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지붕이 아름다운 두브로브니크
붉은 지붕으로 유명한 크로아티아 구시가지입니다.
크로아티아도 여느 발칸반도의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 주변의 강한 나라의
지배 속에 지내다 1995년에서야 겨우 독립한 신생 독립국인 셈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속이 타버려 지붕마저 붉은가요?
유고 연방에 속했다가 독립하는 과정에서 독립을 저지하려는 세르비아에 의해 이곳
두브로브니크도 무자비한 공격을 받아 아직도 그때의 아픔을 잊지 말자고 다짐하고 있는
곳이지만, 그러나 이곳에 한 시간 정도만 거닐다 보면 왜 이곳이 여행자가 찾아 모여드나
저절로 알 수 있게 되더라고요.
아름다운 아드리아해를 끼고 발달한 도시인 두브로브니크는 아드리아의 보석이라고도
부르고 그런 말에 어울리게 물가 또한 서유럽보다 비싸면 비싸지
저렴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고요.
원래 이곳은 3박을 생각했다가 워낙 비싼 숙박료에 놀라서 2박만 하려고 합니다.
두브로브니크란 지명은 슬라브어인 두브라바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두부라바란 참나무라는 뜻으로 예전에 이 근방에 참나무가 많이 자랐다고 하네요.
또 두브로브니크는 중세 때 이곳이 도시국가로 라구사 공국의 중심지였다고 하네요.
라구사라는 말은 라틴어로 바위라고 하니 두브로브니크가 단단한 바위 위에
지은 도시라 그리 불렀나 봅니다.
이곳도 물론, 발칸반도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역사의 흐름이 비슷한 상태였다지요.
로마에서 오스만 제국의 영향 아래 있었고 그 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베네치아의
지배를 거쳐 티토의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하나로 존재하기도 했다네요.
유고연방이 분해되며 크로아티아는 재빨리 독립을 선언했지만, 연방을 유지하려는 남은 세력이
독립해 나가려는 이곳을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았겠지요?
그렇기에 독립하는 과정에서 연방 해체를 막기 위해 세르비아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게 되었다네요.
당시 이곳 두브로브니크는 폐허가 되다시피 폭격을 당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으며
아름다운 올드타운도 대부분 부서졌다고 합니다.
이곳 아드리아해를 따라서 오랜 역사를 지닌 도시들은 거의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지요.
터미널에서 버스를 내리면 바로 앞에 택시(올드타운까지 10유로 정액제) 정류장이 보입니다.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은 차량 진입이 어려우니 출입문인 필레 게이트까지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야 하네요.
우리는 네 사람이라 버스 요금(15쿠나/1인)이나 택시 요금이나 비슷할 듯합니다.
이번에는 우버 택시를 불러보았습니다.
이유는?
도대체 우버 택시가 뭔가 하여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서요.
앱으로 호출하자마자 바로 연결되고 5분 후 도착하네요.
차는 우리나라 기아차인데 기사분이 직접 우리 짐을 트렁크에 넣어주고 필레 게이트 앞에서
정차한 후 직접 꺼내 주는 서비스는 기본으로 하네요.
그러나 우버 택시는 85 쿠나를 받으니 일반 택시 10유로보다 오히려 약간 비싼 셈이죠.
85 쿠나면 우리 돈으로 15.000원 정도 되네요.
그러나 앱에 호출하면 우리가 갈 곳까지의 요금이 확정되지 않아 요금 시비도 있지 싶습니다.
예전에 러시아 여행 때 얀덱스를 이용할 때는 미리 도착지까지의 요금이 나오니
요금 시비도 없고 하니 사용할 만하잖아요.
필레 게이트는 두브로브니크 올드타운으로 드나드는 주 출입문입니다.
문으로 들어가는 다리는 지금은 돌로 만들었지만, 예전에는 나무로 만들어
도개교 모습으로 운영했을 겁니다.
