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룬달레 궁전 주변
아름다운 유채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늘 보았던 풍경이 유채밭과 민들레로 뒤덮인 평야였습니다.
5월의 이 지방은 유채로 노란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지난밤에는 동네 마실 나갔다가 비가 내려 숙소로 바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숙소로 돌아온 후 비는 금세 그치고 다시 해가 나더군요.
아직 어두운 밤은 오지 않았고...
시기적으로 백야현상이 있는 곳이라 밤에도 늦게까지 해가 있습니다.
그냥 숙소에서 머물기 지루하여 다시 길을 나섭니다.
같은 장소, 같은 대상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낮에 보았던 모습과 저녁노을이 길게 드리운 모습은 또 다른 느낌이네요.
왼쪽은 저녁노을이 붉게 물든 저녁에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은 아침에 찍은 사진입니다.
분위기가 전혀 다른 모습이 아닌가요?
같은 장소에서 바라본 모습이 이리도 다를진대...
한번 다녀온 여행지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내가 보았던 모습이 그곳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숙소에서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려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는데 해는 넘어가지 않고 밖이 훤합니다.
위의 사진은 밤 9시가 넘은 시각에 찍은 사진입니다.
우리 생각에 해가 서쪽에 걸리면 30분도 되지 않아 해가 지평선으로 넘어간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여기는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이제나저제나 해가 서산을 넘어가나 기다려 보았지만, 1시간 넘게 그 자리에 머물러 있더라고요.
앗! 서산이 아닙니다.
이곳에는 산이 없는 곳입니다.
라트비아에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312m라고 하니 나지막한 언덕조차 보이지 않는 곳이지요.
우리 동네 산도 해발 300m가 넘는데...
어쩌겠어요.
그냥 자기도 그렇고...
그래서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워낙 주변에 인가도 없는 시골이라 주민은커녕 유럽에 그렇게 많던 개도 한 마리 보이지 않습니다.
밤 9시가 넘었어도 해는 아직 비치고...
큰 도시라면 사람 구경이라도 한 텐데...
여기는 적막강산입니다.
아무도 없는 벌판에 서서 사진 몇 장 더 보며 오늘 이야기를 마칩니다.
머나먼 이국에서 해가 지는 석양길을 산책하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느낌은 특별합니다.
누가 이런 우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룬달레 궁전의 주인이었던 쿠를란드(Courland) 공국의 대공도 모를 겁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은 리투아니아의 옛 수도 카우나스에서 출발해 발트 3국 중 가운데 있는 라트비아 바우스카로 왔습니다.
다시 바우스카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룬달레필스라는 곳으로 왔네요.
이곳에서 예약한 룬달레 궁전 앞에 있는 숙소에 배낭을 두고 룬달레 궁전을 구경했습니다.
숙소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 저녁에는 산책 외에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