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발트3국, 러시아 2017/폴란드

이곳은 게토 영웅 광장(Plac Bohaterów Gett)입니다.

佳人 2018. 1. 26. 09:00

 

여기 제법 넓은 광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의자가 보입니다.

왜 이 광장에 이런 의자를 두었을까요?

 

 

오늘 그 의문의 현장으로 가렵니다.

바벨 성 구경을 마치고 이번에는 크라쿠프의 게토라고 하는 카지미에슈 지구

(Kazimierz)를 지나 쉰들러 리스트의 영화 소재가 되었던 쉰들러 팩토리로 갑니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비스와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야 하네요.

이 다리는 차는 건너 다닐 수 없고 오직 보행자 전용입니다.

다리도 아주 멋을 내어 건설했네요.

 

 

그런데 다리에 재미있는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재미있는 모습이라 사진 몇 장을 올립니다.

우리가 흔히 서커스라고 하는 그런 모습이 아닌가요?

 

 

이곳 크라쿠프는 유난히 유대인이 많이 거주했던 지역이라 하지요.

그렇기에 나치 독일의 표적이 되어 많은 유대인이 바로 근처에 있는

아우슈비츠로 끌려가 억울한 죽임을 당했습니다.

한때 유대인에게 살기 좋았던 곳이 지옥으로 변했다는 말이겠네요.

 

 

드디어 의자가 놓여진 광장에 도착했습니다.

넓은 광장에 의자만 가지런히 두었습니다.

 

 

폴란드 크라쿠프는 나치 독일의 어둡고 슬픈 과거를 그대로 안고 있는 지역입니다.

이 광장에 의자를 놓아둔 이유는 나치 독일에 의해 이곳에 살았던 유대인의

아픈 그때를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당시 나치 독일은 이 지역에 사는 유대인을 강제로 이송하기 위해

이 광장에 모이게 했답니다.

그때가 위의 사진에 보이는 1941년부터 1943년 사이였던 모양입니다.

 

 

이 광장에 모이게 하고 유대인을 이송시킬 차편을 기다리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대기하기에 시간이 오래 걸렸기에 이곳에 모여있던 유대인은 기다림에 지쳐

한 두 사람씩 집에 있는 의자를 이 광장으로 가져와 앉아서 기다렸다 합니다.

 

 

어차피 이곳을 떠나게 되면 집도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는데

집안에 사용했던 가구가 무슨 소용이었겠습니까?

 

 

이렇게 집안에서 평소에 사용했던 의자를 하나둘 들고 나와 앉아서 기다렸다 떠난 후...

그들이 떠난 후 휑하니 찬바람만 부는 광장에 덩그러니 남은 의자가 있었습니다.

그때의 모습을 생각하며 작가는 이렇게 광장에 의자를 전시해 두었습니다.

 

 

이 광장에는 이렇게 많은 의자가 남았답니다.

그때의 아픈 그런 모습을 기억하고자 이곳 광장에 의자를 놓아두었답니다.

오늘도 이 광장을 지나가며 의자를 잡고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를 드린 후

그들의 영혼을 위해 성호를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이 보입니다.

 

 

물론, 지금 이곳에 있는 의자는 그때 남은 의자는 아닙니다.

어느 작가에 의해 그때를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의미로

만든 작품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그런 내용을 알고 보니 의자가 달리 보입니다.

 

 

현장학습을 위해 이곳을 찾은 학생이 보입니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이 의자는 아무나 앉으라고 만든 의자가 아니잖아요?

그때를 추모하기 위해 설치한 작품에 이렇게 앉는다는 일은...

 

 

이곳의 위치를 지도를 통해 알아봅니다.

이곳은 유대인 집단 거주지인 카지미에슈 게토지역 아래 비스와 강 건너에 있는

게토 영웅 광장(Ghetto Heroes Square/Plac Bohaterów Gett)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 의자는 강제로 수용소로 끌려가며 마지막 앉은 의자였을 겁니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생의 마지막 의자 말입니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강제점령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을 당했습니까?

그들의 말처럼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아야겠습니다.