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사라예보(Sarajevo)에서...
사라예보(Sarajevo)는 보스니아의 수도지만, 인구는 30만 명 정도의 아주 작은 도시네요.
발칸반도의 주요 도시 중 하나이지만, 주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밀라츠카(Miljacka)강이 시내를 둘로 나누었네요.
강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좁은 샛강 정도로 보였습니다.
그 강변에 이슬람풍의 아름다운 시청사가 있네요.
사라예보는 1461년 오스만 제국에 의해 세워진 도시로 지금도 많은 이슬람 사원이 있고
이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스니아계 주민은 이슬람교를 믿고 있어 거리 풍경이
마치 이슬람의 어느 도시에 온 듯하더라고요.
물론, 시내에는 미나렛으로 대표되는 이슬람 사원뿐 아니라 가톨릭의 대성당도 보이고
세르비아 정교회 사원이나 유대교 교당도 함께 있는 종교 사원의
박물관도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아마도 이런 형태의 도시는 예루살렘 정도가 아닐까요?
이런 종교 박물관 같은 곳이 오히려 종교 때문에 더 아픈 내전을 겪었다니....
종교가 사랑이요, 배려와 이해와 포용이라고 알고 있지만, 그러나 이곳에서 이야기는
미움과 증오와 배척과 학살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총알로 만들 수 있는 것은 결국, 살상 무기뿐일까요?
그런데 갈등을 겪고 있는 종교는 배다른 형제도 아니고 그 뿌리가 같지 않나요?
세르비아가 세상에 가장 널리 알려진 계기는 제1차 세계대전의 빌미가 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의 암살사건이 터지며 세상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지요.
위의 사진이 아마도 살해 직전에 그 장소로 가기 위해 차에 오르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는 이에리사를 비롯한 여자 탁구팀이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함으로써 사라예보라는 이름은 우리 나이의 한국인에게는
그리 낯선 이름이 아니지요.
사실 그때는 어디 있는 나라인지, 어떤 도시인지도 모른 상태로 사라예보라는 지명이었습니다.
1973년 4월 사라예보에서 열린 제32회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 단체전에서 탁구계의
높은 벽이라고 생각했던 중국과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대회였다지요?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의 스포츠 수준은 세계의 높은 벽 때문에 쉽지 않았을 때였지 싶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스포츠 분야 구기 종목에서 처음으로 거둔 우승이라고 하네요.
이를 당시 언론에서는 사라예보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던 곳이 바로 이곳이네요.
그때는 이곳의 나라 이름도 보스니아가 아니고 유고슬라비아라는
연방 국가로 불렸던 곳이었습니다.
우리가 줄여서 보스니아라고 흔히 부르는 나라의 정식 이름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Bosnia and Herzegovina)라고 합니다.
무척 길고 복잡한 나라 이름만큼이나 복잡한 속내를 품고 있지는 않은지...
나라 이름은 보스니아와 헤르체고비나가 합체된 나라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치는 보스니아와 헤르체고비나와 스릅스카 공화국 세 나라가 연정을 하고 있고요.
두 개의 나라가 모인 듯하지만, 다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 개의 나라가 모인 곳이랍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두 개라고 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지리적으로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스릅스카 공화국,
그리고 아주 작은 브르치코(Brčko) 행정구 셋으로 이루어진 나라니 이해가 됩니까?
그러니 사라예보를 중심으로 보스니아가 중부지역에 있고 모스타르를 중심으로 남부지역에 있는
헤르체고비나 그리고 마치 에워싼 듯한 넓은 지역의 스릅스카(Srpska) 공화국이라는
세르비아계의 정부라고 합니다.
위의 지도에서 스릅스카 공화국의 가운데에 있는 작은 지역인 브르치코(Brčko) 행정구는
자치지역으로 두어 완충적인 역할을 기대하나 봅니다.
이 중에 보스니아계와 크로아티아계는 연합 정권을 이루고 있어 공식적으로는
두 개의 정부가 연합했다고 하겠네요.
이들은 서로 각각 다른 종교를 갖고 있어 예전부터 함께 살았지만,
물과 기름처럼 서로 뭉쳐지지는 못했나 봅니다.
또 언젠가 강경파가 권력을 잡고 따로 독립하겠다고 하면, 다시 혼란에 빠지지 싶네요.
지금도 선출된 세 집단의 대통령이 4년 동안에 8개월씩 서로 돌아가며
국정을 맡아 나라를 대표한다고 하네요.
정말 복잡하고 어렵게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비록 미봉책이지만,
절묘한 수로도 생각되더라고요.
지금은 서로 마주 보고는 웃고 있지만, 뒤돌아서면 칼을 갈고 있지나 않나 모르겠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지금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는 들여다볼수록 절묘하기도 하고 그 셈법이 복잡하기도 하네요.
제갈공명을 불러 해결책을 내라고 해도 쉽지 않을 듯합니다.
정치와 민족이 다르고 거기에 종교까지 다른 것은 물과 기름이 함께 있는 듯하잖아요.
게다가 사용하는 언어도 이제는 점점 달라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지금 셋이서 모여 하나의 나라를 이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