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쿠프에서 바르샤바로
크라쿠프와 그 주변을 둘러보고 이제 폴란드의 수도인 바르샤바로 올라갑니다.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려는데 식당에서 배낭여행 중인 비슷한 연배의 한국인 부부를 만났네요.
우리는 오늘 이곳을 떠나고 그 부부는 오늘부터 크라쿠프 일정을 시작한다고 하네요.
우리는 남에서 북으로 올라가는데, 우리와는 반대로 내려간다 합니다.
크라쿠프는 아주 멋진 곳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전란의 피해를 입지 않아 옛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죠.
나치는 전략 사령부를 이곳에 만들었기 때문에 덕분에(?) 안전했다고 합니다.
5월 18일의 이야기입니다.
미리 한국에서 예약해 두었던 10시 20분 출발하는 폴스키 버스를 타고 바르샤바로 올라갑니다.
두 도시 간 거리가 295km로 두 사람 요금이 43 즐로티,
우리 돈으로 12.900원 정도로 무척 저렴하게 예약했습니다.
폴스키 버스는 좌석 예약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버스에 올라 아무 좌석이나 앉아가면 됩니다.
이층 버스로 화장실이 갖추어졌고 버스 안에서 무료 인터넷이 되며
간단한 커피 등 음료가 제공되는 버스입니다.
그런데 395km인 프라하 출발 크라쿠프행 버스는 오히려 37 즐로티로
더 저렴하니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마도 프라하 출발은 국제 간 노선으로 경쟁 때문이고 국내선은 폴스키 버스의
독점적인 노선이라 그럴까요?
크라쿠프를 떠난 버스는 키엘체와 라돔을 거쳐 폴란드 수도인 바르샤바로 북상합니다.
바르샤바에서 2박 한 후 본격적으로 발트 3국 중 제일 아래에 있는 리투아니아 수도인
빌뉴스(빌니우스)로 올라갈 예정입니다.
폴란드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 폴스카라고 부른다지요?
폴스카라는 말은 낮은 땅이라는 말이라 합니다.
정말 폴란드를 버스를 타고 달려보니 산은 보이지 않고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달리네요.
폴란드는 우리에게 큰 기쁨을 준 나라죠.
2002년 서울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의 첫 상대가 폴란드였고 대한민국 월드컵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준 나라가 바로 폴란드 아니겠어요?
아침을 먹기 전 다시 크라쿠프 역사지구를 한 바퀴 돌아보고 왔습니다.
혹시 빠트린 것은 없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식사 전 산책도 할 겸
다른 골목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아침에는 구시가지는 조용해 걷기 좋더라고요.
크라쿠프에서 보았던 저 마차와 정장을 한 가이드의 모습은 기억에 남는 풍경입니다.
버스는 크라쿠프에서 바르샤바까지 총 5시간 15분 걸렸네요.
중간에 두 도시에서 잠시 정차했다 가네요.
바르샤바 도착은 문화과학 궁전 동쪽 광장인 바르샤바 센트룸(Warszawa Centrum)에서
한 번 서고 북쪽으로 더 올라간다 하니 우리 같은 여행자는
센트룸에서 하차하는 게 편합니다.
혹시 우리처럼 바르샤바에서 출발하는 룩스(LUX) 버스를 타고 빌뉴스로 가실 분은
지도에서 빌뉴스행 버스 타는 곳을 눈여겨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그곳은 버스 터미널이 아니라 큰 길가에 정차해 승객을 태우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예약해둔 숙소까지는 그리 먼 거리가 아니기에 걸어서 찾아갑니다.
이렇게 지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은 거리를 보고 걷는 게 편합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 거리만 되면 무조건 걷습니다.
위의 사진이 문화과학 궁전입니다.
마치 마천루처럼 생긴 건물로 시내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건물로 스탈린 시대인
러시아의 지배 아래 있을 때 위성 국가에 선심 쓰듯 하나씩 지어준 건물로
이곳 바르샤바가 가장 큰 곳이지 싶더라고요.
바르샤바에서는 도시의 랜드마크와 같은 곳이지 싶더군요.
모스크바에 가면 스탈린 세븐 시스터즈라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건물과 비슷하게 생긴 7개의 건물을 일컫는 말이지요.
아마도 스탈린은 이런 모양의 건물을 좋아했나 봅니다.
모스크바 대학 본관 건물이 스탈린 세븐 시스터즈 중 가장 큰 건물일 겁니다.
나중에 모스크바에 들러 스탈린 세븐 시스터즈의 지존을 보았으니
사진으로 나중에 보여드리겠습니다.
바르샤바는 폴란드의 수도라지요?
우리나라 패키지 여행사는 동유럽 여행 일정을 짤 때 폴란드 바르샤바는 거의 제외하더군요.
그 이유는 구경거리가 없어서라기보다는 다른 지역과 연계가 수월치 않아 그럴 겁니다.
대체로 체코 프라하에서 동쪽으로 돌 때는 바르샤바는 북쪽에 뚝 떨어져 있어 멀고
발트 삼국 여행 때는 또 너무 남쪽에 있고...
이래저래 주변 도시와 너무 멀기에 연계가 어려워 포함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지도를 놓고 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바르샤바가 구경거리가 없지는 않잖아요.
이제 어렵게 이곳에 도착했으니 바르샤바도 두 발로만 걸어 다니며 구경하렵니다.
사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폴란드 화폐는 환전도 하지 않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