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를 떠나 크로아티아 자그레브로
이제 러시아 모스크바를 떠나 발칸반도 여행을 시작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잔뜩 흐린 날씨네요.
우리가 모스크바를 떠남을 아쉬워하는 듯 잘 가라고 가랑비가 내리더니만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제법 많은 비가 내립니다.
원래 처음 우리가 정했던 여행 목적지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자그레브로 바로 가는 직항이 없었던 시기라 중간에
어느 곳이나 한번 경유해야만 했네요.
여러 항공사를 염두에 두고 생각해 본 결과 가격은 물론 대기 시간이 짧고 가장 연결이 편했던
항공사가 러시아 항공 아예로플로트였습니다.
목적지까지의 항공료부터 비행시간이나 동선 그리고 대기 시간 등을 놓고 볼 때 말입니다.
더군다나 이번에 동행하시는 두 분이 유럽 여행은 처음이라 자그레브행 비행기 표를 사며
모스크바에는 추가 비용 없이 스톱오버로 머물 수 있기에 2박이나 머물다 떠납니다.
여행 준비를 하며 이런 방법으로 한 도시라도 더 보고 가는 것도 좋습니다.
유럽 여행에서 이렇게 중간에 비행기를 갈아타며 잠시 머물다 가게 되면
도시 하나는 더 구경하고 갈 수 있지 않겠어요?
큰 비용 추가로 들지 않고 도시 하나라도 더 본다면 보너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스크바에는 공항이 여러 개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로 이용하는 국제선 공항은 셰레메티예보 공항(Sheremetyevo)이더라고요.
1년 전에 이용했던 이 공항은 러시아의 위상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그런 허접한 공항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승객이 머물 수 있는 곳에는 모두 공항에서 영업하는 식당이나 가게가
그들의 손님만을 위한 식탁과 의자를 만들어 그 가게를 이용하지 않는 승객은
앉아 쉴 의자조차 없었습니다.
승객이 기다리는 곳에는 앉아 쉴 수 있는 의자조차 없는 그런 곳이었으니 월드컵이 열리는
2018년에 다시 찾았을 때는 천지개벽(?), 상전벽해(?), 개과천선(?)...
정말 앉아 기다릴 수 있는 의자도 많이 늘어났더라고요.(물론,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공항 규모를 늘린 게 아니라 예전에 영업을 위해 모든 공간에 영업용 의자를
두었으나 이제는 조금은 비좁고 혼잡스럽지만, 그냥 쉴 수 있는 의자로 바꾸어 놓았더군요.
1년 전만 해도 공항 화장실이 협소해 많은 사람이 줄을 길게 늘어설 정도였으나
이번에는 그렇지는 않았고요.
숙소 바로 옆 건물인 카페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고 아르바트스카야역(Arbatskaya)에서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갑니다.
공항까지는 테아트랄라야역(Teatral'naya)에서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고 레치노이역(Rechnoy vokzal)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와 셔틀버스를 탑니다.
지하철은 중간에 갈아타도 아무리 오래 타고 멀리 가도 요금은 55 루블 한 번만 냅니다.
그러니 일단 지하철 역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지요.
입국 때 탔던 일반 버스는 공항으로 갈 때는 멀리 돌아가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공항으로 갈 때는 셔틀버스가 빠르고 편합니다.
949번 셔틀버스는 공항까지 직행이라 75 루블입니다.
올 때는 공항에서 여기까지 일반 버스 851번을 탔는데 55 루블이었고요.
공항은 터미널이 여러 개 있지만, 어느 곳이나 출국신고를 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터미널이 모두 연결되어 있기에 쉽게 이동할 수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이곳으로 올 때는 D 터미널이었고 자그레브로 출국할 때는 E 터미널이라고 했지만,
F 터미널로 변경되기는 했습니다.
비행기 출발은 10시 15분 정시 출발이었고 비행시간은 3시간이었습니다.
좌석을 특별히 비상구가 있는 곳으로 주어 위의 사진처럼 아주 여유 있게 앉아 갔네요.
佳人이 뭐가 이쁘다고 이런 좋은 좌석을 추가 요금도 없이 주었을까요?
요즈음 비상구 좌석은 돈을 추가로 내고 앉아가야 하는 좌석이 아닌가요?
3시간의 비행이지만, 그래도 국제선인데 물 한 컵에 짜기만 하고 맛도 없는
빵 쪼가리 하나만 주고 말더이다.
모스크바와 자그레브는 1시간의 시차가 있더라고요.
그러니 12시 20분에 정시 도착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처음 한 일은 ATM에서 크로아티아 화폐 쿠나를 뽑는 일이었습니다.
쿠나라는 말은 크로아티아 말로 담비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옛날에 담비 가죽을 화폐처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하며 쿠나는 우리나라에서 미리 환전해 갈 수 없는 화폐라고 하기에...
우리가 여행 당시에는 1쿠나는 우리 돈으로 180원 정도였습니다.
그러니 중국의 위안화와 환율이 비슷하네요.
이번 여행에는 여러 나라를 함께 다녀와야 하기에 환전 수수료가 저렴한
우리은행 비바 체크카드를 발급받아 갔습니다.
차라리 그곳 현지에서 필요한 돈만큼 자주 인출해 사용하려고요.
자그레브 공항은 규모도 작고 아주 한가하더라고요.
크로아티아 인구가 400만 명 조금 넘는 수준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공항에서 시내 들어가는 공항버스는 공항 터미널을 빠져나오면 바로 오른쪽에 보이네요.
공항버스요금은 30쿠나/1인으로 우리 돈으로 5천 원 정도 되나요?
사실 멀지도 않기에 저렴한 것은 아닙니다.
크로아티아는 인구는 작아도 축구를 아주 잘하는 나라라고 하지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한 나라였잖아요.
크로아티아 여행 중 이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얼마나 기대하고 있는지 알겠더라고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제 우리가 이번 여행의 목적지로 생각했던 발칸 반도의 첫 번째 기착지 자그레브에 도착했습니다.
이곳 자그레브에 모두 3박을 하게 되었는데, 오늘 하루 쉬고 내일부터 이스트라 반도를 돌아
슬로베니아를 구경한 후 다시 이곳 자그레브로 내려와 하루를 머문 뒤 발칸반도의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몬테네그로를 구경한 후 다시 아드리아해를 따라 크로아티아를 올라오며
마지막으로 이곳 자그레브에서 이번 여행을 마치기에 하루 머물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3박을 했지만, 사실 3박 하며 구경할 것은 없는 곳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