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트 거리에서 본 빅토르 최
아르바트 거리를 걷다 보면 중간 즈음에 골목 안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벽이 보입니다.
그냥 지나치며 보면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라피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가운데 우리와 많이 닮은 동양인의 모습을 한 사람 얼굴이 보입니다.
한때 러시아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빅토르 최의 모습이죠.
우리는 최라고 부르지만, 여기서는 빅토르 초이라고 부르더라고요.
키노(KINO)라는 록그룹을 만들어 개혁기인 페레스트로이카 시절에 소련을 위시한 동구권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한국계 러시아인이지만, 카자흐스탄 출신이니까
지금은 다른 독립된 나라가 되었네요.
1990년 8월15일 광복절에 라트비아 리가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젊은 나이에 사망함으로
불꽃처럼 살다간 당시 젊은이의 우상이었다네요.
그때 나이가 불과 한창 왕성한 활동을 할 때인 28살의 젊은 나이랍니다.
불행한 교통사고로 요절한 러시아 국민가수 빅토르 최를 아직도 이들은
잊지 않고 그의 넋을 애도하나 봅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 이주 한인 아버지와 러시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그림에 자질이 있어 미술학교를 졸업했다네요.
가난하게 시작했던 그는 언더그라운드 가수에서 점차 러시아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선풍적인 인기 속에 밝은 미래가 보장된 상태에서 그만...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아직도 러시아 젊은이들의 마음에 살아있나 봅니다.
한 사내가 그의 집 정원을 걸어 나오는 모습을 동상으로 만든 것입니다.
모스크바 아르바트 거리의 동상 중 하나인 블라트 오쿠자바(BULAT OKUJAVA)는
러시아의 음유시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라죠.
시인으로 또 포크 음악의 대부로 많은 후배 가수를 양성한 사람이라 합니다.
그는 모스크바 출생으로 스탈린까지도 비판하는 노래를 만들어 낭송하기도 했던 인물이라네요.
모스크바를 무척 사랑했고 특히 이 아르바트 거리를 좋아해 여러 편의 시도 남겼다고 합니다.
그가 사랑했던 거리이기에 이 거리에 그의 동상을 만들어 놓았나 봅니다.
그가 공산주의를 싫어했던 이유로는 어린 시절에 조지아 출신인 아버지가 공산당에
비협조적이었다고 사형을 당했고 아르메니아 출신인 어머니마저도 옥살이만
18년 동안을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의 시는 검열 때문에 발표할 수 없었겠지요.
그러나 사람의 입을 통해 또 녹음테이프를 통해 점차 많은 사람의 귀로 전해졌고...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그의 작품성을 인정받아 해금되었다고 합니다.
이 동상은 2002년 5월에 그의 생일날에 맞춰 세워진 것이라네요.
아르바트 거리에는 재미있는 식당이 있네요.
미국 자본으로 만든 것은 아닌데 미국의 유명한 연예인을
마네킹으로 만들어 입구에 전시해 두었습니다.
이 집은 메뉴도 영어로도 되어있기에 러시아어 때문에 머리가 아프신 분은 이용하시기 좋겠네요.
비버리 힐스 식당 앞에서 블루스 부라더스나 험프리 보카트가
이곳에서는 손님을 호객하는 그런 일을 하네요.
물론, 1년 후에는 엘비스 프레슬리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이 식당 앞에 만든 미국계 호객용 마네킹은 자주 바꾸나 봅니다.
이 레스토랑은 특히 우리가 묵었던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쿠폰으로 제공하는데
이 집을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이었습니다.
워낙 많은 여행자나 관광객이 모이는 곳이라 러시아의 유명한 고깃집 무무가 있고...
아르바트 거리에는 우리가 쉑쉑 버거라고 하는 셰이크 쉑 버거가 있는 거리입니다.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아닌가요?
이미 우리나라에도 정식으로 문을 연 체인점이죠?
여기는 맥도날드입니다.
아르바트 거리는 사회주의 나라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안 되는 곳이었나 봅니다.
물가를 가늠할 수 있도록 가격표도 보시죠.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이 아닌가요?
영어가 전혀 없는 가격표입니다.
맥도널드는 루블화 외에는 아무것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헉!!! 그러나 이런 글은 영어로도 표기했네요.
역시 아직은 경직된 모습이 보이기는 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러시아는 사회주의 국가의 본산입니다.
그러나 이곳 러시아도 지금 많은 변화를 겪는 중입니다.
세상일이라는 게 그런가 봅니다.
하나의 사상이 자리 잡는가 하면 반대의 사상이 다시 그 자리를 대신하려고 말입니다.
규제가 많은 나라는 자꾸 자율을 지향하고 자율을 근간으로 하는 나라는 규제 강화에 목을 매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