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모스크바 2018/몬테네그로

성벽의 도시 코토르 구시가지

佳人 2019. 8. 1. 09:00

 

어젯밤에는 잠시 산 중턱에 있는 성벽에 올라 구시가지와 코토르 만 해안의 야경을

즐겼고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비가 제법 많이 내리기 시작하네요.

이번 여행에서 블레드에서 비를 만났는데 오늘 두 번째 비를 만났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3박을 하는 곳마다 비를 만나는군요.

비가 온다고 그냥 숙소에 머물기도 그렇고요.

우산을 챙겨 구시가지부터 구경합니다.

 

 

아무리 코토르 구시가지가 유명해도 이른 아침에 비를 맞고

돌아다니는 여행자는 하나도 없네요.

이른 시간이기는 해도 역시 비를 맞고 다니는 여행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블레드에서도 비를 만났고 이곳에서도 비를 만나니 우리가 3박을 한 곳에는

어김없이 비가 내리나요?

2018년 6월 14일 비 오는 날의 이야기입니다.

 

 

구시가지 앞으로는 잔잔한 호수 같은 코토르만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요.

뒤로는 험준하고 높은 산이 우뚝 솟아 구시가지를 감싼 듯하고요.

그 사이에 구시가지는 크지는 않지만,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코토르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합니다.

구시가지는 정말 중세 모습에서 전혀 변하지 않고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1979년 이 지역에 지진이 일어나 구시가지의 반 정도가 파괴되기도 했다네요.

 

 

코토르는 대단히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입니다.

특이하게도 이 성벽은 구시가지만 둘러싸고 있지는 않습니다.

산 중턱까지 성벽을 쌓아 기이한 형태의 풍경을 보여줍니다.

 

 

산 위로부터 내려오는 적을 막기 위한 것일까요?

이곳은 바다를 통해 해적이나 오스만 제국의 침입이 많았다고 알고 있는데...

성벽 전체 길이가 4.5km나 되는 아주 큰 규모의 성벽입니다.

 

 

왜 산 중턱에 튼튼한 성벽을 쌓았을까요?

쓸데없는 데 힘을 쏟은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아마도 산 위로부터의 공격에 코토르는 속절없이 함락되어 그리 성벽을 쌓았나 봅니다.

 

 

코토르 남쪽의 방어를 책임지는 구르디치 바스티온(Gurdić Bastion)에 문이 하나 있는데

위의 사진처럼 문 안에 커다란 쇠공이 두 개 보입니다.

용도가 무엇일까요?

문을 통해 들어오는 적을 공격하기 위함일까요?

아니면 문을 여닫는 추의 역할을 할까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삼각형 탑의 용도는 또 무엇입니까?

아마도 죄지은 사람에게 벌을 주던 장소로 사용되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이 기둥의 이름을 수치의 기둥(Pillar of shame)이라고 부르나 봅니다.

그러니 죄를 지은 사람을 이 기둥에 세워두어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망신을 준 곳이라네요.

 

 

구시가지에서 뒤를 올려다보면 위의 사진처럼 산 중턱에 성벽이 보입니다.

이 성벽은 세르비아의 네만니치(Nemanjić) 왕가에 의해 축조된 성벽이라 합니다.

 

 

물론, 그 이전 고대 로마가 이곳을 점령했을 때부터 성벽을 만들기는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네만니치 왕가의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성벽을 따라 올라가 보면 군사적으로 사용되었던 군영도 보이지만,

작고 아담한 성당도 보이더라고요.

 

 

이곳은 깊숙이 내륙으로 바닷물이 들어온 곳이라 풍랑이 없고 바람마저 많이 불지 않은

곳이고 게다가 풍경 또한 뛰어난 곳이라 사람이 살아가기에는 아주 좋은 여건으로 보입니다.

 

 

그랬기에 이미 고대 로마제국 시대부터 이곳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살았다네요.

그때 이미 지금의 성벽이 있고 구시가지가 있는 거리는 요새를 만들어

해적의 약탈에 대비했고요.

골목길마저도 좁게 만들어 말을 타고 쉽게 달리기도 어렵게 만들었네요.

 

 

비가 내리다가 그치니 운무가 산을 타고 올라갑니다.

여행 중 비를 만나면 조금은 힘들지만, 이런 모습 때문에 이마저 즐거운 풍경이 아닐까요?

맑은 날에는 결코 볼 수 없는 광경이니까요.

 

 

안타까운 것은 1979년 몬테네그로 해안을 휩쓴 지진의 영향으로 도시의 반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지요.

돌로 튼튼하게 쌓은 곳일지라도 자연재해 앞에는 대책이 없나 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성 트뤼폰 성당이 상당 부분 파괴되었다는데

지금은 다시 복구하여 옛 모습을 보입니다.

이 성당이 건립된 시기가 1166년이라고 하니 천 년이 넘도록 오랜 세월 동안

묵묵히 이 코토르를 지켰던 유서 깊은 성당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코토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건물 중 하나가 트뤼폰 성당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말끔한 모습이지만, 한때는 지진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했던 성당이라고 합니다.

두 개의 탑이 비슷한 듯하지만 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