문 위로 인물 조각상이 보이는데 두브로브니크의 수호성인으로 추앙받는 성 블라호상이라고 합니다.
성 블라호는 972년 베네치아 공국의 침략을 막아낸 실존 인물로
두브로브니크를 지켜낸 위대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두브로브니크에서는 매년 2월 3일이면 성 블라호를 추모하기 위한 축제가 열린다네요.
필레 게이트로 들어서면 쭉 뻗은 길이 위의 사진처럼 보입니다.
이른 새벽의 모습이라 인적이 없는 조용한 모습이죠.
두브로브니크는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뿐 아니라
성 블라호 축제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하니
세계적으로도 소중한 문화유산을 두 개나 가지고 있는 곳이네요.
우리 숙소는 올드타운 안에 정했고 오르막이 시작되는 지점에 구했기에
캐리어 끌고 가기가 쉽습니다.
혹시 이곳에 숙소를 예약하실 분은 숙소의 위치가 언덕인지 아닌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아니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골목 계단 길을 정말 힘들게 캐리어를 끌고 언덕이나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곳이 두브로브니크이거든요.
우리가 예약했던 숙소는 2박에 240.000원 정도로 제법 비싼 편이었습니다.
방이 두 개에 주방이 갖추어진 곳으로 코토르와 비교하면 3배나 더 비쌌습니다.
그렇다고 시설이 좋은 것은 아니었고요.
다만, 필레 문에서 가깝고 이곳 숙소 대부분이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선택한 곳이라 2박 머무는 동안 편안하게 머물렀습니다.
두브로브니크에서 숙소를 정할 때 위치 선정이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두브로브니크의 형상은 마치 큰 배처럼 바닥이 가운데는 움푹 내려가 있고
양쪽으로는 날렵하게 올라가 있는 형태라고 보면 되겠네요.
그러니 플라차(Placa) 대로라는 중심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U자 형태로
언덕이 형성된 그런 지형입니다.
물가가 비싸기에 단체 여행자는 이곳을 피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네움이라는 곳에 머문다고 합니다.
네움은 여기서 60km 북쪽에 있는 해안 도시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유일한 항구 도시라고 하더라고요.
따라서 두브로브니크는 크로아티아 국토에서 네움에 의해 분리된 육지의 섬인 셈입니다.
두브로브니크는 코토르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물론, 규모 면에서는 이곳이 훨씬 더 크기에 비교 불가지만요.
개인적인 느낌으로 정신없이 혼잡한 두브로브니크보다는 작은 조용한 코토르가 더 정이 갑니다.
코토르는 시장통보다 더 혼잡한 두브로브니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여행자도 많지 않습니다.
성벽 투어도 인파 때문에 밀리지 않고 고즈넉한 느낌으로 걸을 수 있습니다.
서유럽 물가보다도 더 비싼 두브로브니크보다도 놀랄 만큼 저렴한 코토르입니다.
구시가지 구경은 필레 문에서부터 시작해 플라차 대로를 걷는 일입니다.
필레 문을 들어서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둥근 구조물이 보이는데
오노프리오 분수라고 하더라고요.
식수로 사용하기 위한 저수조 형태의 분수라고 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성벽의 길이는 약 2km 정도 되는데 2시간 이상이 걸리니까 시간 배분을 잘하셔야
할 것 같고 일단 성벽 위에 올라서면 그늘이 전혀 없으니 더운 날에는 한낮은 피해야
좋겠다는 생각이 들며 반 바퀴 정도 돌면 중간에 내려오는 곳이 있어
힘들면 포기하고 내려오는 것도 좋지 싶기도 하고요.
시간이 많다면 항구로가 유람선을 타고 주변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더군요.
구시가지 안에 많은 카페보다는 성벽에 뚫린 구멍을 빠져나가 아드리아해를 바라보는
카페를 찾아 바다를 바라보며 차 한잔하는 여우도 즐겨보는 것도
좋은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