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린 시청사(Tallinna raekoda)와 시청사 광장(Town Hall Square/Raekoja plats )
비루 문(Viru Gate)을 통과해 비루 길을 따라 잠시 오르다 보면 탈린에서 대단히 유명한
음식점인 올 데한자(Olde Hansa)와 페퍼색(Peppersack)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눈앞에 높은 첨탑이 있는 건물이 나타나고 그 앞으로 들어가면
넓은 광장이 나오는데 시청사 광장(Town Hall Square/Raekoja plats )이고요.
광장 한편에 첨탑이 높은 건물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탈린 시청사(Tallinna raekoda)로
이 건물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고딕식 시청사 건물이라 합니다.
처음 세워진 시기는 13세기였다고 하니 오래되기는 했네요.
시청사 건물뿐 아니라 탈린의 건물 대부분은 지붕의 경사가 매우 심하네요.
이 말은 겨울에 눈이 많이 온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북유럽의 건물은 대부분 뾰족 지붕을 짓는 이유가 바로 겨울에 내리는 눈 때문이라 하지요.
여기가 탈린 여행의 시작이고 끝나는 곳이지 싶습니다.
톰페아 언덕에 있는 전망대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여행자가 모이는 곳이
바로 이곳이지 싶습니다.
저지대는 시청사 광장인 라에코야 플라츠(Town Hall Square/Raekoja plats)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다네요.
이 광장은 11세기부터 탈린의 중심가 역할을 했을 겁니다.
늘 많은 사람이 붐비는 곳이고 주변으로 많은 노천카페가 있어 여행 중
피곤한 몸을 잠시 풀고 가기에는 그만입니다.
유럽을 다니다 보면 어느 나라나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 바로 노천카페죠.
좁은 골목길에도 많이 있는데 이런 널찍한 광장은 노천카페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지요.
여행 중 이런 노천카페 문화는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것으로
이런 풍경을 보게 될 때 내가 지금 유럽에 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광장 문화와 함께 말입니다.
특히 매년 크리스마스가 오면 한 달간이나 이 광장에 트리가 세워진다고 합니다.
이는 1441년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이어지는 전통이라 합니다.
그랬기에 리가와 탈린이 서로 트리의 원조라고 원조싸움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리가의 검은 머리 전당 앞에는 1510년부터 길드 회원들이 세계 최초로 트리를
세웠다는 원조 트리를 자랑하는 표지석이 있는데 연도로 보면 이곳 탈린이 훨씬 오래되었네요.
지금은 옛 탈린 시청사 건물이 있어 시청사 광장이지만,
그 이전에는 이곳은 시장터였을 겁니다.
원래 광장은 시장으로 시작했을 테니까요.
뭐 지금도 시장터처럼 붐비기는 하지요.
축제도 이것에서 열렸을 것이고 죄인을 처형하던 장소로도 사용되었을 겁니다.
그게 원래의 광장의 모습이었을 테니까요.
이 시청사 건물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기둥에 걸린 곡(梏)이라고 하는 수갑 종류로
우리가 흔히 속박을 말한 때 질곡(桎梏)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질(桎)은 발에 채우는
차꼬 같은 것으로 위의 사진에 보듯이 여기에 걸린 것은 손과 발에 모두 채우니
질곡이라고 해야 하겠네요.
이곳에서는 죄인이 있다면 이 곡에 죄인을 손을 묶어놓고 인민재판을 하듯 벌을 주었다네요.
그 벌이란 주로 토마토를 던져 망신을 주고 처벌했다네요.
지금 위의 사진에 보듯이 죄인을 끌고가는 행위예술을 하고 있네요.
마녀사냥인가요?
오늘은 토마토를 던지는 대신 직접 죄인을 묶어 수레에 매달아 끌고 시청사 광장을
돌아다니며 공개적으로 망신만 주는 것으로 끝내려나 봅니다.
위의 사진처럼 그런 일을 수시로 시청사 기둥에 질곡이 걸려있는 곳에서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 번은 의회 의원이 이곳에서 처벌받았다네요.
그 의원은 의회에서 토론된 내용은 함구하게 되어 있는데
그 내용을 부인에게 누설했다고 합니다.
이 누설 사실이 밝혀지자 이곳에서 내린 처벌은 시청사 광장을 기어서 세 바퀴 돌고
이곳 곡에 묶여 토마토 세례를 흠씬 받았다네요.
오늘 토마토가 없어 던지지 못했네요.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토마토 던지기나 이곳에서 하면 어떨까요?
1371년부터 짓기 시작해 1404년에서야 완공했다 합니다.
건물 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물받이가 용머리로 만든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유럽에서의 용은 동양에서와는 그 의미가 다른 악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는데...
탑에는 오를 수 있지만, 돈을 내야 하고 탈린의 전경은 톰페아 언덕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아도 충분하지 싶네요.
지금은 구시청사는 콘서트홀로 이용되고 있다네요.
첨탑은 약간 호리호리한 모습으로 만들었는데 머리 모양이 왕관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그 꼭대기에는 풍향계가 있는데 16세기경 파수병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 풍향계를 토마스 아저씨라고 부른다네요.
반대편 지붕 끝에도 풍향계가 하나 더 달려있는데 사자가 치켜든 깃발 모습으로 보입니다.
1627이라는 숫자가 보이는데 아마도 이 풍향계를 만든 해가 아닐까요?
이런 풍경이 탈린을 대표하는 모습이 아닐까요?
이곳은 늘 공연이 자주 열리나 봅니다.
우리가 그곳에 있었던 때도 광장에서는 음악회가 열리고 있어
잠시 앉아 음악 감상도 하고는 했습니다.
또 주변 박물관이나 식당에서 깜짝쇼 같은 포퍼먼스를 하기도 하더라고요.
갑자기 큰소리가 나기에 돌아보니 중세 복장을 한 사람이 마차를 끌고
여인의 몸을 묶어 끌고 가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아마도 마귀를 잡아가는 그런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밤에는 주변 노천카페에서 벌이는 불놀이도 덤입니다.
밤에 오줌 싸려고...
또 광장에서는 시장이 서기도 한다고 하네요.
그야말로 이곳은 그냥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광장이라기보다는 축제의 장소라 생각되네요.
우리나라의 광장은 늘 집회와 시위 때문에 시끄러운 곳으로 생각되잖아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시청사 건물은 북유럽에서는 가장 오래된 고딕식 건물이라 했습니다.
구시가지 한가운데 우뚝 솟은 첨탑을 자랑하고 있네요.
이 광장을 중심으로 아주 여러 가지 퍼포먼스가 수시로 일어나는 곳입니다.
오며 가며 잠시 서서 눈요기하고 가는 것도 좋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시청사와 그 앞의 광장에서 보았던 풍경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