요.
오시리스, 이시스, 세트 그리고 네프티스는 이집트 신화에서 그 비중이 대단히 높은
신으로 우리가 이집트 여행에서 신전이나 무덤 속의 벽화를 많이 보게 되는데
그곳에서 아마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신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