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도 곱게 물든 두브로브니크 최고의 뷰포인트 스르지 산
끝없이 펼쳐진 아드리아해...
저녁노을 곱게 물들 시간이면 눈 앞에 펼쳐진 황금색의 잔치...
이 시각이면 두브로브니크는 세상을 황금으로 만드는 매직 아워인가 봅니다.
스르지 산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낮에는 낮대로 아름답지만,
해가 수평선을 넘어갈 무렵의 풍경도 뛰어난 곳입니다.
또 해 저문 밤의 느낌을 어떨까요?
아마도 같은 곳일지라도 다른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지 싶습니다.
오늘은 스르지 산에 오래 머무르며 해 저문 뒤의 모습까지 구경하고 내려가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모습을 보아야만 어느 정도 두브로브니크를
보았다고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시간에 따라 팔색조와도 같은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그리고 두브로브니크의 올드타운이 바로 발아래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스르지 산입니다.
두브로브니크를 가만히 내려다보면 중세 모습이 고스란히 간직된
숨겨 둔 보물상자와도 같습니다.
두꺼운 성벽이란 포장지로 싸여있는 보물상자 말입니다.
올드타운은 마치 성벽이라는 상자 안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려고 꼭꼭 감추어둔
은둔의 보물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두브로브니크에 온다면 반드시 이곳 스르지 산에 올라와야만 합니다.
시간은 아무 때나 상관이 없지만, 오후 늦게 올라와서 해진 후 내려가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르는 방법은 우리처럼 천천히 걸어 올라와도 좋고요.
그래야만 밝은 모습의 올드타운을 보고 저녁노을 곱게 물들어가는 모습과
아드리아해를 넘어가는 석양을 보고 또 어두워진 후 조명을 밝힌
두브로브니크의 올드타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바쁘시거나 걷는 일이 조금은 힘에 부치신다면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방법이 있습니다.
케이블카는 5분도 체 걸리지 않을 겁니다.
요금은 편도가 60쿠나고 왕복은 108쿠나라고 하니 올라올 때는 타고 내려갈 때는
걸어가는 방법도 좋지 않을까요?
그러나 걸어 오른다면 오르는 도중에 펼쳐지는 풍경도 바라보고
사진도 찍으며 올라와야 하니 1시간 이상도 걸리지 싶네요.
우리는 모두 걸어서 오르내렸습니다.
이유는?
무슨 이유가 있겠어요.
그저 그렇게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정상에는 십자가가 보입니다.
1808년 나폴레옹이 이곳 두브로브니크를 점령한 후
기념식수하듯 세운 게 바로 이 십자가라고 하네요.
나폴레옹은 참 싱거운 사람인가 봅니다.
남의 땅을 빼앗고 점령한 후 하나님에게 봉헌이라도 하고 싶었던 겁니까?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속도 좋습니다.
그대로 두는 것을 보면요.
산 위 정상 부근에는 부서진 상태로 있는 흉물스러운 건물 하나가 보입니다.
아름다운 두브로브니크를 내려다보는 장소치고는 어울리지 않는 건물이네요.
이 건물은 독립전쟁 전시관이라고 하네요.
유고 연방의 해체과정에서 독립하려는 크로아티아를 저지하기 위해 이곳을 무차별
공격을 가했던 세르비아의 만행을 알리고자 하는 전시실이었습니다.
세르비아는 당시 독립하려는 크로아티아를 제어하기 위해 이곳 두브로브니크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고 합니다.
그때 받았던 상처가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있고...
안에는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전도 열리고 있습니다.
일본의 만화가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곳의 모습에 빠져 그의 마녀 배달부 키키라는
애니메이션 작품에 배경으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정말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은
여기에 서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다만, 제 손이 막손이고 제 카메라가 똑딱이라서 이곳의 아름다움을
10%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야경까지 보고 내려가려면 내려가는 길에 가로등이 없고...
포장되지 않고 돌길이라서 조금은 위험할 수 있네요.
그러나 그런 것도 즐길 수 있다면 다른 사람이 쉽게 볼 수 없는
멋진 모습을 즐기며 내려갈 수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