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토니아 건국 서사시와 린다 이야기
톰페아 성 남쪽에 도로가 있고 그 길옆에 작은 공원이 있습니다.
린다 파크(Linda's Hill Park)라고 부르는 공원입니다.
나무에서 떨어진 노란 꽃잎이 어지럽게 떨어져 있네요.
그 공원 제일 높은 곳에 여인이 다소곳이 앉아있는데 아래 돌에 린다라고
적혀있는데 우리가 며칠 후 핀란드 헬싱키에 다녀올 에스토니아 선적의
선박회사 이름도 린다 라인인데 에스토니아와 린다는 무슨 관계일까요?
오늘은 잠시 에스토니아 건국신화 속으로 다녀오렵니다.
프리드리히 크로이츠발드라는 사람이 쓴 에스토니아 건국 서사시에는
칼렙의 아들이 등장하는데 칼렙은 대단히 큰 거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린다라는 여인과 부부로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죽었답니다.
위의 사진에 보면 멀쩡하게 건장하게 생긴 사내가 왜 갑자기 죽는단 말입니까?
린다는 남편이 죽자 그의 시신을 임시로 묻어놓고 무덤을 표시하기 위해
엄청나게 큰 돌을 산 위로 운반하려 했다네요.
그러나 운반 도중 갑자기 돌이 무거워지며 그만 돌을 바닷가 근처에 떨어뜨렸다
하는데 그 돌이 떨어진 자리가 바로 지금의 에스토니아 국회의사당이 있는
톰페아 언덕 궁전 자리라고 합니다.
탈린에 오면 누구나 찾아보는 언덕이지요.
그곳이 지금 많은 여행자가 탈린을 찾아와 낮은 지역을 바라보며 멋진 풍경에
빠져드는 톰페아 언덕이 아니겠어요?
린다는 돌을 떨어뜨린 슬픔에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없이 울기 시작했답니다.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린다가 흘린 눈물이 고여 호수를 이루었는데
그 호수가 바로 탈린 외곽에 자리한 탈린 비행장 옆에 있는
윌레미스테(Ülemiste) 호수가 되었다는데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호수로
탈린 시민의 식수로 사용되는 호수라 합니다.
비록 전설에 불과한 에스토니아의 신화지만, 린다의 흔적인 톰페아 언덕과 윌레미스테
호수가 실제로 있다는 것이며 톰페아 언덕과 호수를 먼저 보고 만든 이야기겠지만...
탈린은 영원히 완성되지 않는 도시라 합니다.
칼렙의 아들에서 나오는 이야기에 보면 윌레미스테 호수에서 가끔 작은
난쟁이가 나와 지나가는 사람에게 탈린이 다 지어졌는지 꼭 물어본다고 합니다.
만약, 탈린이 다 지어졌다는 말을 한다면 그 난쟁이는 이곳 호숫물로
탈린을 물에 잠기게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탈린이라는 도시가 해변에 있고 해발고도가 거의 제로에 가깝기에
이런 말이 생길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탈린에 사는 사람은 난쟁이를 만나면 아직도 탈린은 짓고 있다고 한다네요.
만약, 우리에게 물어본다면 우리가 에스토니아 말을 모르기에
뭐라고 답을 하지 못하겠죠?
그러니 이곳을 여행하시는 분은 난쟁이가 탈린이 다 지어졌느냐고 물어본다면
절대로 알려주지 마세요.
위의 지도에서 탈린 시내 남쪽에 있는 윌레미스테 호수를 찾을 수 있지요.
탈린 공항 옆에 있는 대단히 큰 호수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상 어느 나라나 건국신화가 있고 그 내용은 비현실적이고 허무맹랑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탈린을 수몰시킨다는 말은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 싶습니다.
에스토니아의 해안 도시 중 우리가 구경할 합살루나 패르누 같은 도시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릴 때 발트해로부터 강풍이 불어오면 눈 녹은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고 오히려 역류하기에 시내가 가끔 물에 잠긴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주변 도시에 있기에 윌레미스테 호수의
난쟁이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