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기르(Historic City of Trogir)로 갑니다.
저녁노을 곱게 물든 해안가 풍경입니다.
오늘 일정은 스플리트를 떠나 위의 사진처럼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트로기르로 가서 1박 할 예정입니다.
5월 19일 토요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트로기르는 스플리트 서쪽으로 약 25km 지점에 있는 해안 도시입니다.
멀지 않은 곳이라 사실 같은 도시라고 해도 되지만, 바닷물이 두 도시를 가로막고 있으며
육로로는 돌아가야 하니까 생활환경이 다른 곳이 되었지 싶네요.
스플리트 버스 터미널은 좁고 혼잡한데 이곳은 크로아티아에서도 교통의 중요한
중계지임에도 불구하고 터미널 시설은 낙제점이네요.
트로기르행 버스는 거의 30분에 한 대씩 운행하고 두 도시 간 소요 시간은 30분 정도로 가깝더라고요.
시내버스도 다니더라고요.
버스를 타기 전 터미널로 오는 길에 시장에 들러 체리를 또 샀네요.
1kg에 30쿠나로 5.400원 정도 하더라고요.
보스니아 모스타르에서 2.000원에 샀는데 역시 크로아티아는 비쌉니다.
숙소는 트로기르 버스 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으로 했습니다.
스플리트에서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1박을 더 머물며 다녀올 수 있지만,
우리 일정이 북으로 올라가 자다르에 가야 한다고 생각해 트로기르에서 1박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전자를 선택하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
그 이유로는 자다르행 교통편이 중간에 트로기르에서 자주 서지 않고
스플리트에서 더 자주 다니는 듯하더라고요.
트로기르까지 버스 요금은 23쿠나로 우리 돈으로 4.100원 정도 되네요.
트로기르는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정말 작은 동네입니다.
지도상 제일 위에 보이는 6번이라고 표시된 버스 터미널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면
트로기르가 있는 섬으로 연결되고 다시 또 하나의 다리 하나를 건너면
제법 큰 섬이 나와 많은 주민이 살아가는 곳인 듯하더군요.
그러니 우리가 구경할 곳은 바로 손바닥보다 조금 큰 트로기르라는 섬입니다.
위의 사진은 버스 터미널에서 찍은 사진으로 왼쪽에 산이 보이는 곳이 큰 섬이고 오른쪽에
종탑이 보이는 곳이 우리가 주로 구경할 트로기르 올드타운이 있는 작은 섬입니다.
숙소에서 점심 식사를 해결하고 잠시 쉬다가 바로 나왔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수로가 바로 트로기르로 들어가는 다리 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육지와 연결되는 다리니 연륙교라고 해야 하고 이 수로는 해협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구시가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건너야 하네요.
다리를 건너자 성벽이 나타나고 구시가지의 북문(North Gate)이며 주 출입문인
스제베르나 그라드스카 브라타(Sjeverna Gradska vrata)가 나타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문이 트로기르 올드타운으로 들어가는 북문입니다.
타임머신에 올라타고 들어가는 그런 분위기가 나네요.
안에서 성문을 바라보면 위의 사진처럼 보입니다.
성벽은 생각보다 튼튼하지는 못한 듯합니다.
성벽의 두께도 그렇거니와 높이조차도 그냥 평범한 수준입니다.
힘센 사람이 밀면 무너지고 높이 뛰기 잘하는 사람은 쉽게 뛰어넘을 듯...
트로기르의 올드타운은 도시 계획에 따라 지어진 중세도시 형태를 오랫동안 옛 모습을
완벽하게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네요.
따라서 트로기르는 중세 도시 형태의 전형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을 트로기르 역사도시(Historic City of Trogir)라고 명명했다고 하네요.
따라서 크로아티아에서는 두브로브니크와 더불어 오직 두 곳만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는데 등재 기준이 된 것은 트로기르는 헬레니즘 양식과 로마 양식의 도시 배치가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트로기르(Trogir)라는 도시명은 숫염소라는 그리스어인 트라고스(Tragos)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워낙 작은 곳이고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지역이라 그리스로부터 시작해 로마, 사라센,
베네치아 등 무척 많은 외세의 침략을 모두 받은 곳이라네요.
그러다 보니 이런 외세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였고 지금도 그런 흔적이 모두 남아있는 곳이라고
하며 또 많은 외세에 침략당하다 보니 모든 집은 요새화 했고 골목길은 말을 타고 다닐 수 없도록
좁고 각지게 만들어 오히려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는 중세 도시의 골목길을 걷는 즐거움을 주기도 합니다.
걷다 보면 중세 사람이 불쑥 나와 잠시 쉬었다가 가라고 할 것 같습니다.
또 미로와 같아서 잘못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듯한 기분도 듭니다.
구시가지는 13세기경 지은 성 로렌조 대성당을 비롯해 중세 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죠.
스플리트 인근에 있지만, 이곳은 현대화된 스플리트에 비해 구시가지는 중세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곳 트로기르는 스플리트보다 더 이른 시기에 도시가 형성되었기에
역사적으로도 더 오래된 곳이라네요.
그러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모두 돌아보는데 두서너 시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중세 마을입니다.
기원전 3세기에 이미 고대 그리스인이 이곳에 들어와 만든 식민도시로 시작되었다네요.
지금은 일부만 남아있지만 완벽한 성곽을 13세기에 쌓았다 하고요.
사실 성곽을 쌓지 않아도 섬으로 된 곳이라 물로 자연적인 외부 방어는 된 셈이더라고요.
그랬기에 오히려 중세 도시 형태가 고스란히 보존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네스코에서는 세계문화도시로 지정한 이유가 아닐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트로기르는 스플리트에서 무척 가깝네요.
수시로 다니는 버스를 타고 30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문을 들어서면 이 도시의 골목길이 무척 좁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느 골목은 마주 오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치지 않고 지나기 힘들 정도더라고요.
이곳 트로기르는 그야말로 다양한 양식의 건축물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아주 귀한 지역이네요.
마치 중세시대의 건축 박물관에 온 듯한 그런 기분이 드는 곳이죠.
오늘부터 천천히 걸어 다니며 트로기르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