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의 분수(Samson Fountain/Самсон)
가장 가운데 있는 삼손 분수가 대폭포라는 곳에서도 핵심이네요.
제일 아래 네 마리의 사자 입을 통해 분수가 나오고...
그 위로는 역시 물을 뿜는 여덟 마리의 돌고래가 좌대 아래 보입니다.
그리고 그 위로 전설의 삼촌이 아니라 삼손이 사자의 입은 맨손으로 찢는 모습을
만들었는데 조각상의 높이가 3m나 된다고 합니다.
분수 높이도 21m나 되는 가장 높게 뿜어 올리고...
그러니 삼손의 분수가 어디인가 궁금해하지 마세요.
가장 높이 물줄기를 품어 올리는 분수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이 작품은 러시아 조각가 미하일 이바노비치 코즐로프스키의 작품이라 합니다.
그러나 처음 표트르 대제의 생각은 삼손이 아니라 히드라를 몽둥이로 때려죽이는
헤라클레스를 염두에 두었다네요.
이런 조각상은 유럽 여행에서 어느 도시나 분수 장식으로는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닌가요?
그래서 헤라클레스는 실증이 나니 조금은 다르게 표현해보자고 만든 것이....
폴타바 전투에서 스웨덴을 물리친 지 25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스웨덴의 상징인
사자의 입을 찢는 삼손으로 바꾸어 러시아를 삼손에 비유했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스웨덴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삼손의 발아래는 8개의 돌고래 조각이 있습니다.
사자의 입에서 분수가 솟구치고...
주춧대에는 4개의 사자가 있는데 동서남북의 의미라 합니다.
그러니 여기도 중화사상에 젖어 세상의 중심이 러시아가 되고 싶었나 봅니다.
그러나 나치가 이곳을 점령했을 때 삼손의 조각상은 독일로 가져갔으며 어디로 사라진 지
지금도 찾을 수 없다고 하니 아마도 청동상은 녹여버렸을 듯하다네요.
그러니 지금의 모습은 다시 만든 것이라는 의미겠지요.
삼촌이 아니고 삼손이라면?
삼손은 태양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이스라엘 역사상 최고의 전사라고 했나요?
그는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로 혼자서도 한 나라와 싸워서도 이길 수 있는 능력자라고
하는데 그의 약점으로는 바로 머리카락이라고 했나요?
그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사자를 맨손으로 찢어 죽였다는 일화로 유명하다지요?
그는 자기의 힘이 머리카락이라는 것을 부인인 델릴라에게 알려주었다가 두 눈이 뽑히고
노예 생활을 하는 등 나중에 슬픈 결말을 보았던 성서 속의 인물이라고 하네요.
여기에 왜 삼손 분수를 주인공으로 만들었을까요?
누가 이런 의문을 가지지 않겠어요?
표트르 대제는 당시 그의 앞길을 막고 있는 스웨덴과의 폴타바 전투에서 승리했기에
전승 기념탑을 만들고 싶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곳에 삼손의 분수를 세워 자축하는 의미로 삼촌이 아닌 삼손의 분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셀프 전승 기념 분수라고 해야 하나요?
원래 스웨덴의 상징은 사자잖아요.
우리가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들어오기 전에 하루를 머물렀던 나르바에서
스웨덴 왕의 승전 기념 조형물인 사자상이 러시아를 건너다 보고
포효하는 조각상을 보았기에 알잖아요.
여기에 그런 사자를 인정사정 보지 않고 입을 찢어버리는 삼손은 바로 러시아의
상징이라고 하니 사자의 나라 스웨덴과의 일전에서 승리했던 표트르 대제가
삼손이라는 의미가 아니겠어요?
표트르 대제도 뒤끝이 있는 사내인가 봅니다.
이렇게 사자의 입을 찢어버려 복수하셔서 얼마나 행복하셨을까요?
그래도 적이지만, 사자도 황금으로 만들었네요.
2011년 4월에서야 지금처럼 황금 도금으로 만든 분수가 재가동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곳에서 가장 힘이 센 삼손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더라고요.
러시아 사람도 두려워하는 바로 이것...
분수에 정신이 팔려 두 손은 카메라를 들고 있으니 뒤는 완전히 무장해제당한 상태라
더군다나 분수 앞이라 물 좋은 곳이라는 의미가 아니겠어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 분수에 사용되는 물은 여기로부터 20km 정도 떨어진 로프샤(Ropsha)에서 수로를 통해
이곳으로 오고 다시 윗정원이나 높은 곳에 만든 저수지에 물을 가두어 두었다가
중력에 의해 공급한다고 하니 전기시설이 없던 시기에 만든 분수이기에
자연적인 높낮이 차에 의해 분수가 만들어진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