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폴란드

크라쿠프 교외길을 따라 역사지구로...

佳人 2018. 2. 22. 09:00

 

코페르니쿠스의 흔적을 구경하고 이제 크라쿠프 교외 길(Krakowskie

Przedmieście)을 따라 역사 지구인 구시가지로 갑니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나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큰길에 보면 성 십자가 성당 앞에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께서 손가락으로...

 

 

이 길이 좋은 이유로는 길 양편으로 구경거리가 제법 많기 때문이겠죠.

공원도 많고 폴란드를 빛낸 많은 사람의 동상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르샤바를 찾는 사람은 아마도 누구나 이 길을 걷지 않을까요?

걷다 보면 제법 벤치도 많아 잠시 앉아 쉬었다 갈 수도 있더라고요.

 

 

여행은 누구나 어느 목적지를 정하고 걷겠지요.

그러나 여행을 하다 보니 그 목적지만이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은 아니지 싶더라고요.

그곳을 찾아가는 과정 또한 즐거운 일이 많고 눈요기할 곳도 많잖아요.

 

 

지금 우리가 걷는 이 길이 바로 왕의 길이라 했나요?

그러니 옛 왕궁이 있는 역사지구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겠죠.

지금은 왕의 사라지고 없기에 대통령 궁이 있는 길입니다.

 

 

대통령 궁 앞에는 청동상 하나가 우뚝 서 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대통령 궁 앞에 서 있다면 틀림없이 폴란드에서는 중요한 인물이 아닐까요?

나폴레옹이 러시아로 진격할 때 폴란드군을 지휘했던 유제프 안토니 포니아토프스키라고 하네요.

 

 

그는 폴란드 마지막 왕의 조카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합니다.

그는 나폴레옹의 휘하에서 26명의 원수 중 한 사람으로 프랑스를 위해

많은 일을 했던 폴란드 왕자였네요.

나폴레옹 휘하에서 폴란드군을 이끌고 많은 전투에 참전했지만, 가장 큰 공으로는

모스크바 점령 시 최대 격전지였던 보로디노 전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가장 먼저 모스크바에 입성했던 장군으로 알려졌다네요.

 

그러나 그의 대단한 전적과는 달리 그의 마지막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지요?

라이프니치 인근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러시아군에 패하며 후퇴하는 길에 

엘스터 강 다리를 건너던 중 아군 장교의 판단 미스로 먼저 다리를

폭파하는 바람에 강에 빠져 익사했다고 합니다.

 

 

동상은 가까이 다가설 수 없도록 쇠사슬로 막아놓은 것은 아마도 대통령 궁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동상 아래에는 나무 십자가와 깨알 같은 글을 새긴 석판이 놓여있습니다.

2010년 러시아 스몰렌스크 상공에서 비행기 사고로 숨진 전 대통령

레흐 카친스키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라 하네요.

 

 

저녁에 다시 이 길을 걸어오다 보니 십여 명의 사람이 촛불을 밝히고

미사를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네요.

아마도 그때를 안타까워하며 추모의 시간을 보내나 봅니다.

이곳은 이런 일 외에 가끔 시위장소로도 이용되는 곳이라 하네요.

 

 

그러나 지금은 왕의 길이 아니라 대통령 궁(Pałac Prezydencki) 앞으로 난 길이네요.

옛날에는 이곳이 라지비우 궁전었다고 합니다.

18세기 말에 건립되어 1791년 5월 3일, 유럽 최초의 성문헌법이

포니아토프스키 왕에 의해 서명된 장소이기도 하다네요.

 

 

사자상이 보이고 경비군인도 보입니다.

원래는 라지비우 가문의 궁전이었다 합니다.

그러다 한때는 극장으로 개방하여 폴란드에서는 처음으로 오페라를 공연하기도 했다지요?

 

 

쇼팽도 이것에서 처음으로 피아노 연주회를 열기도 한 유서 깊은 장소라죠.

귀족의 궁전을 개조해 지금은 대통령 궁으로 사용 중이라 합니다.

 

 

오른쪽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성당 하나가 보입니다.

 

 

같은 성당의 모습을 화가가 그렸던 예전의 모습입니다.

이 그림을 성당 바로 앞에 설치해 두었습니다.

이런 그림 때문에 바르샤바는 나치 독일과의 전투에서 파괴된 이 거리를

예전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되살렸다고 합니다.

 

 

폴란드 민족시인 이라는 아담 미츠키에비치(Adam Bernard Mickiewicz) 동상이 서 있네요.

그는 러시아의 지배에 항거한 민족시인이었다 합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의 귀족 출신으로 나라가 사라지며

러시아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기에 엄밀히 따져 폴란드의 민족시인 이라기보다

는 폴란드-리투아니아 연방의 시인이 맞는 이야기지 싶네요.

크라쿠프에서도 이 시인의 동상이 광장 한가운데 서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대통령 궁 바로 옆에는 바르샤바에서는 가장 유명한 5성급 호텔인 브리스톨 호텔이 붙어

있는데 이 르네상스 양식의 호텔을 바르샤바를 찾는 유명인이나 스타들이

주로 묵는 그런 럭셔리한 호텔이라 하네요.

 

 

사스키 공원(Ogród Saski)은 시내 한가운데 있네요.

18세기 당시 폴란드 왕이었던 아우구스트 2세가 만든 정원이라 합니다.

 

 

공원 입구에는 무명용사의 묘(Warsaw's Unknown Soldiers' Grave/Grób Nieznanego

Żołnierza) 있어 의례용 군장을 갖춘 위병이 양쪽으로 늘 지키고 있네요.

 

 

한가운데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이 타오르며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이름 없는 병사의 넋을 달래고 있습니다.

마침 교대시간이라 잠시 바라봅니다.

 

 

매시 정각에 위병 교대를 한다고 합니다.

교대 모습은 바르샤바의 명물 중 하나라고 하네요.

그러나 간단하게 끝나버리네요.

크게 구경거리는 아니지 싶더라고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상 어디나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곳 바르샤바도 예외는 아니네요.

폴란드는 주변에 강대국이 많이 늘 휘둘리며 살았나 봅니다.

한때 나라가 사라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지요.

그러나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많은 무명용사 덕분에 지금은 어엿한

독립국으로 유럽의 일원으로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